앞서 3DMark가 다이렉트X의 쉐이더 모델의 변화와 그 행보를 같이 한다는 것을 이야기했는데, 여기서 우리는 쉐이더 모델의 개념과 변천사를 잠시 들여다봐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다이렉트X의 쉐이더 모델은 다이렉트X 8 버전에서 처음 도입되었다. 쉐이더는 다이렉트X 그래픽의 픽셀과 버텍스를 콘트롤 하기 위해 생긴 다이렉트X 내의 작은 프로그램의 일종으로 3D 화면을 그리는 버텍스 쉐이더와 그려진 버텍스에 픽셀을 입히는 픽셀 쉐이더로 나뉘어진다(버텍스 쉐이더와 픽셀 쉐이더는 다이렉트X에서만 나뉘어 쓰이는 용어이다).

쉐이더 모델 1.0은 기존의 3D 구현 방식에 일대 혁명을 가져 왔는데, 기존에는 이미 짜여져 있는 3D 데이터용 T&L 명령이나 멀티 텍스쳐링을 통해 3D 그래픽을 구현했기 때문에 언제나 고정된 틀 안에서 프로그래머가 표현할 수 있는 방식에 제약이 많았다. 그러나 이 고정된 명령어들이 쉐이더로 바뀌면서 프로그래밍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원하는 효과를 GPU에 마음대로 프로그램할 수 있었다.

쉐이더 모델 1.0으로 인해 이전에 CPU를 통해서만 가능했던 인물의 다양한 스킨 효과를 GPU를 통해서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쉐이더의 도입은 픽셀 처리에 있어 더 많은 장점을 주었다. 이전의 범프매핑이나 DOT3와 같은 다이렉트X 픽셀 프로세싱 함수들은 미리 정해진 고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으로 한정되어 있었지만, 픽셀 쉐이더는 이를 사용자가 임의대로 프로그래밍 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픽셀에 효과를 줄때 원하는 재료의 효과를 마음대로 줄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사실적인 렌더링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획기적인 발전이었다.

그러나 쉐이더 모델 1.0 역시 여전히 한계를 가지고 있던 것이 사실이었다. 각 쉐이더들, 특히 픽셀 쉐이더의 경우 매우 단순한 기능을 수행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다. 따라서 쉐이더 모델 1.0의 픽셀 쉐이더는 1.4로 확장되어 좀 더 폭넓은 사용을 가능케 하였다. 다이렉트X 8.1에 픽셀 쉐이더 1.4가 포함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였다.

하지만 쉐이더의 사용은 여전히 제한적이었다. 프로그래머들은 쉐이더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CPU를 사용할때 쓰는 기계어인 어셈블리와 비슷한 복잡한 언어를 사용해야 했다. 이는 숙달된 프로그래머들 조차 배우기 어려운 언어여서, 이미 세련되고 사용하기 쉬운 현대의 프로그램 언어에 익숙해진 대다수의 프로그래머들에게 매우 동떨어지진 환경을 제공한 꼴이 되었다. 쉐이더 모델 1.0으로 프로그래밍 된 게임들을 보면 대부분의 게임 장면은 쉐이더 이전에 사용되던 멀티텍스쳐링으로 이루어져 있고, 일부 특수한 효과에만 픽셀 쉐이더가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쉐이더 모델 2.0은 기존 쉐이더에 복잡한 쉐이더 연산 기능과 더 명령어를 고를 수 있게 만들어 그 기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쉐이더 모델 2.0은 이런 확장된 쉐이더 기반에 부동 소수점(Floating Point)을 이용하여 계산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쉐이더 모델 1.0이 사용하던 고정값 계산 방식은 원하는 값의 근사값만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값을 이용해 사실적인 그래픽을 구현하는 것과 거리가 있었다.

다이렉트X 9.0의 쉐이더 모델 2.0은 HLSL(Higher Level Shader Language)를 도입하게 된다. 이전 어셈블리 타입의 어려운 쉐이더 언어 대신 이제 프로그래머들은 C 언어와 비슷한 HLSL을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프로그램 언어의 어려움에서 자유로와 졌다.

다이렉트X 9.0은 이전 쉐이더 언어를 HLSL로 바꿔 사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컴파일러를 제공한다. 그러나 다이렉트X는 하드웨어 아키텍쳐에 따라 다양한 수의 쉐이더 프로파일을 포함하고 있어 쉐이더 모델 2.0도 이에 따라 다양하게 확장되어야 할 필요성이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 2004년 여름 다이렉트X 9.0c가 발표되었는데 여기에는 쉐이더 모델 2.0, 2.a, 2.b그리고 3.0을 포함하고 있다.

쉐이더 모델 3.0은 vPos register, Dynamic flow control, deritative instruction 등의 새로운 많은 기능이 추가되어, 이전에 비해 좀 더 사실적인 그래픽의 구현이 가능케 되었다. 현재 표준 API가 지원하는 데스크탑 그래픽 기술로는 최고로 진보된 환경인 셈이다.

3DMark06의 테스트에 포함되어 있는 쉐이더 모델 3.0은 기술적으로 이미 2005년 이전에 발표된 것이었지만, 발표된 즉시 그것을 바로 응용프로그램이나 게임에 적용할 수는 없는 일이며, 앞선 환경을 테스트한다는 3DMark와 같은 벤치마크 프로그램에게도 그것은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쉐이더 모델 3.0이 다이렉트X 9.0c에 포함되어 있지만 현재까지 쉐이더 모델 3.0을 제대로 이용한 게임이나 어플리케이션을 찾기는 힘들다. 딱 꼬집어 말하기는 힘들지만, 쉐이더 모델 3.0을 이용할만한 하드웨어 기반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아직 대부분의 일반 유저 환경이 쉐이더 모델 3.0과는 거리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앞으로 쉐이더 모델 3.0을 이용한 많은 게임들이 출시될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며, 3DMark06에 쉐이더 모델 3.0의 테스트가 포함된 것도 이에 따른 행보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3DMark06에는 쉐이더 모델 3.0 뿐만 아니라 2.0, 2.a, 2.b 등을 모두 테스트 할 수 있는 프로파일이 있고, 사용자가 수동으로 설정할 수 있는 옵션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