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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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여타의 케이스들과 크게 다를 부분이 없지만,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베이가 많아보인다는 것이다. 앞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이 케이스는 동급의 케이스들 중에서 많은 편인 총 7개의 베이를 가지고 있어서 확장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

이는 5.25" 베이는 다른 케이스들같이 3개 뿐이지만, 3.5" 베이가 원래 베이 아래쪽으로 2개가 더 붙어있기 때문이다. 오른쪽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아래쪽 2개의 베이는 필요없을 경우 제거할 수도 있도록 되어 있다. 각각의 베이 사이에 작은 칸막이가 있는 점은 장점도 될 수 있고, 단점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데, 장점이라고 하자면 사용자들이 드라이브를 달기 쉬울 것이라는 점이 있겠다. 단점으로는 하프 하이트(42mm(=1.6inch))를 가지는 디스크드라이브는 장착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근래에 나오는 대개의 드라이브는 물론 1"의 폼팩터를 취하고 있지만 간혹 남아있는 대용량 혹은 구형 SCSI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들의 경우 심심찮게 1.6"의 높이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드라이브를 이 케이스에서 사용하려면 가이드를 달아서 5.25" 베이에 사용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물론 웬만한 신형 드라이브라면 절대 1.6" 폼팩터를 채용하지 않는다. 그렇게 둔탁해 보이는 것을 누가....) 워낙에 이러한 드라이브들을 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용에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혹시 구형 드라이브들에 대단히 애착을 가지는 사용자가 있다면 고개를 갸우뚱 할 수 있는 부분이겠다.

최근의 케이스답게 마감처리는 대단히 깔끔한 편이다. 끝부분은 대개 말려있으며, 말려있지 않은 부분은 그라인딩되어서 사용자가 피해를 입는 것을 최소화하고 있다.

특징적인 것은 베이 중, 최하단에 추가되어 있는 3.5" 베이 두개를 제외하면 모두 한쪽에서 고정시키는 방법을 채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 사진에서 보면 한쪽에는 나사구멍이 있지만 반대쪽에는 나사구멍이 없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각종 드라이브들을 장착할 때 반대쪽에서는 메인보드때문에 구멍이 가려져 있기 일쑤이며, 또한 그러한 이유로 귀찮음을 느낀 사용자들이 반대쪽은 아예 나사를 끼우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법은 편리하기는 하지만, 몇몇 드라이브들에서 진동을 야기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대비가 좀 더 확실히 되어 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케이스의 전방 하단에는 시스템의 냉각효율을 높이기 위한 80mm 팬이 위치하고 있다. 이 팬의 연결 커넥터는 4핀 케이블이며, 여기서 12V 전원을 끌어서 사용하는데, 이보다는 메인보드에 연결할 수 있는 3핀 헤더를 가진 커넥터를 사용했으면 좀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

근래의 메인보드는 별도의 모니터링 칩셋이 필요없이 사우스브릿지가 직접 시스템 모니터링을 담당해주고 있기 때문에 굳이 4핀 커넥터를 다는 것보다는 RPM 센서가 포함되어 있는 팬을 사용해서 이 팬의 RPM 역시 시스템 모니터링에 포함될 수 있게 했다면 사용자가 보다 만족할 수 있을것이다.

다만, 여기에 한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숨어있다. 바로 USB 케이블을 어떻게 연결할 것이냐이다. 전면 베젤에는 USB 포트를 연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정작 내부에는 그것을 전혀 고려해 놓지 않고 있다. 전면부 USB 커넥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아래쪽에 있는 통풍구들을 좀 잘라내야만 한다. USB 커넥터 부분이 급조되어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조금만 더 생각해보고 만들었다면 이러한 실수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 외에 각종 LED 및 버튼 연결용 케이블의 연결선은 깔끔하게 되어 있는 편이다. 몇개의 케이블이 뭉쳐 있어서 너저분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흩어져 있는 케이블들이 보인다. 전체 케이블들이 붙어있는 형태라면 케이스 내부를 좀 더 깔끔하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케이스 내부를 가장 지저분하게 하고 사용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부분이 바로 이러한 LED 연결 케이블 등이기 때문이다.

대개의 대기업 PC들 또는 프리메이드 PC들의 내부가 깔끔한 것은 바로 케이블들을 깔끔히 처리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는 메인보드 역시 최적화된 형태로 OEM을 받기 때문에, 이러한 각종 LED 연결 커넥터를 하나의 커넥터 뭉치로 해결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한 부분을 조금이라도 따라갈 수 있다면 조립 PC도 얼마든지 깔끔한 내부구조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파워서플라이

 
파워서플라이의 사진과 이 파워서플라이에 붙어있는 레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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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케이스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파워서플라이이다. 파워렉스라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파워서플라이를 사용하고 있는데, 필자가 이 파워서플라이에 한번 크게 데인적이 있어서 상당히 경계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이미 96년도부터 국내 사용자들에게 소개되었던 회사이다. 다만, 부족한 성능으로 인해서 파워유저층으로부터는 외면받는 모습을 보인다. 모델명이 SPC-300ATX라고 되어 있어서 많은 사용자가, 심지어 이 제품을 판매하는 업자들 역시 이 파워서플라이의 출력이 300W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부분이 바로 문제의 부분이다.

파워서플라이의 출력을 의심할 수 있는 부분으로 먼저 파워 커넥터의 개수를 들 수 있다. 오른쪽 사진에서 보면 파워케이블의 개수는 3.5" 두개, 5.25" 세개로 총 다섯개밖에 없다. 케이스의 베이가 일곱개인것에 비하면 대단히 적은 개수이다. 근래의 케이스들에는 팬을 별도로 장착하는 경우가 많아서 파워케이블의 개수는 오히려 여유있게 달아주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커넥터가 적다는 것은 곧 이 파워서플라이의 출력이 적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실제로, 레이블에 나와있는 출력을 모두 합치면 200W 정도인데, 대개의 파워서플라이들이 3.3V와 5V 전원은 각각의 내 줄 수 있는 최대한계까지 내 주는것이 아니라 두 전원의 합계치의 한도가 정해져 있는 것이므로 실출력은 200W에 약 10%정도 못미치게 된다. 그렇다면 이 파워서플라이의 실제출력은 200W를 밑돌게 되며, 이것은 근래에 사용되고 있는 대다수의 파워서플라이들이 가지는 출력인 250W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용량이다. 만약 이 파워서플라이의 모델명만 보고 산 사용자들은 시스템이 부팅되지 않거나 전력부족으로 시스템이 오동작을 하게 되는 모습을 쉽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바로 필자가 그 피해자다. 이 파워서플라이를 사용했을 때 전혀 동작할 생각을 하지 않던 시스템이 세븐팀 파워서플라이로 교체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쌩쌩하게 동작했던 그런 기억이 있다.)

요즈음의 사용자들은 케이스 뿐만 아니라 파워서플라이 역시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파워렉스 파워서플라이의 선택은 그다지 잘된것으로 판단되지는 않는다. 좀 더 인지력이 있고 출력이 높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제품의 이미지를 제고하는데에 훨씬 큰 도움을 주지 않을까.

결론

제품의 외부 디자인은 현재 출시되어 있는 케이스 중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수준이며, 또한 급조한 것이라 어색한 부분이 오히려 더 많기는 하지만 USB 포트를 고려해 주었다는 점이나 내부 섀시 역시 만족스러운 마감처리가 되어 있으며, 섀시 구조 자체도 잘 형성되어 있는 점, 사용자를 위한 각종 편의성을 고려한 점, 보다 풍부한 확장성을 가지는 점 등 케이스 자체로는 대단히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단점도 존재하지만 장점들로 인해서 충분히 커버되고 남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듯이 문제시되는 부분은 바로 파워서플라이이다. 물론 파워유저 층에서는 케이스를 구입할 때 파워서플라이가 맘에 들지 않으면 파워서플라이를 빼고 산 후 자신의 취향에 맞는 파워서플라이를 장착하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초보자 들은 케이스에 따라오는 파워서플라이를 그대로 사용하며, 그러한 상황에서는 이 케이스는 자칫하면 파워서플라이와 함께 묶여서 안좋은 인식을 가지게 될 우려가 있다.

최근의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매체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으며, 그러한 정보는 점차로 심도있는 정보를, 전문화되어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에 구매 패턴 역시 대단히 신중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고려한다면 제품의 구성에 좀 더 신경을 써야만 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