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 칩셋 오딧세이 - 4. SIS 635, 735 칩셋

 
SIS의 인텔 프로세서용 칩셋 SIS 635T(左)와 AMD 프로세서용 칩셋 SIS 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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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S 635, SIS 735

SIS의 칩셋은 사진부터가 다른 회사들의 칩셋과는 어딘가 다르다.(배경을 말하는것이 아니다. -_-;) 다른 회사의 칩셋들은 모두 2개 혹은 3개로 구성되는 것에 반해서 SIS의 칩셋은 하나의 칩만으로써 완결된다. 이것은 SIS사의 칩셋들의 전체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또한 SIS가 추구하는 바이기도 하다.

SIS는 정책적으로 원칩 솔루션을 지향한다. 하나의 칩 안에서 모든 기능을 구현한다는 것은 분명 까다로운 작업이다. 그만큼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시켜야 하고, 그만큼 복잡한 설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구현되면 많은 장점을 가지게 된다.

컴포넌트의 개수가 적어진다는 것이 가장먼저 드러나는 장점이다. 당연하게도, 하나의 칩셋에서 모든것이 구현된다면 필요한 칩셋의 수는 적어지고, 이는 제조과정의 단순화, 즉 보드 제조원가의 절감으로 이어진다. 이와 함께, 소모전력 역시 줄어든다. 외부 PCB를 통하지 않고도 노스브릿지와 사우스브릿지의 데이터 전달이 가능하므로, 칩셋 내부에서 낮은 전압과 전력만을 사용해도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회로의 길이가 짧아져서 데이터 전송에 있어서의 안정성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극단적으로 짧아진 회로는 동작속도의 증가를 가능하게 한다. 아래에서도 다시 설명하겠지만, SIS의 칩셋이 노스브릿지와 사우스브릿지 사이에서 1.06GB/s의 높은 데이터 전송 대역폭을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단일 칩 상에 구현됨으로써 가능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칩의 사양을 보자.

기본적으로는 VIA Apollo 시리즈와 유사한 것 같지만 칩셋간 인터페이스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여준다. 칩셋간 인터페이스가 무려 1.2GB/s의 방대한 대역폭을 갖는데, 이것은 지금까지 출시되었던 어떠한 칩셋보다도 뛰어난 것이다. 이것은 앞서도 언급했듯이, 하나의 다이 위에 노스브릿지/사우스브릿지가 통합되어 있음으로써, 내부적으로 대단히 높은 클럭으로 동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GB라는 높은 대역폭을 만족시킴으로써, 6개의 PCI 버스가 동시에 동작할 수 있다. 여기서 '동시'라는 단어는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대개의 칩셋들은 좁은 칩셋간 대역폭으로 인해서 동시에 1개, 잘해야 2개의 PCI 버스마스터링만을 지원하는 것에 비하면 엄청난 장점이다.

많은 기능을 하나의 칩셋 안에 집적했기 때문에 핀 수가 많아진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무려 700개에 가까운 핀을 가지는 BGA 패키지인데, 그래서 칩의 크기도 큰 편이다.

칩셋의 블럭다이어그램을 살펴보자.

SIS 635 칩셋의 블럭다이어그램
다른 칩셋들과 그 형태가 약간 틀리다.

유의해서 보아야 할 부분은 노스브릿지와 사우스브릿지를 이어주는 부분인 MuTIOL이다. MuTIOL은 Multi Threaded I/O Link의 약자로써, 노스브릿지와 사우스브릿지 사이에 다수의 스레드를 사용하여 데이터가 전송된다는 것이다. 멀티스레드를 사용하면, 여러가지의 데이터를 동시에 전송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PCI 버스마스터링이라는 것은 이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로써, 다수의 PCI 기기가 동시에 데이터를 전송하면서 동작할 수 있다. 아래의 일러스트를 보자.

SIS 635 칩셋의 노스브릿지-사우스브릿지상의 PCI 버스마스터링 개념도

다른 칩셋들의 경우 노스브릿지-사우스브릿지간의 버스 대역폭이 266MB/s이기 때문에 다수의 PCI 기기가 동시에 동작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잘해야 두개 까지의 PCI 버스마스터링이 가능한데, 이것은 시스템이 한번에 하나의 PCI 기기만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SIS 635/735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MuTIOL이라는(어찌보면 대단히 무성의하게 지어진 이름같은.. -_-;) 초 고속의 버스를 통해서 데이터를 전송하기 때문에 그 대역폭은 1.2GB/s에 달하며, 이러한 넓은 대역폭은 6개의 PCI 버스를 칩셋이 동시에 제어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노스브릿지-사우스브릿지간의 특별한 구조는 간단한 시스템보다는 다수의 PCI 기기가 연결되어 있는 시스템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SIS 측의 발표자료에 의하면, SCSI 기기를 포함하고, 다수의 IDE 디바이스를 동시에 동작시킬 경우 SIS 635/735 칩셋의 성능이 다른 칩셋들에 비해서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그 아키텍쳐상으로만 보자면, SIS 635/735는 앞서 언급한 다른 어떠한 칩셋들보다도 월등히 뛰어난 구조를 가진다. PCI 기기의 사용이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또한 각 기기들의 속도가 점점 더 고속화되는 추세이므로, 6개의 PCI를 동시에 버스마스터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실질적인 성능의 향상을 볼 수 있는 대단히 훌륭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들 칩셋은 서버에 있어서 매우 유용한 솔루션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SIS 칩셋에 대한 인식 및 인지도를 생각해본다면 피식피식 웃을 사용자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서버라는 용도에서는 SCSI 컨트롤러 및 하드디스크를 위시한 저장매체들, 그리고 네트웍 어댑터를 통하여 쉴새없이 데이터 전송 요구가 발생하는 상황이므로, 다수의 PCI 버스마스터링이 그 위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

원 칩(one-chip) 설계라는 것은 보드 설계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점을 제공한다. 설계가 간단해지며, 컴포넌트의 수도 줄어들어서 제조공정이 간결해진다. 또한 보드의 크기가 작아질 수 있으며, 관련 기능들을 하나의 드라이버를 통해서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즉, 모든 기능을 포함하면서도 작고 간결한 메인보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기능이 나왔을 때 이를 그 즉시 적용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다른 칩셋들의 경우 ATA 66에서 ATA 100으로 변경된다거나 하는 비교적 작은 변경점에 대해서는 사우스브릿지, 혹은 ICH의 변경만으로 이에 대처할 수 있었다. 그러나 SIS의 칩셋은 그러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다. 즉, 기능이 바뀔 경우 칩셋 역시 리비전을 올린다던가 하는 방법으로 칩셋 자체가 새로 만들어져야만 한다. 이것은 메인보드 업체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