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가 너무 커져간다. 그리고 너무 작아져간다. 그리고... 헷갈린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메모리 등의 용량이나 프로세서의 속도가 점점 많아지고, 빨라져 가면서 이들을 표시하기 위한 단위계도 계속 늘어난다.

일례로, 메가바이트(MB), 기가바이트(GB)는 많은 사용자들이 이미 알고있는 것이지만, 테라바이트(TB)라는 단위가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사용자는 적은 편이며, 또 그 위로 페타바이트(PB)가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사용자는 더더욱 적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러한 단위가 필요해지게 되면 이를 표현할 때 10의 몇제곱이니 하는 식으로 덧말을 달아주기는 하지만, 단위수가 워낙 커져서 10²¹이니 10¹⁸이니 하는 통에 설명을 해도 애매하기는 매한가지다.

앞서의 ATA 방식 HDD에서의 용량한계에 대한 강좌의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 페타바이트(PB) 및 제타바이트(ZB)가 언급되어 있는데, 도무지 이러한 단위들이 어느정도의 크기인지 감이 안 오더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용자들을 혼동스럽게 하는데에는 컴퓨터, 보다 정확하게는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데이터를 다루는 데에 필요한 단위계 역시 큰 역할을 한다. 1kilo라는 단위를 10³(=1,000)으로 정할 것이냐, 아니면 2¹⁰(=1,024)로 정할 것이냐라는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혼동은 이미 많은 초심자들을 상당히 괴롭게 만들고 있다.

일려로, X군이 요즘 한참 인기를 끌고 있는 80GB용량의 하드를 하나 구입했다고 하자. 그리고 X군은 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 파티션을 잡고 포맷을 한 후 디스크 드라이브의 등록정보를 본다. 그리고서는 다음과 같은 화면을 발견하는 것이다.

여기서 발견한 HDD의 전체용량은 74.5GB. 5.5GB가 증발한 것이다. 그 내역을 아는 사용자들이야 뭐 그런갑다 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구입한 제품이 불량이라는 상당히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에도 충분한 상황이 발생한다.

이것은 데이터의 용량을 표현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단위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단위의 계산법이 틀리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이 강좌에서는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표준을 제정하는 위원회들이 무엇을 했는가, 그리고 어떠한 방법을 사용했는가를 살펴보고, 앞으로 어쩌면 사용하게 될지도 모를, 큰 단위계들에 대해서 정리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