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Article은 AMD의 Opteron 프로세서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글입니다. 본 article은 필자의 주관적인 분석을 토대로 작성하기 때문에, 실제 환경과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왜 32비트로는 부족한가?

반도체와 컴퓨터 업계에는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 절대적인 진리로 통해왔다. 무어의 법칙은 매우 단순한 법칙인데, 마이크로 프로세서에 집적(集積)되는 트랜지스터의 숫자가 18개월을 주기로 2배가 된다는 내용이다. 이 법칙에 관련해서는 여러 이야기를 더 꺼내야 하지만, 이 글의 주제가 아니므로 여기에서 설명을 그만 두도록 하겠다.

  
무어의 법칙. 18개월마다 프로세서에 집적되는 트랜지스터는 2배씩 증가한다.
(실제 반도체 집적도는 파린색 선처럼 무어의 법칙과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이 무어의 법칙은 마이크로 프로세서에 모인 트랜지스터의 숫자뿐만 아니라 컴퓨터 산업 전반에 걸쳐 적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저장 장치의 용량, 컴퓨터의 평균적인 처리 데이터 용량도 주기가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무어의 법칙에 맞춰서 그 숫자를 키워가고 있다.

특히, 기업이 다루고 저장해야 할 데이터의 규모는 매우 빠른 속도로 커져가고 있다. 최근 기업들이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는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나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등은 기업의 Database의 크기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으며, 한번에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덩치도 이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키우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렇게 데이터의 크기가 증가하는 현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Database 서버의 메모리 용량이다. 현재 기업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32bit CPU를 탑재한 서버는 근본적으로 '메인 메모리 4GB의 벽'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32bit의 메모리 주소를 모두 사용하더라도 최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메모리의 공간 크기가 4GB이기 때문이다. 몇 년전만 하더라도 4GB는 꽤 큰 메모리 용량이었지만, 지금은 4GB의 메모리는 크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당장 주변에서 512MB 이상의 메인 메모리를 탑재한 PC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서버가 아닌 PC 레벨에서 512MB나 1GB(심하면 2GB급까지)의 메모리를 사용한다는 점은 서버가 4GB의 메모리를 탑재하는 것이 결코 크지 않으며, 부족하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 기업들이 저장하는 데이터 테이블이 가볍게 GB 단위를 넘어서는 현 시점에서 4GB의 메인 메모리를 탑재한 Database 서버는 메인 메모리가 부족하다고 할 수 있으며, 처리 성능에 한계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테이블 하나를 처리하기 위해서도 여러번에 나누어 테이블을 읽어들이고 처리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기업이 요구하는 초고속의 데이터 처리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32bit CPU를 탑재한 서버의 메인 메모리 용량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으로는 두 가지 접근 방법이 현재 사용되고 있다.
우선, 기존의 32bit CPU의 아키텍쳐를 악간 개량하는 방법이 있다. 32bit CPU의 아키텍쳐에 4GB를 초과하는 메인 메모리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메모리 어드레스 확장 기술을 도입하여 4GB의 벽을 넘어선다는 접근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썩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데, 메모리 컨트롤을 위해 사용하는 주소의 bit 수를 몇 개 늘려봐야 만족할 만한 용량 확장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bit 수를 하나 늘리면 컨트롤 할 수 있는 메모리 공간이 2배가 되는데, 이는 무어의 법칙에서 주기 한번만 지나면 꽉 차 버리는 시간이다.) 거기에 기존의 아키텍쳐와의 호환성 문제를 생각해야 하는데, 이 쯤 되면 득과 실을 계량하여 득이 더 많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른다.

다른 접근 방법은 CPU를 64bit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앞의 접근 방법은 32bit CPU를 그대로 놓아둔 채 메모리 컨트롤 부분만을 확장하는 것에 비해, 이 접근 방법은 CPU 전체를 64bit로 확장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접근 방법을 통하면 CPU는 1677만 테라바이트(2^64 = 18,446,744,073,709,551,616 Byte (1844경 바이트 -_-) = 18,014,398,509,481,984 KB (1경 킬로바이트 -_-) = 17,592,186,044,416 MB (17조 메가바이트) = 17,179,869,184 GB (170억 기가바이트 -_-) = 16,777,216 TB (1677만 테라바이트) )의 메모리 공간을 제어할 수 있으며, 이러한 메모리 공간은 향후의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도 부족함이 없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