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RO 를 사용한 비디오로직의 Vivid! 그래픽 카드

지포스나 라데온, 부두시리즈가 막 FSAA 나 HSR 기술등을 논하기 시작할 시점에서 PowerVR 진영은 이미 오래전 부터 이 기술들을 적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HSR 이나 타일 렌더링 기법은 메모리의 사용량과 대역폭을 낮추는 매우 뛰어난 기술이다 보니 시스템 자원이 상대적으로 풍족한 PC 기반에서도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 서로의 시장에 관심이 없었고, 가격 역시 비싼 단점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은 서서히 변화하였으며 대량의 폴리곤과 극도로 높은 퀄리티의 텍스처 프로세싱 게임이 PC 에서도 등장함에 따라 대역폭 문제가 PC 에서도 비켜갈 수 없는 시기가 결국 도래했다. 사실, KYRO 는 바로 이 때를 기다려 왔는지도 모른다. KYRO 칩셋은 별도의 T&L 엔진이 없다는 것이 가끔 단점으로 지적되곤 했으나, 실상 T&L 이 그렇게 필요하지도 않다. KYRO 는 그 자체만으로도 32비트 텍스처 처리, FSAA, 타일렌더링, 트루컬러 렌더링, 다양한 범프매핑, Dot3 연산, 낮은 메모리 대역 사용 기술 등의 다양한 기술을 집약시켜 놓은 칩셋이다. 특히, 높은 속도로 동작하는 KYRO I, II 칩셋의 경우 필레이트에서도 기존의 경쟁 제품에 비해서 크게 밀리거나 떨어지는 점은 찾아 보기 힘들다.

175MHz 동작 클럭의 KYRO II 칩셋을 사용한 허큘리스의 Prophet 4500 카드

비록 KYRO 는 단지 2개의 텍스처 매핑 유닛을 가지고 있지만, 단일 지오메트리 패스상에서 무려 8개 레이어까지 멀티 텍스처링이 구현 가능하다. 물론 이것은 '가상 타일링 기법' 때문에 가능한 기술이다. 특히 대부분의 PC 기반 그래픽 카드들이 멀티 텍스처링에서 파이프 당 2개지 3개의 레이어만을 지원하고, 이것이 부하의 정도가 매우 큰 프로세싱이라고 볼때, KYRO 는 상당히 경쟁력 있는 제품인 것이다(이 기술에 대해서는 차후 다시 시간을 가지고 테크니컬 컬럼에서 다루어 드릴 것을 약속 드린다). 여하튼, KYRO 의 경우 다행히도 Geforce2 MX 와 직접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인 Vivid!, PowerColour, EvilKYRO, KYRO 2000 등의 제품명으로 다양한 회사에서 등장하고 있다.

멀티 텍스처링의 개념도


전통적인 멀티텍스처링 방법

PowerVR 의 멀티 레이어 텍스처링 아키텍처의 설명

KYRO II 의 경우는 최근 허큘리스와 비디오로직에서 각각 Prophet 4500, Vivid! XS 라는 제품을 출시 예정이며, 이것은 지포스2 GTS 제품과 직접적으로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KYRO II 의 경우, 아키텍처상으로는 KYRO 와 크게 다른 점은 없으나 115MHZ 코어 클럭을 175MHZ 로 끌어 올리고 두 제품 모두 공히 175MHZ 로 동작하는 SDRAM 을 장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150불대의 가격으로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필자가 PowerVR 기술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단지 기존의 메인 스트림 카드에서 벗어난, 정파 기술(?)이 아니란 점 때문만은 아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그래픽 카드의 최신 기술을 PowerVR 은 이미 오래전부터 구상하고 있었으며, 구현 역시 휠씬 빨랐다는 점이 필자가 관심을 갖는 첫번째 이유이다. 또한, 현재 지포스나 Radeon 일색인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또 다른 숨통을 틔어줄 좋은 아키텍처 때문이기도 하다. PowerVR 이 뒤늦게 시장에 성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큰 기대는 하지 못한다. 하지만 독점적 시장을 방치하다가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이들은 누구였던가? 바로 사용자들 자신이다. M$ 를 보시라. 그 가장 좋은 예가 저기에 있다.

Written by madman
출처 : MAD 3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