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pinPoint P40, WesternDigital WD Caviar

삼성 SpinPoint P40

 
삼성 SpinPoint P40

삼성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는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유일한 제품이다. 국내 유일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제조사이지만, 정작 국내 사용자들에게서는 큰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지 못한 아니러니칼한 제품이기도 하다. 스핀포인트 P40은 플래터당 40BGB의 용량을 가진 7,200RPM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로써 다른 경쟁제품들과 함께 고급형 데스크탑 하드디스크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제품이다.

외형은 이전의 모델들에 비해서 많이 나아졌다고 할 수 있겠다. 기판의 크기는 다른 제품들보다는 약간 큰 것처럼 보이지만 많은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주 컨트롤러 칩

주 컨트롤러 칩은 외부 업체를 통한 ASIC을 사용한다.(혹시 독자분들 중 저 로고가 어느회사 로고인지 아시는 분은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상당히 큰 사이즈이며, 기판상의 면적을 상당부분 점유하고 있다. 바로 아래에 살짝 보이는 메모리 칩의 크기와 비교하면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펌웨어 칩은 ATMEL 사의 제품이 사용된다.

펌웨어에는 ATMEL 사의 칩이 사용되었다.

버퍼메모리. EliteMT사의 6ns SDRAM이다.

버퍼메모리로는 EliteMT사의 6ns SDRAM이 사용되었다. 용량은 다른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16Mbit(2MB)이다. 삼성메모리가 사용되지 않은 것이 상당히 의외이다.

이상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 중 상당히 특이한 것이 바로 사용된 컴포넌트에는 삼성제품이 없다는 것이다. 제품 하면에서 스핀들모터의 제조사를 볼 수 있는데, 일본 NIDEC사의 제품이 사용되었다. 스핀들모터는 삼성전기를 통해서 조달받을 수 있으며, 주 컨트롤러 칩부터 펌웨어용 플래시롬, 버퍼메모리까지 모두 삼성반도체를 공급받을 수 있는 품목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제품은 하나도 사용되지 않고 있다. 플래터와 헤드 역시 외주를 통해서 공급받는 품목이어서 사실상 삼성의 제품은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고 보아야한다.

버퍼메모리의 경우는 현재 삼성반도체의 DRAM 사업이 RDRAM 및 DDR SDRAM 등의 고부가가치 메모리로 전환되고 있으므로 생산량을 줄임에 따라 보다 구하가 쉽고 저렴한 대만제 메모리를 사용했다손 쳐도 ASIC이나 플래시롬까지 타사의 제품을 사용한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물론 같은 삼성계열이라고는 하지만 하드디스크를 제조하는 스토리지사업부와 메모리를 제조하는 반도체사업부는 분명 분야가 틀리기에 서로가 서로를 대할 때 마치 타사와 같이 대하고, 제품의 입찰 역시 동등조건에서 공개입찰을 한다고는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특이하게도 십자나사를 사용한다.

그리고 대단히 특이하게도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들 중 유일하게 십자나사를 사용하고 있다. 다른 제품들이 모두 별모양으로 파여있는 육각나사를 사용하는데 반해서 삼성의 제품은 일반적인 십자나사를 사용해서 주변에 굴러다니는 십자드라이버면 별 무리 없이 해체(-_-)가 가능하다. 이것을 장점으로 생갹해야할지, 단점으로 생각해야할지 참 애매한 부분이다. (혹시 국내에서는 인치 치수의 별모양 나사를 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지만, 삼성의 생산규모를 고려한다면 말이 안된다.)

끝부분이 연마되어 있다.

또하나의 특징은 주물로 만들어진 베이스의 끝부분이 연마되어 있다는 것이다. 타 제품들의 경우 이렇게 연마된 부분을 찾기 어려운데, 이것이 주물의 크기가 잘못되어서 연마를 해서 크기를 맞춘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의도된 것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므로 넘어가자.

납땜상태. 좀 지저분해보인다.

납땜상태는 썩 좋지 않다. 타 제품들이 깔끔한 남땜상태를 보여주는데, 이 제품에서는 플룩스도 덜 세척되어 있고 납땜의 상태도 다른 제품들에 비해서는 약간 떨어지는 모습이다. 앞서의 컴포넌트들의 타사 외주제작과 함께 실망을 안겨주는 부분이었다.

제품 상단의 레이블. 설정정보도 여기에 같이 인쇄되어 있다.

제품 상단의 레이블에는 설정정보를 위시한 다양한 정보가 인쇄되어 있다. 국산 제품인만큼 당연히 웬만한건 다 한글로 적혀있다.

삼성 스핀포인트 P40은 외형적으로는 무난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약간의 실망을 안겨주는 제품이다.각 컴포넌트의 납땜상태라던가 하는 자잘한 배려가 부족하다. 또한 각 컴포넌트에 삼성 제품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도 매우 의아한 부분이기도 하다.

WesternDigital WD Caviar

 
WesternDigital WD Caviar

웨스턴디지털 캐비어 제품군은 IBM과의 합작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제품군으로써, IBM 제품군의 특성을 다분히 따른다. 외형에 있어서는 기존의 WD 제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세련되어 있다기 보다는 약간 투박한 느낌을 준다. 한편, 아랫면은 대단히 깔끔하다. 특이하게도 기판상에 아무런 컴포넌트도 보이지 않는다.

기판상에는 아무런 컴포넌트도 보이지 않는다.

얼핏, 이 위에 몇가지 컴포넌트 장착부가 있는 것 같지만(위 기판사진에서의 IC 연결부같이 생긴, 20개의 접점을 가진 접점부) 이 부분은 제품 테스트용 테스트 회로가 연결되는 곳으로 추측된다. 이렇게 모든 컴포넌트를 반대면으로 숨겨놓는 것은 사용자의 부주의로 칩이 손상되거나 기판상의 컴포넌트에 충격을 주는 것을 방지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잇점을 가진다. 시게이트사의 시쉴드와 유사하지만, 시쉴드가 보다 적극적인 보호책인 것에 비하여 이것은 시쉴드보다는 소극적인 보호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안쪽으로 컴포넌트들을 넣게 됨으로써, 발열의 해소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지만, 가장 많은 발열량을 가지는 주 컨트롤러 칩 등이 IBM사로부터 제조된 것이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한편, 기판상에 총 4개의 별나사가 있는데, 이것을 풀면 각 컴포넌트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기판을 분리해서 뒤집은 모습.

기판 아래쪽에는 주 컨트롤러 칩을 비롯하여 펌웨어와 스핀들 모터 컨트롤러, 버퍼메모리 등이 위치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기판과 하드디스크의 연결부위이다. 모두 핀을 꼽는 방식의 연결이 아니라, 접점식으로 되어 있다. 다음의 사진을 보자.

윗줄의 두 사진은 서로 연결되는 부위의 사진인데, 연결이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돌출된 핀이 접점에 닿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면, 제조과정이 용이해지기 때문에 제조공정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잇점을 가진다.

주 컨트롤러 칩. 웨스턴디지털의 로고가 크게 찍혀 있으나 그 아래쪽으로 IBM의 이름을 볼 수 있다.
이 역시 국내에서 생산되었다.

앞서 본 IBM DeskStar120GXP의 주 컨트롤러 칩과 동일한 패키징 및 동일한 핀 레이아웃을 하고 있으며, 넘버링방식까지 유사하다. 생산지도 똑같다. 이것은 웨스턴디지털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가 IBM에서 칩을 받아서 이를 사용하는 등의, IBM과의 연계성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보조 컨트롤러

보조 컨트롤러의 모습이다. 이 역시 국내에서 생산되었다. 이 칩에서도 웨스턴디지털의 로고가 가장 크지만 그 아래의 칩 정보에는 IBM의 이름이 들어가있다.

펌웨어는 신기하게도 STMicro 사의 칩이 사용되었다.

펌웨어에는, 상당히 독특하게도 STMicro사의 칩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생산지가 이탈리아인데, 필자가 이 분야에 대한 견식이 많은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탈리아산 반도체는 처음보는 것 같다.

스테핑 모터 컨트롤러. 역시 STMicro사의 칩

스테핑 모터 컨트롤러에는 STMicro사의 ASIC이 사용되었다. 아무래도 위의 STMicro사 펌웨어는 스테핑 모터를 발주내면서, 대량발주로 인한 잇점을 얻기 위해서 같은 회사에서 발주를 낸 것이 아닐까 한다.

버퍼메모리는 윈본드사의 칩이 사용되었다.

버퍼메모리에는 윈본드사의 칩이 사용되었으며, 용량은 16Mbit, 즉 2MB이다. 메모리의 속도는 6ns이지만 이 역시 별 상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커넥터의 연결은 특이하게도 스루홀(through-hole) 방식이다.

다른 제품들의 커넥터 연결이 표면장착(surface-mount) 방식인것에 반해서 캐비어는 스루홀(through-hole)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스루홀 방식은 납땜(soldering)이 쉽다는 장점을 가지기 때문에 원가절감이나 공정단축 등에서 유리하며 고정이 튼튼하게 된다는 잇점을 가지지만, 이에대한 반대급부로써, 저항이나 인덕턴스(inductance) 등이 커서 고속의 신호전달에는 불리하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물론 ATA 케이블 상의 동작주파수가 수백 MHz에 이르지는 않겠지만, 신호의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표면장착 방식이 유리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제품 윗면의 레이블에는 모델명부터 시작해서 다종다양한 정보가 명기되어 있다. 또한 제품 설정정보 역시 윗면에 인쇄되어 있다. 역시 MIC로고가 인쇄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WD800BB는 기판을 뒤집는다는 발상을 통해서 기판상의 컴포넌트를 보호하면서 각 연결부를 접점식으로 만들어서 제조공정을 약간이지만 단축시키고 있다는 것이 눈여겨 볼 부분이다. 또한 IBM과의 협조체제를 통해서 기본적인 컨트롤러들은 모두 IBM의 컨트롤러와 공유하고 있어서 안정적이고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