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마컴 Cyber 4000 TV/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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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시그마컴은 예전 가산전자의 후신이다. 가산이 사라진 이후 가산전자의 엔지니어들이 모여서 새롭게 만들어낸 회사가 시그마컴이니만큼, 만들어내는 제품들이 지향하고 있는 방향 역시 이전에 가산전자가 만들어내던 제품들의 색채와 매우 유사하다.
일반적으로 가산전자 하면 통합카드를 먼저 떠올린다. 그만큼 국내시장에서 통합카드 하면 상당한 입지를 가지고 있었고, 그만큼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던 기업이었다. 이번에 리뷰하는 시그마 4000은 그러한 가산전자의 기술력이 그대로 녹아들어가 있다.

대개, 통합카드를 기피하는 이유는 그 성능에 있다. 이것저것이 모두 붙어있는만큼 성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여유가 빠듯하지 않은 이상 많은 사람들이 통합카드를 사용하기 보다는 성능이 좋은 비디오카드를 사용하고, 거기에 고가형 TV 수신카드를 얹어서 사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어떤 방식으로든 단점을 가진다. 스루패스 방식을 사용하였던 경우는 화질의 저하가 일어났었고, PCI 버스방식을 사용하는 경우는 PCI 버스에 과부하를 걸어서 시스템의 리소스 사용률이 높아질수밖에 없었다.
시그마 4000은 TV 및 라디오를 통합하고 있으면서도 TNT2 Pro 비디오 칩셋과 32MB의 메모리를 내장하고 있는 강력한 통합카드이다. 기존의 통합카드들이 저가형 비디오 칩셋을 내장하고 있던 것에 비하면 매우 큰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카드의 성능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자.
 

제품 포장상태 및 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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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패키징은 매우 깔끔한 느낌을 주고 있다. 제품의 번들은 예전에 비하면 상당히 간소화되었지만 그래도 꼭 필요하다 싶은 것들은 모두 포함하고 있다. 어차피 잡다한 시디들을 넣어봤자 사용하는 사용자는 극히 드물고, 더 좋은 기능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더욱 많기 때문에 올바른 선택으로 보인다. 박스가 다른 회사들의 박스보다 작은데(대개, 국내 제작사들은 박스가 작을 경우 싼 제품으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박스를 크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이 꽉 찬 내실있는 박스였다는 부분에서는 점수를 줄만 하다고 본다. 실제로 보통 비디오카드들의 경우 포함되어 있는 것이 매뉴얼 한권과 비디오카드, 번들시디 몇장 정도일 뿐이어서 박스 내부가 텅 비어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번들보다도 필자의 주의를 끄는 것은 리모콘 수신기였다. 나머지야 뭐 통합카드들이 늘상 그렇듯이 이런저런 케이블과 오디오/비디오 입출력을 위한 단자등 뻔한 것인데, 리모콘 수신기가 매우 작은 것이 특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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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통합카드의 생산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을 위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디자인이라는 면에서는 상당히 조악한 것이 현실이었다.(지금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본다.) 리모콘이나 리모콘 수신기의 경우는 특히나 컴퓨터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위치하는 것이며, 사용자들의 시선이 많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저가형이라는 느낌이 많이 드는 그러한 디자인이었던 것이 대부분이었다.
시그마컴의 리모콘과 수신기 역시도 큰 범주에서 보자면 그러한 범주를 못벗어나고 있지만 리모콘 수신기가 매우 작아져서 모니터 위에 올려놔도 그다지 불협화음을 만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는 점수를 줄만 하다고 본다. 그 외의 부분에서는 그다지 코멘트를 달 부분을 발견하지 못했다.
 

레이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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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를 보자. 전무후무한 TNT2 Pro 통합카드라.. 상당히 궁금했더랬으나 정작 카드 자체는 기존의 카드들과 별반 다를게 없었다. 이쯤 되면 GeForce 256을 사용한 통합카드라는 황당한 발상의 Cyber 5000에 대한 기대감도 약간씩 깎여나가기 시작하는데, 어쨋든, 왼쪽은 팬이 붙은 사진, 오른쪽은 팬을 떼어낸 사진이다.
이 시그마 4000은 한개의 보드와 한개의 비디오 입출력용 브라켓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드 위에는 커다랗게 TV/FM 튜너가 자리잡고 있고(이 TV/FM 튜너를 보다 작고 깔끔하게 만들 수 없는가라는 의구심이 들기는 하지만 그간 국내에 팔린 물건들이 다 그런것을 보아서 어쩔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튜너 제작사에서 가장 저렴하게 만드는 것이 그 크기 뿐이라던가하는……) 그 뒤쪽으로 TNT2 프로 칩셋과 32MB의 SDRAM이 자리잡고 있다. SDRAM은 6ns의 속도를 가지는 삼성전자의 메모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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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Mbit의 칩 4개로 32MB를 구현하고 있는데, TV/FM 튜너가 워낙 넓게 자리를 차지하고, A/V 브라켓을 위한 단자 등이 있어서 나머지 자리가 상당히 협소하다. 그 때문에 보드 자체는 그다지 깔끔해 보이지 못하고 오히려 약간은 혼잡스런 느낌을 주고 있다. 어지간한 비디오카드 하나에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 한구석에 몰려 있으니 자연스럽게 카드 자체는 꽤나 복잡해진다. 어찌되었던 카드의 크기를 더 이상 크게 하기는 어려울테니(카드 크기가 커졌다가는 설치에 애를 먹게하는 메인보드들이 요새 흔히 보인다. 케이스도 마찬가지이거니와. 설계를 좀 복잡하게 하는 한이 있더라도 카드의 크기를 이정도로 제한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별수 없었겠지만.위 사진에서 칩을 보면 알겠지만 TNT2 Pro 칩셋이다. 당연하게도, 시그마컴의 TNT2 Pro 32 카드가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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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FM 안테나 단자, TV 안테나 단자, 비디오 입력 단자이다. 그 외의 단자들은 별도의 브라켓으로 빠져나가 있다. 왼쪽의 그림이 바로 확장 브라켓인데, 왼쪽부터 사운드 입력단자, 리모콘 수신기 연결단자, SVHS 입력단자, 사운드 출력, 영상 출력 단자를 볼 수 있다. 외부 단자들은 순서대로 잘 배열되어 있으나 몇몇 단자의 모양이 같은 것이 있어서 사용자로 하여금 혼란을 줄 수 있겠다. 우선 TV 안테나 단자와 FM 안테나 단자의 모양이 같다. 어차피 FM 안테나를 제품에 번들시킬 생각이었으면 FM 단자의 모양을 조금 다르게 할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은 SVHS 입력단자와 리모콘 연결단자의 모양이 동일하다. A/V 보드 상에는 그 부분에 제 2 SVHS입력단자라고 써있는데, 설계시에 SVHS2로 설계되어 있는듯 하다. 다만, 실제 TV 사용시에 입력선택이 TV, CATV, VCR, SVHS의 4종류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SVHS2 입력으로 동작하지는 않는다. 그럴바에는 SVHS와 입력단자를 다르게 하는것이 좋지 않았을까 한다.
리모콘의 경우, 이 제품에서 가장 실망스런 부분이었다. 리모콘 수신단자는 괜찮았는데, 정작 리모콘은 "저가형/중소기업제품"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주는 모양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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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마컴측에는 대단히 미안한 말이지만, 리모콘의 모습은 마치 세운상가 등에서 볼 수 있는 싸구려 리모콘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TV 카드 자체와는 달리 리모콘이란 것은 외부에서 사용자의 시선을 직접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카드 자체의 디자인에는 엔지니어만 투입되면 되지만 그 외의 부분에는 전문 디자이너가 투입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의 현실을 직시하는 것 같아서 좀 서운한 기분을 떨쳐버릴수가 없었다.
구성 및 디자인에 대해서는 이것으로 줄이고 다음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