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D 컨트롤

모니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화질이겠지만, 그 다음으로 중요시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OSD 컨트롤 부분이다. 모니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라고 할 수 있는 이 부분은 사용자가 모니터를 얼마나 편하게 사용하는가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이 제품의 OSD는 4개의 버튼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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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4개의 버튼은 2개씩 각기 메뉴의 선택과 메뉴의 설정을 담당한다. 이러한 4버튼 방식은 이미 미쯔비시와 뷰소닉 등의 모니터에 채택되어 있는 방식인데, 버튼의 수와 기능의 편리함에서 타협점을 찾는 과정에서 가장 최적화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버튼의 수가 많아지면 디자인 면에서, 그리고 설계 및 제작이 복잡해지며, 반대로 버튼의 수가 너무 적으면 사용하기가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많은 모니터 회사들이 여러 가지 시도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 OSD 버튼의 모양은 바뀌어 왔는데, 현 시점에서 가장 최적화되어 있다고 판단되는 두가지는 엘지 플래트론에 채택되어 있는 6버튼 방식과 미쯔비시나 뷰소닉에서 채택하고 있는 4버튼 방식이다.

이 모니터 역시 4버튼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다만, 구성이 아직 완벽하지는 않아서 처음에는 좀 당황할 수 있겠다. OSD의 내용은 다른 모니터에 비해서 좀 난해하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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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보다시피, 전체의 구성이 아이콘보다는 텍스트 위주로 되어 있으며, 단계의 구성이 모호해서 초보자들에게는 상당히 혼란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만, 여기서 높게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각 메뉴에 포함되어 있는 자동설정 기능이다. 자동설정 기능을 사용하면 지오메트리 등을 자동으로 정확하게 맞추어 주어서 상당히 요긴하다. 좋은 기능들은 많은데, OSD의 구성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깔끔하게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화질

아마도, 아니, 확실히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화질 부분일 것이다. 특히나 LCD라는 것은 CRT 모니터에 비해서 여러 가지 취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LCD 모니터는 화질 부분에 더더욱 신경이 쓰이게 된다. 일반적인 모니터에서 보는 디스플레이 특성은 포커스, 컨버전스, 핀쿠션 등인데, LCD 모니터에서는 그 구조적인 차이로 인해서 조금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LCD 모니터는 전자총을 쏘는 방식이 아니라 개개의 액정 셀을 트랜지스터를 이용해서 직접 컨트롤하므로 포커스, 컨버전스, 핀쿠션 등의 문제는 나타날 수가 없다. 대신에, 액정이 가지는 한계상 시야각에 대한 문제와 색상발현력, 잔상여부 등의 문제가 남아있게 된다.

컨버전스 테스트는 오른쪽 사진과 같다. R, G, B 각각이 얼마나 정확한 위치에 위치하는가를 테스트하는 항목인데, 위치가 정해진 트랜지스터 셀에 의해서 각각의 색상을 발현하는 원리를 사용하므로 문제가 생길 소지 자체가 없다.

다음은 포커스(초점)을 보아야 하는데, 이것 역시 전자총 방식의 CRT 모니터에서나 중요시되는 것이지, LCD에서는 측정 자체가 무의미하다. 일반적인 CRT 모니터의 화면에서 나오는 것은 전자총에서 쏜 빔이 화면에 초점을 맺는 방식인데 반해서 화면 자체가 발광하는 방식을 택하므로 초점을 맺고 자시고의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하나의 도트가 대단히 선명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포커스 부분이 이러하므로, 글자의 가독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면, LCD 자체의 특성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우선은 시야각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만 한다.. 요즘의 TFT 모니터들은 시야각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문제를 만들지 않고 있다. 원가문제로 인해서 DSTN을 많이 사용하던 시절에는 조금만 옆으로 틀어도 색상이 달라져 버렸으나 지금은 그러한 문제는 보기 힘들다. 대개의 고가형 TFT 모니터들은 좌우 각 80도씩, 총 160도의 시야각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제품은 그보다는 약간 좁은 각 60도 씩의 시야각만을 제공하고 있다. 시야각이 좁다는 것은 사용자가 조금만 다른 위치에서 모니터를 바라보아도 색상이 틀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상 모니터를 누가 60도를 넘는 각도에서 바라보겠는가? 일반적인 사용에서는 충분한 시야각이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필자가 사용하는 와중에서도 시야각으로 인한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색상에 대해서 민감한 사용자라면, 보는 각도에 따라서 약간씩 달라지는 색상이 눈에 거슬릴 수도 있다.

다음, 색상발현력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주관이 상당히 많이 개입되긴 하지만, 필자가 느끼기에는 상당히 좋은 색상을 보여주고 있었다.(LCD 치곤 그렇다는 소리다.) 컨트라스트 부분도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기에 무리가 없다.

다만, 이러한 특성들이 VGA 카드의 종류에 대단히 민감히 반응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 모니터는 TFT LCD 모니터이지만 D2D(Digital to Digital)을 위한 DVI(Digital Videl Interface) 단자를 지원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RGB 아나로그 시그널을 받아서 이를 다시 디지털로 전환해 주는 아나로그-디지털 컨버터가 필요하며, 이러한 전환과정에서 몇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은 비디오카드 자체의 필터가 좋지 않을 경우 글자에 잔상이 생긴다. 고스트 현상도 약간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Leadtek사의 S320II Ultra를 사용했을 경우는 글자들의 오른쪽으로 2픽셀씩 번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고, 시그마컴의 Cyber 4000을 사용했을 경우 글자들의 오른쪽 약 30픽셀쯤의 위치에서 약간의 고스트 현상이 나타났다. nVIDIA사 계열의 칩셋들이 램댁이 그다지 뛰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서의 민감성이 두드러지는 LCD 모니터에서는 그러한 점이 고스트 및 화면 번짐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이 비디오카드에서의 문제라지만 사실상 아나로그 디지털 컨버터 쪽에서 좀 더 확실히 필터링을 가해준 다거나 하는 식으로 조금만 더 신경을 써 주면 보다 뛰어난 화질을 얻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LCD의 반응속도를 보기 위해서 고속으로 화면이 변하는 어플리케이션들을 돌려보았는데, 잔상이 다른 LCD 모니터들보다 약간 많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퀘이크3의 플레이화면을 사진으로 잡은 것 중 일부. 잔상이 남는 것을 볼 수 있다.
큰 그림을 보려면 그림을 클릭.

결국, LCD 모니터라는 기준점에서 보았을 때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는 화질을 가지고 있다. 색상의 선명도와 컨트라스트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지만 그 이외의 부분에서는 약간씩 부족한 점이 눈에 띄고 있다.

사용자 편의성

요즈음 출시되는 다수의 LCD 모니터는 베이스에, 혹은 모니터 자체에 USB 기능을 내장하고 있어서 모니터가 하나의 USB로 동작하면서 허브의 역할까지 제공해 주고 있다. 하지만 이 모니터에는 USB기능이 제거되어 있다. 물론 DDC2B를 사용한 PnP 및 모니터 컨트롤 기능을 지원한다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그래픽카드의 지원이 따라줘야만 하기 때문에 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최근에 다 포함시키고 있는 기능인데도 불구하고 전혀 지원의 여지가 없다는 점은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이 모니터에서 특이하게 볼 수 있는 부분은 바로 틸트(기울임) 기능이다. 보통 10~20도 정도의 기울이을 제공해 주는데, 여기서는 상당히 큰 각도의 틸트가 가능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베이스가 작아서인지 어딘가 불안한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특히나 이 상황에서 모니터를 툭툭 건드리면 바로 뒤로 넘어질 듯한 모습을 보여서 앞서 지적했던 작은 베이스의 문제가 다시 드러나고 있다.

그다음, 같이 포함되어 있는 스피커를 보자. 스피커는 1W의 정격출력을 가지며, 모니터의 하단부 양쪽에 위치하고 있다. 스테레오 스피커라는 점까지는 좋은데, 정작 스피커의 볼륨조정 단자가 모니터에 위치하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볼륨을 조절하려면 소프트웨어 믹서상에서 조절해야만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조금만 더 사용자를 배려해주었으면 하는 부분이다.

스피커의 소리는 멀티미디어를 지향한다기 보다는, "소리가 나는구나"의 수준에서 만족해야 하는 정도라고 판단된다. 각 1W 씩이므로 큰 소리는 기대할 수 없으며, 소리가 커지면 음이 갈라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저음, 고음 강화 등의 옵션은 물론 없다.

마치면서

이 모니터는 전문가나 까다로운 사용자들에게는 만족스럽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LCD 자체의 화질에서도 다른 경쟁제품에 비해서 뛰어난 부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사용자 편의성에서도 그다지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다. 다만, 베이스가 작다는 점이 보다 적은 공간을 차지한다는 잇점을 주며, 이러한 점과 함께 스피커를 위해서 별도의 공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다는 점 등은 이 모니터가 사무용 시스템 시장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설득력있게 들린다. 전반적으로 뛰어나지는 못하지만 무난한 성능이라거나 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부분 등이 그러한 결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가격은 130만원 선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어차피 모든 자재가 국내에서 조달될 수 있으니만큼, 좀 더 저렴한 가격대에서 공급될 수 있다면 공간이 부족한 사무환경 등을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