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보급형 시장의 1GHz 프로세서

2001년 하반기 프로세서 시장

가을 이후 컴퓨터 시장은 상반기와는 달리 경기 침체를 딛고 다시 활성화 되리란 예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우선 가을을 넘어 겨울로 들어서는 시장이 비수기에서 성수기로 전환되는 시점이며 시장 활성화를 촉진 시킬 몇 가지 아이템들이 선을 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관심은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오는 10월 발표할 예정인 Windows XP 이다.
하지만, 하드웨어 업계에서도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제품들이 발표될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AMD에서 Windows XP 발표와 맞물려 준비 중인 개발 코드명 팔로미노 프로세서이다.

현재 AMD 애슬론 프로세서는 인텔의 펜티엄4 프로세서에 두 가지 측면에서 고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우선, 클럭 경쟁에서 뒤지고 있다. 얼마 전 인텔은 2GHz 펜티엄 4 프로세서를 출시함으로써 작년 AMD에게 1GHz 클럭에서 진 빚을 만회하고 있다. 현재 AMD에서 출시한 최고 클럭의 제품은 애슬론 1.4GHz 이며 오는 10월 초 발표될 예정인 팔로미노 코어 애슬론 프로세서 역시 1.5GHz 클럭의 제품이 최고 클럭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컴퓨터의 성능이라는 것이 프로세서의 클럭이 앞선다고 모두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실제 돈을 지불하고 제품을 구입할 소비자들은 그런 깊은 부분까지 이해할 순 없다. 따라서, 프로세서 작동 클럭과 벤치마크 수치를 큰 비중을 두고 바라보는 것이며 일반 컴퓨터 제조업체나 리셀러들 역시 제품 홍보에 프로세서의 클럭을 우선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상황은 인텔 펜티엄4 프로세서의 대약진이다.
작년 말 램버스사의 RDRAM과 함께 등장한 펜티엄4 프로세서는 높은 가격과 기대치 이하의 성능으로 관련 업계 및 사용자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우선 펜티엄 4 프로세서와 RDRAM의 가격이 대폭 하락하기 시작했고 인텔이 SDRAM 지원이 가능한 845 칩셋을 출시하면서 저렴하게 펜티엄 4 프로세서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졌다. 게다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출시되고 있는 제품의 동작 클럭 역시 1.5 ~ 2 GHz 로 AMD를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관련 업계 역시 올 하반기 메인보드 시장의 중심을 펜티엄4 솔루션에 맞추고 지원 제품을 계속해서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또한, 인텔이 펜티엄4에 걸고 있는 기대는 대단한 것으로 상대적으로 얼마 전 출시된 셀러론 1GHz 프로세서는 조용하게 시장에 출시되었다.

개발 코드명 팔로미노 프로세서 출시 지연과 펜티엄4 프로세서를 앞세운 인텔의 약진에 답답한 AMD가 우선 먼저 보급형 시장에서 새로운 프로세서를 출시했다. 바로 1GHz 듀론 프로세서이다. 게다가 인텔 역시 1GHz 셀러론 프로세서를 바로 출시하면서 하반기 보급형 프로세서 시장에서 두 회사의 새로운 대결이 펼쳐지려 하고 있다. 특히, AMD의 1GHz 듀론 프로세서는 이전 제품과는 다른 개발 코드명 모건(Morgan) 코어를 사용한 제품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모건(Morgan) 코어 1GHz 듀론 프로세서

'모건(Morgan)'이라는 명칭은 개발 코드명일 뿐 정식 명칭은 역시 그냥 예전과 같은 듀론이다. 다만 우리는 이 제품이 1GHz 부터 출시되었기 때문에 기존 제품과 구분하는데 그리 큰 어려움은 없다. 950MHz 까지 출시된 기존의 듀론 프로세서는 개발 코드명 스핏화이어(Spitfire)로 두 제품 모두 정식 명칭은 동일한 듀론 프로세서이지만 우리는 여기서 구분을 위해 편의상 '모건'이라 칭한다.

모건 프로세서의 출시가 가지는 의미는 상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셀러론 프로세서 보다 먼저 출시함으로써 보급형 시장에서 '기가헤르츠' 시대를 열고 보급형 시스템 하드웨어 스펙 역시 평균적으로 상향 조정이 가능해졌다. 이제 보급형 시장에서도 '기가헤르츠'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또한, AMD로서는 모건 프로세서의 출시를 통해 일단 보급형 시장에서 인텔 보다 계속해서 우위를 점해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 두었으며 개발코드명 팔로미노 프로세서의 출시 지연에 따른 데스크탑 시장에서의 입지 약화 및 브랜드 하락을 어느 정도 줄여 줄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제품은 기존 스핏화이어(Spitfire) 코어를 사용한 듀론 프로세서에 비해 몇 가지 달라진 점이 눈에 띈다. 프로세서 가운데 위치하고 있는 코어의 크기가 달라졌는데 기존 듀론에 비해 수직인 형태를 띄고 있다. 기타 다른 저항이나 브리지등의 위치 역시 근소하나마 다르다. 아래에서 애슬론, 모건 그리고 기존 듀론 프로세서와의 모습을 살펴보자.

애슬론 프로세서	모건 코어 듀론 프로세서	기존 듀론 프로세서

하지만, 이런 외적인 모습은 물론 내적인 모습에서 큰 변화도 있다. 우선 프로세서 동작 전압이 1.65V 에서 1.75V로 바뀌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프로세서의 동작 전압이 올라가면 그에 따라 온도 역시 올라가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건 프로세서의 경우 온도가 기존의 제품이 가지고 있는 상대적으로 높은 발열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동작 전압이 높아졌는데 어떻게 발열 문제를 해결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모건 프로세서의 경우 작동 전압은 증가되었지만 소비되는 전력은 더욱 감소되었기 때문이며 이 부분은 뒷장에서 보다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기술적으로 프로세서는 연산 기능이 추가될 때 마다 집적되는 트랜지스터의 수는 증가하게 되며 이 경우 불가피하게 전압이 올려주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현제 출시된 모건 프로세서의 경우 초기 생산되는 웨이퍼를 사용한 제품으로 추후 발표되는 제품들부터 최적화 과정을 거쳐 동작 전압이 다시 낮아질것으로 예상된다. 외형 및 동작 전압 외에도 기존 제품에 비해 지원되는 기능면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하드웨어 데이타 프리패치(data pre-fetch)

이 기능은 'pre-fetch' 란 단어가 주는 의미 그대로 시스템에서 필요로 하는 데이타를 미리 가져다 놓는 기술을 말한다. 즉, 프로세서가 앞으로 작업 및 연산을 필요로하는 데이타를 미리 예측하여 실제 데이타가 필요하기 전에 미리 메모리에 로딩 시켜 놓는 기술로써 상대적으로 과도한 데이타 요구 시 프로세서 파이프라인 낭비가 적어 많은 어플리케이션 구동 시 전체적인 성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 3DNOW! Professional

우리는 AMD가 제안한 소켓 7 방식의 K6-2 나 K6-III 프로세서 시절부터 AMD 3DNOW! 기능을 알고 있다. 당시 부동소수점연산에서 인텔 프로세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AMD는 이를 만회 하고자 3DNOW!란 기능을 선보인다. 즉, 부동 소수점 연산 시 프로세서 계산을 지원하는 21개의 명령어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 후 선보인 Enhanced 3DNOW! 는 처음 발표된 3DNOW! 명령어에 19개의 새로운 명령어와 5개의 DSP 명령어가 추가되었다. Enhanced 3DNOW! 보다 대폭 개선이 된것이 바로 3DNOW! Professional 로 52개의 새로운 명령어가 새롭게 포함되었다. 여기에는 인텔의 SSE를 지원하는 명령 코드가 새롭게 포함되어 있다.

+ SSE 지원

SSE(streaming SIMD extensions)는 인텔에서 제안한 명령어 코드로 인텔에서 제조하는 프로세서에서 기본 지원되는 명령어다. AMD에서 제조하는 모건 프로세서에 이를 지원한다는 것이 약간 의외이나 결론적으로 AMD 로써는 자사 제품군에 큰 탄력을 줄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어플리케이션들이 SSE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신 버젼의 CPUID를 이용해 이 부분을 확인해 보자.

정확하게 모델 7 듀론 프로세서-모건 프로세서는 모델7 -로 인식되어 있으며 SSE 역시 지원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모건 프로세서에서 SSE 지원이 가능한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3DNOW! Professional 에 새롭게 추가된 명령어들 가운데 SSE 명령을 수행 할 수 있는 코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말은 인텔에서 제안한 SSE 명령어와 동일한 코드가 그대로 포함된 것이 아닌 SSE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호환 명령어 코드가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즉, 'A'라는 SSE 시퀀스를 가진 명령어가 프로세서에 요구될 때 모건 프로세서는 3DNOW! Professional 시퀀스 내에 포함되어 있는 이를 수행할 수 있는 호환 명령어를 불러들이고 어플리케이션은 이를 SSE 명령 코드로 인식하고 따르게 된다.

* 써멀 다이오드 핀 (Thermal Diod Pin) 추가
이 기능은 사실 사용자를 위한 기능이라기 보다는 제조사나 개발자를 위한 기능이다.
모건 프로세서의 핀 가운데 프로세서 자체 내에서 온도 측정이 가능할 수 있는 핀 두개가 추가되었는데 메인보드 내에 온도 측정 기능이 없어도 특정 개발자들이 제작한 유틸리티를 통해 정확한 온도 측정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소켓 A 의 경우 462핀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두 개의 써멀 다이오드 핀이 추가되었다면 모건 프로세서는 464핀 구조를 가지는 것일까? 그렇진 않다.
여전히 모건 프로세서는 462핀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정확히 말해 두 개의 핀이 추가된 것이 아닌 두 개의 핀에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즉, 애슬론 프로세서나 모건 프로세서는 462 핀 모두가 전기적으로 연결되어있는 것은 아니다. 쉽게 말해 전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는 핀 가운데 두 개를 써멀 다이오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연결시켜 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