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소개

이번에 테스트에 오른 제품은 다음의 네가지 제품군이다.

왼쪽부터, Barracuda ATA IV, Deskstar 120GXP, WD Caviar, SpinPoing P40

• Seagate Barracuda ATA IV (제품정보, 데이터시트)
• IBM Deskstar 120GXP (제품정보, 데이터시트)
• Western Digital WD Caviar (제품정보)
• Samsung SpinPoint P40(제품정보)

상세한 사양을 비교해보자.(여러 모델의 정보가 있는 부분 중에서 파란색의 굵은 글씨가 이번 테스트에 사용된 제품이다.)

일단, 여기서 주의할 것은 웨스털지털의 캐비어 제품군이 사용하고 있는 플래터의 용량이다. 데이터시트와 홈페이지 상에서는 80GB 모델 및 100GB 모델이 모두 3플래터 6헤드라고 나와있으며, 이대로라면, 80GB 모델은 플래터당 27GB, 100GB 모델은 플래터당 33GB의 용량을 가진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이후 벤치마크 결과에서 볼 수 있겠지만, 캐비어의 성능은 분명 플래터당 40GB의 제품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필자는 웨스턴디지털 본사로 직접 문의메일을 보낸 바 있고 다음과 같은 회신을 받았다.

"웨스턴디지털 캐비어 80GB 제품은 출시 초기에는 3장의 플래터를 사용했지만, 이후 2장의 플래터를 사용하도록 변경되었습니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80GB 모델은 모두 플래터당 40GB의 용량을 가집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제품 사양의 중대한 변경이 사용자에게는 어떠한 고지도 없이 일어났으며, 또한 현재 홈페이지 상의 정보는 사양변경의 정보가 적용되어 있지 않다는 심각한 문제점을 찾을 수 있었다. 동종제품군 내에서 다른 용량의 플래터를 사용하는 것은 드문 일만은 아니다. 시게이트 및 삼성전자는 동종제품군 내에서는 모두 플래터당 용량이 동일하지만, IBM의 경우 40/20GB 모델(위의 표에서는 빠져있음)이 동종제품군 내에서 다른 플래터 용량을 가지는 모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IBM은 모델 넘버링이 같은 규칙을 가지는 동종제품군이지만, 별도의 데이터시트를 통해서 구분 취급하고 있었다. 웨스턴디지털 역시 동종제품군 내에 다른 플래터 용량을 가지는 제품이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사용자에게 정확하게 언급해 주고 있지 않으며, 또한 사용자에게 통보하지 않고 용량을 변경하는 것은 상당히 실망스러운 부분이었다.

전체적인 사양을 비교해보자. 지연시간은 4.16~4.2ms로 대동소이한데, 이것은 RPM에 의존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한편, 최대 내부전송률은 모두 520~550MB/s로 상당히 빠른편이다. 인터페이스 전송률은 당연히 인터페이스의 규격에 따르게 되므로 100MB/s로 동일하다. 이들은 모두 실제 성능에는 별 영향을 주는 요인이 아니므로 그냥 넘어가도 무방하겠다.

여기서 특이한 점 한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ATA-133을 적용한 회사가 없다는 점이다. ATA-133 및 빅드라이브(137GB 초과 하드디스크 지원. 그래서 160GB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내놓은 곳은 맥스터밖에 없다. 물론 SCSI는 애초에 그러한 용량제한이 없기에 이미 재작년에 180GB 제품이 출시된 바 있다.) 기술을 제창한 곳은 맥스터이며, 당연히 맥스터에서는 앞장서서 이들 표준을 적용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를 따르고 있는 곳은 Promise, Highpoint 등의 ATA-RAID 칩셋 제조사 및 VIA, SiS 등의 회사 뿐이며, 정작 인텔 및 각 하드디스크 제조사들은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 이것은 각사들이 ATA-133을 따르기보다는 이후에 바로 시리얼 ATA로 이행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필자가 케이블 재질과 관련된 강좌에서 언급했듯, 이미 ATA 케이블은 그 물리적 한계에 접근하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인터페이스 자체의 기본구조를 완전히 변경한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다.(물론, 현재의 기술로도 ATA-133 이상의 기술을 구현할 방법은 충분히 존재하지만, 그랬다가는 제조원가가 터무니없이 상승해버린다. ATA 규격이라는 것은 가격에 매우 민감한 일반소비자층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에 그러한 선택을 할 수는 없다.) 결국 맥스터는 아무도 따르지 않는 원맨쇼를 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검색시간에서는 IBM이 약간의 우세를 보인다. 헤드 및 헤드 액츄에이터와 관련한 기본적인 원천기술을 보유한 회사이며, 헤드와 관련된 기술을 선도하는 회사인만큼, 헤드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보다 앞선 기술을 먼저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게이트의 바라쿠다 ATA IV는 테스트한 제품군 중에서 출시된 지 가장 오래된 제품이라서 검색시간에서는 다른 제품군보다 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신뢰도와 관련된 몇가지 지표에서 IBM의 제품이 의외로 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데스크스타는 복구불능에러율의 수치 역시 타 제품들보다 약간 높으며 최대가동회수 역시 4만회로 타 제품들에 의해서 보증된 회수보다는 적다. 하지만 10조분의 1이나 100조분의 1이나 어차피 큰 상관은 없는 수치이며, 4만회라고는 해도 하루에 열번씩 껐다가 켰다가를 반복해서 10년인만큼, 무시해도 무방하지 않을까?(10년이면 강산은 한번 변해도 IT 업계는 열댓번을 변하고도 남는다.)

IBM의 데스크스타가 정작 소비자들에게 근심을 심어주는 부분은 가용환경이다. 독작시 한계충격량과 비동작시 한계진동치가 타 제품들에 비해서 상당히 작게 나타나는데, 사용중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소음에 있어서는 광고문구대로(또하나의 소음이 사라졌다나...) 시게이트의 바라쿠다 ATA IV가 가장 정숙한 소음을 보여준다. 시게이트는 업계에서 유체베어링을 가장 먼저(SCSI 타입 바라쿠다 및 치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적용한 업체이며, 유체베어링과 관련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물론 원천기술 역시 보유하고 있는 회사인만큼, 이 부분에 있어서 가장 우수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바라쿠다 ATA-IV가 약 25dB, 다른 제품군들은 31~35dB 정도의 소음을 보여준다고 하며(어디까지나 데이터시트 기준이다. 실제 사용상에서의 소음은 뒤에서 다시 언급한다.) 격한 헤드의 움직임이 있을 경우 모두 약 3~4dB 정도의 소음 상승이 있다.

소모전력은 삼성제품이 가장 적게 나타났다. 여기서 최대 소모전력이라는 것은 하드디스크가 기동을 시작할 때(즉, 부팅시) 소모하는 전력이다. 기동을 시작할 때 모터는 7,200RPM이라는 엄청난 속도까지 플래터의 회전속도를 올리기 위해서 상당한 가속을 해야한다.(대체적으로 7,200RPM까지 회전속도를 상승시키는데 필요한 시간은 5~6초 정도이다.) 그래서 이 때 잠시 많은 전력을 소모하며, 이후로는 위의 표에 있는 '아이들 시 전력' 정도만을 소모한다. 헤드가 급격히 움직이는 랜덤 시크(random seek) 때는 1~2W 정도 소모전력이 늘어난다.

각 제품들의 특성에 대해서 간단히 훑어보았는데, 좋은면으로나 나쁜면으로나 IBM 제품이 조금씩 튄다는 느낌이 강하다. 여하튼, 표로만 보는 탁상공론은 여기서 마치고 실제 제품의 모습과 성능을 알아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