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준서버 케이스, IW-R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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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용 케이스의 덕목

"서버"라는 특별한 시스템이 갖추어야 할 최고의 덕목(?)은 과연 무엇일까? 물론 성능이라던가, 과부하에서의 대처력 등도 속할 수 있겠지만, "정지해서는 안된다"라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우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서버가 다운된다면? 소규모 사무실의 조그마한 서버가 아니라 웬만한 중소기업 이상의 웹서버나 혹은 각 통신망등의 서버가 다운되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일을 상상해보자. 사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자료를 찾을 수 없음으로 인하여, 그리고 e-mail을 보낼 수 없는 상황의 발생으로 인해서 많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AOL에서 그러한 일이 벌어졌을 때(약 8시간 정도의 서비스 중지) AOL은 모든 사용자들에게 피해를 보상했던 적이 있다.(유감이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피해보상은 택도 없으며, 공지화면에 "미안하다. 다음부터 안그러겠다"라는 요지의 장황한 설명만이 뜬다. 물론 그러한 약속은 당연히 지켜지지 않는다.) 그 때문에 서버라는 시스템에서는 "무정지"를 위한 다종다양한 대책이 강구된다.

SCA와 리던던트

정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UPS(택배회사 이름이 아니다. "무정전 전원공급장치"의 약자이다.)가 존재한다. 이것은 간단히 말하면 거대한 충전지 덩어리이다. 평소에는 전원을 받아서 충전해 놓고 있다가 전원이 꺼지면 내부의 전원으로 시스템을 가동시킨다. 설혹 정전이 복구될 때까지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라도 최소한 현재 작업중인 것을 마무리하고 시스템을 안전히 정지시킬 수 있는 시간은 벌어준다. 그래서 이것은 비단 서버뿐만 아니라 웍스테이션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개인 사용자 층에서도 드물 게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엘란 바이탈사의 리던던트 파워서플라이.

그 다음에는 "리던던트(Redundant)"라는 개념이 있다. "리던던트"라는 것은 말 그대로 직역하면 "잉여의, 남는"이라는 뜻을 가진다. 이것은 똑같은 하드웨어를 하나 더 갖추어 놓고, 만약 하나의 하드웨어가 동작불능에 빠지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하나의 하드웨어로 동작을 지속하며, 그 동안 동작불능에 빠진 하드웨어는 정상적인 것으로 "시스템의 정지 없이" 교체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리던던트 파워서플라이이다. 파워서플라이의 경우는 그 특성상 외부의 전기적 충격을 가장 먼저 받는 곳이며 따라서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되어 있는 부분이다. 또한 다른 부품들과는 달리 파워서플라이가 다운된다는 것은 그 시스템이 완전히 정지해 버린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대개의 중대형 케이스들은 리던던트 파워서플라이는 기본으로 갖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레이드가 있다. RAID는 Redundant Array of Independent Disk의 약자로써, 디스크드라이브여러개를 사용해서 하나의 거대한 저장매체를 구현하면서 데이터의 신뢰도와 전송속도 등에서 비약적인 향상을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이다. 기본적으로는 리던던트의 개념에 입각해 있으며, 그렇기에 여기에도 핫스왑이라는 개념이 포함된다. 핫스왑이라는 것은 시스템의 전원 차단 없이 바로 해당 컴포넌트를 제거하거나 추가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USB가 핫스왑 기기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드디스크에서 핫스왑을 구현하려면, 특히나 SCSI의 경우는 ID의 할당 등 많은 과정이 필요한데 이러한 과정을 단순화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인터페이스가 바로 SCA(Single Connector Attachment)이다.

 
일반 68pin 인터페이스와 SCA 인터페이스의 모습. 오른쪽 그림이 SCA 인터페이스.
양쪽 모두 웨스턴디지털 사의 엔터프라이즈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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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는 그 이름 그대로 80핀의 단일 커넥터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커넥터가 전원, ID 및 세부 설정, 데이터 케이블 모두를 수용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하드디스크를 교체할 필요가 있을 경우 최소한의 시간만으로도 신속히 작업할 수 있다.  대다수의 웍스테이션/서버 제품군의 SCSI 타입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들은 모델명에 C가 포함되어 있는 모델을 볼 수가 있는데, 이들이 바로 이러한 SCA 타입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가 하면, 이번에 리뷰하는 케이스가 바로 리던던트 파워서플라이나 SCA 타입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등을 모두 고려한 준 서버형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제품사양

제품은, 우선 일반적인 미들타워 케이스 비슷하게 생겼는데, 길이가 무척 길다는 특징을 가진다. 자세한 스펙을 보자.
 

우선, 가장 특징적인 부분으로는 깊이가 무려 60cm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익스텐디드 ATX 폼팩터의 메인보드를 설치하고도 다른 드라이브들을 달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구성하기 위한 것이다. 그 외에, 파워서플라이를 일반 ATX 파워서플라이를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고, 안정적인 사용을 위해서 리던던트를 사용할 수도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외부 디자인

전면부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후면부와 측면부 사진.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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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서버용 케이스가 그렇듯이 장식이라고 할 만한 부분은 거의 없으며, 다만 각 하드디스크들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기 위해서 케이스 윗부분에 LED들이 주루륵 모여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외부인이 시스템의 전원을 차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전원스위치와 리셋스위치는 커버 안쪽에 위치하며, 커버를 닫고 잠궈놓으면 전원 및 리셋스위치, 핫스왑 베이 등에 접근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케이스의 뒤쪽에는 그야말로 거대한 팬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인 케이스의 팬들이 ø60mm 혹은 ø80mm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에 반해서 이 케이스에서는 무려 ø120mm의 팬을 사용하고 있다.

    
팬의 모습. 오른쪽 위의 붉은 버튼은 팬/파워서플라이 모니터링시 경보음 해제를 위한 버튼.
오른쪽 사진은 팬과 3.5" 디스켓의 크기를 비교한 것이다. 크기 않은가?

이렇게 큰 팬을 채용한 것은 소음을 줄이면서도 공기의 유류량을 최대화하기 위한 방편이다. 보통, 컴퓨터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대개가 팬의 회전 등의 모터의 회전음이 많다. 이러한 모터의 회전음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방법은 세가지가 있다. 우선, 모터 자체의 베어링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동압유체베어링이라는 것이 존재하며, 후지쯔 피코버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리뷰에서 소개된 바 있다. 당연히, 매우 비싸다. 또하나의 방법은, 팬이 공기와 맞닿아서 나는 마찰음(이게 생각외로 큰 부분을 차지한다. RPM이 높아질수록 여기서 발생하는 소음의 비율은 커진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팬의 프로펠러의 곡면설계를 잘 하는 것이다. 산요제 쿨러의 소음이 대단히 작은 것은 베어링 자체의 소음도 적지만, 프로펠러의 곡면 설계가 최적화되어 있어서 공기와의 마찰음이 최소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도 역시 개발비가 만만찮게 들어간다. 남은 하나의 방법은 RPM을 줄이는 것이다. RPM을 줄인다는 것은 별다른 기술이나 비용을 필요로 하지 않는 대신에 공기 의 유류량이 같이 줄어들어 버린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팬 자체의 직경을 크게 하는 것이다. 팬 자체의 직경이 크면, 낮은 RPM으로도 충분한 유류량을 만들어줄 수가 있기 때문에 냉각효율은 최대화하면서도 소음은 가급적 줄일 수 있다. (대신 케이스가 좀 커야 하겠지만)

파워서플라이를 장착할 수 있는 공간은 "리던던트 파워서플라이"를 장착하는 케이스답지 않게 작은 편임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여타의 제품들과 그 부분에 패널이 하나 더 있음을 볼 수 있는데, 리던던트 파워서플라이를 장착할 경우는 이 패널을 제거하고 장착하게 된다.

여기에 사용하는 파워서플라이는 보통 빅타워형 서버케이스에 사용하는 무식하게 큰 리던던트 파워서플라이가 아니라 일반 파워서플라이와 비슷한 크기에 작은 파워서플라이 2개를 담고 있는 미니 리던던트 파워서플라이가 사용된다. 미니 리던던트라지만 총 출력은 300W+300W 해서 600W나 된다.

이제, 내부 구조를 살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