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

드디어 워크레프트 III의 분석이 끝났다. 분석이라고는 하지만 하나의 공략집 내버린 기분이다. 변명이지만 나이트 엘프는 거의 다 작성해 놓고 여러가지 일이 겹치는데다 올리는 시기를 놓쳐버린 덕에 고민만 괜시리 많이하다가 이제서야 올리고 말았다.

마지막 페이지는 네티즌들이 원래 잘 안읽는 편이니 그냥 편하게 적어보려 한다. ^^

워3가 발매된지 이제 3주가 다 되어가지만 생각보다는 상당히 조용하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가장 시끄러웠던 것은 디아블로2였던 것 같다. 발매되고 얼마되지 않아 회사원들이 디아블로2 때문에 회사에서 꾸벅꾸벅 존다는 뉴스는 정말 웃지 못할 일이였다.(그때 필자는 학교에서 꾸벅꾸벅 졸았다. ^^;;;;)

워3를 즐기면서 또 나름대로 기사를 작성하면서 느낀 것은 잘 만들어진 하나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필자가 처음 워3를 접하면서 느낀 것은 수많은 게임들의 조합 바로 짬뽕 그 자체였다.

워3가 독창적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무방했다. 지금까지 발매된 수많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들이 지적받아온 단점들에 대해서 보완하고 그리고 장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수렴하고 자신들의 최대 작품인 스타크레프트의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활용하여 단지 맛깔스럽게 섞었다는 생각뿐이였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아직도 변함없다. 하지만 그 맛깔스런 조합을 하기 위해 지금까지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도전해왔지만 대부분이 실패에 머무르고 말았다. 영웅 시스템의 도입을 굳이 KUF가 아니더라도 다른 게임에서도 누차 채용된 시스템이였다.

하지만 KUF 말고는 성공한 케이스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실 영웅 시스템을 떠나 각 시스템의 매력적인 조합을 이끌어낸 브리자드사를 우리는 질투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다른 게임에서의 시스템을 도입하여 한단계 발전시켜 융화시키는 일은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드리는 일일 것이다. 게임의 각 장르의 여러 게임들은 서로를 벤치마크해가며 커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들은 단지 워3가 유난히 높은 유명세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워3를 난도질하고 있는지는 모르는 셈이다.

스퀘어사의 성검전설에서 비롯된 링 메뉴 시스템은 네버윈터나이츠에서도 접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네버윈터나이츠는 별다른 저항없이 게이머들이 잘 받아드리고 있다.(이런 황당한 일이...) 말은 이래도 솔직히 이런 경우는 너무 많이봐서 이젠 무뎌졌다.

워3는 낮과 밤에 따른 시간에 따른 시야의 범위 변화 뿐만 아니라 3D 지형에 따른 시야의 변화까지도 추구하고 있으며 기존의 물량 공세를 타파하고자 아예 유닛 제한을 90으로 두어버리고 있다. 낮과 밤은 각 종족에게 약간의 능력을 부여하거나 떨어트리고 있다.

게이머는 이전보다 신경 써야할 것이 더욱 많아진 셈이다. 적절한 시야 확보와 더불어 시간을 체크해야 하고 영웅의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 주변의 크리쳐들을 찾아나서야 한다. 물론 이러한 와중에 아군의 유닛 손실은 각오해야 한다.

스타크레프트의 성공 요인 중에 하나는 스피드였다. 빠른 러쉬를 감행하여 적진을 흔들어 놓는 공격 방식은 꽤나 매력적인 요소였다. 하지만 이러한 스피드가 처음부터 부각되었던 것은 아니다. 스타크레프트 발매당시의 평가는 매우 저조한 편으로 당시는 레드얼렛의 영향이 지대하여 스피드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어 외면 당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곧 단점이 아닌 장점이라는 것으로 게이머들에게 다가왔고 저조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일년이 넘어서는 게임방의 확산과 더불어 대한민국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스피드가 빠르다라는 장점을 지닌 것이 바로 스타크레프트였지만 자세하게 보면 일반인들을 끌어들인 요소는 전혀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단순함이다. 마린 열마리면 못가는 것이 없고 못 죽이는 것이 없다. 또한 무한맵을 바탕으로 진행된 초짜들의 물량 공세는 초보자들 또한 쉽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었다.

물량 공세와 더불어 단순한 조작에도 자신이 이길 수 있는 희망을 갖게된 초보들은 점차적으로 스타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그속에서 하나하나 익혀가며 유한맵으로의 이동을 시작했으며 유닛의 컨트롤 그리고 단축키등을 해결해 나갔다.(물론 희망을 갖고 하지만 상당히 깨진다. 그래서 스타 잘 못하는 친구 불러서 스트레스 해소한다. 다단계 게임이라고 해야하나? ^^;;;)

결국 스타크레프트 성공의 반 이상은 브리자드가 아닌 게이머들의 끊임없는 연구에 있었다고 필자는 본다.

그렇다면 워3는 어떤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발전할 수 있는 터전을 막아버리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준다. 스타가 초보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면 워3는 초반부터 기억해야할 것이 너무 많다. 시야의 변화 그리고 낮과 밤의 변화 그리고 영웅들의 레벨업과 아이템 습득. 스타가 보여주었던 단순함이 아닌 보다 복잡함으로 매력을 주려하는 것이다.

무한 맵에서의 대량 생산을 통한 초짜들의 도전은 워3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90이라는 수치는 상당한 한계성을 게이머에다 부여하는데다 추가로 UpKeep 시스템을 통한 자원 체취의 제한은 더욱 게이머에게 가중된 머리 회전을 요구하는 것이다.

보다 심각한 전략 구성을 자연스럽게 행하도록 유도하기 보다는 강제적으로 전략적인 환경으로 밀어넣는 듯한 인상을 강하게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계속해서 각종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을 즐겼던 게이머라면 워3를 접하자마자 집안 한구석에 놔둬버릴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접해온 게임들과 그다지 신선할 것이 없는 구성 그리고 왠지 답답한 플레이 방식. 차라리 스타를 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워3는 물론 잘만들어진 게임이다. 스타를 즐겼던 이들이라면 워3는 즐길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게임일 것이다. 하지만 워3의 매력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만큼 단기간에 느껴질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스타를 접하지 못하고 워3를 처음 접하는 게이머라면 정신못차릴정도로의 종족간의 특수함이나 각 게임시스템의 다양성으로 인해 다른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과 동일하게 그저 복잡한 게임으로 치부당할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워3에서 게이머들이나 게임 리뷰어들이 장점으로 내세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뛰어나 시나리오이다. 필자도 이점에 대해서는 완성도 높다는 것에 인정한다. 스토리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퀘스트 구성은 정말이지 놀랄 노자 그대로이다. 영어만 좀 된다면야 스토리는 그야말로 흥미진진 그 자체다.(조만간 한글 패치가 나올 것이다.)

재미있는 스토리 그리고 그와 연계된 퀘스트 제공은 워3의 복잡한 시스템을 처음하는 유저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하는 사탕과 같은 구성이 아닐까하는 추측을 해본다. 완성도 높은 스토리 제공과 더불어 적절한 난이도로 유저들의 클리어 욕구를 상승시키는 부분은 원래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에 있어 웨스트우드의 C&C가 인정받았던 점이다. 완성도 높은 스토리, 적절한 난이도 제공과 더불어 별도의 치트키를 제공하지 않으므로해서 게이머가 옆길(?)로 새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도록 웨스트우드의 C&C는 만들어졌던 것이다. 기존의 브리자드의 게임도 스토리부분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웨스트우드에는 미치지 못했다.

웨스트우드에서 조만간 출시할 Command & Conquer: Generals이 이번에도 완성도 높은 스토리의 전설을 이어갈것인지 아니면 브리자드의 워3에게 물려줘야할지 기다려봐야 할 일이다.

사실 각종 게임 사이트에서 워3의 장점으로 스토리를 내세우지만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에서 내세워야할 것은 보다 편한 인터페이스와 각 종족 유닛간의 상성관계 및 밸런스다. 그런데 스토리라니. --;;; 이는 워3가 리뷰어들이 판단해봐도 지금까지 실시간전략게임들이 보여줬던 장점들을 극도의 조합으로 잘만든 덕분에 그다지 창조적으로 내세울 것이 없었다는 반증이 아닐까? 워3의 캠페인 스토리는 상당히 완성도 높지만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에서는 부가적으로 부각되어야할 것이지 중점으로 논의되거나 분석이 되야할 정도로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RPG라면 물론 사정은 틀리다.)

워3하면서 느낀것을 짧게 적는다는 것이 상당히 늘어나버렸다. ㅡㅡㅋ 7월 23일부터 워3의 전세계 발매량이 100만장을 돌파했으며 이중 1/5은 국내에서 소진되었다. 한국에 200만장을 목표로 한다는데 과연 가능할지는 모르겠다.(필자의 기억이 맞다면 스타도 200만장 판매에 3년이 걸렸다.)

워3가 스타를 이어갈것인가에 대한 의문과 이에 대한 대답은 발매된지 3주가 되어가는 시점에서 어느정도 나오지 않았나 싶다. 5만원이라는 높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워3는 현재 스타가 발매될 당시 일었던 붐이라는 것이 전혀 형성되어 있지 않다. 스타가 발매될 당시는 게임방이 급속도로 확산되었던 시기로 인터넷에 대한 관심과 상상이 그 어느때보다 충만되었던 시기였다.

하지만 워3는 이미 인터넷이 보편화된 시기다. 그리고 게임방의 확산과 더불어 기폭제가 되는 게임이 아닌 이미 구축된 게임방을 보다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디딤돌이 되어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는 것이다.

말이 계속 길어진다. 쓰다보니 뭘 썼는지도 모르겠다. 워3는 분명 재미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기대가 많으면 후회도 많은 법이다. 기대하는 것 없이 그저 여타 다른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게임을 즐기면서 실망했었던 게이머라면 워3는 오래간만에 밤세고 즐길만한 재미를 한껏 선사해주는 게임이기에 감히 추천한다.

하지만 게임방을 어떻해서든 꼬시고 게이머들 주머니 거덜내서 200만장을 팔고 싶어하는 유통사를 생각해보면 5만원이라는 수치는 너무나 높고 200만장 판매라는 숫자는 한낯 꿈에 불과한 목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