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40GB를 사느니 2만원 더주고 60GB를 산다.

어느덧, PC에 장착되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용량의 표준이 80GB로 자리잡아버렸다. 100GB/7,200RPM 제품이 나왔다는 소식에 백업용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장만하고자 거금을 (할부로) 털었던 것이 엊그제같은데, 이제는 80GB가 기본으로 장착되는 분위기다.

당황스럽기도 한 것이 바로 가격인데, 40GB 제품을 살까 하고 잠시 고민하다 보면 어느새 선택은 60~80GB에 가 있다. 다음의 화면을 보자.

2002년 6월 5일자 시게이트 바라쿠다 ATA IV의 가격
www.ecid.co.kr에서 발췌

40GB를 사려고 했는데 60GB 제품과 2만원 정도의 차이밖에 없다. 단순 산술계산으로도 40GB 제품은 1GB당 2,700원, 60GB 제품은 1GB당 2,150원 꼴이며, 80GB까지 올라가면 아예 2천원 이하로 떨어진다. 상황이 이러하니 소비자는 열심히 갈등하게 되고 결국은 약간의 돈을 더 들여서 상위모델을 구입한다.

그렇게 고용량 하드가 필요하긴 한가?

이제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최소한 40GB의 고용량 하드디스크를 반강제적으로 선택해야만 하는 환경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굳이 40/60 GB의 하드디스크를 쓸 필요가 있느냐라고 반문하는 사용자들이 생길것이다.

사실 필자 역시 그러한 의문점을 가진 사람중 한명이었다.(본인은 이래저래 합쳐서 200GB를 사용하고 있지만, 본인의 어머님 컴에는 8GB 하드디스크가 달려있던지라.) 인터넷과 워드를 주로 하시는 어머님 컴에 8GB 하드디스크로 무방하다고 생각하려는 찰나, 어머님에게서 클레임(-_-)이 들어왔다. 용량부족이라는 것이다.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시기 시작한 어머님이 어느새 쌓아놓은 사진의 용량이 무려 5GB. 한장에 500kB~1.3MB정도의 용량을 차지하는 사진이 무려 수천장에 이르렀으니, 이제 8GB 하드디스크로는 택도없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그날로 필자가 필자의 세컨드 시스템용 하드로 사용하던 40GB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달아드렸다.

500만화소급 디카라면 1GB 정도 채우는건 순식간이다.

이러한 변화는 이제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각종 미디어의 디지털화가 이루어지면서 이제 컴퓨터가 저장하는 정보는 텍스트에서 벗어나서 점차적으로 이미지파일 및 각종 동영상, 음성파일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것은 그만큼의 대용량 저장매체를 필요로 한다는 것으로써 고용량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80GB다.

그래서 이번 벤치마크에서는 80GB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4종을 벤치마크하기로 했다. 플래터당 40GB의 용량을 가지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이며 모두 2장의 플래터를 사용한다. ATA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시장의 맹주인 시게이트, 히타치에 하드디스크 부문을 넘겨주는 계약이 얼마전에 체결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역시 데스크탑용 하드디스크 시장에서 큰 지지도를 얻고 있는 IBM, 후지쯔의 인수와 공격적인 마케팅 및 고용량 캐시의 도입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하면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웨스턴디지털, 그리고 국내 유일의 하드디스크 제조업체 삼성전자, 이들 4사의 플래그십 모델(flagship model : 대표제품군..정도로 해석하면 된다)들을 비교테스트 해봄으로써 어떠한 제품군이 어디에 어떻게 어울릴 것인가 등을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