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설치

요즘 나오는 카드답게 PnP를 완벽하게 지원한다. 설치 방법은 메뉴얼에 그림과 함께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어서 초보자라도 쉽게 설치를 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매뉴얼이 부실한 하드웨어를 많이 접해왔었기 때문에 체르니의 자세한 설명서는 꼭 참견 많은 시어머니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부실한 종이 쪽지 한 장을 설명서라고 제공하는 제품들에 비하자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카드를 메인보드에 장착한 뒤 시스템의 전원을 넣고 Windows를 부팅시키면 PnP로 카드를 인식하게 된다. 드라이버 CD에 있는 FM801용 드라이버를 설치해준 뒤, DirectX를 설치하면 정상적으로 사용이 가능했다. 그 뒤에 거원 Z 오디오 및 야마하사의 소프트웨어 에뮬레이트 미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것으로 제공되는 드라이버 및 소프트웨어의 설치는 모두 끝내게 되었다. 드라이버를 설치한 뒤 장치관리자를 통해 드라이버가 설치된 상황을 살펴보았다. (그림 참조) 4개의 드라이버가 체르니 카드에 의해 새로 설치가 되었고, 레가시 입출력용 드라이버와 PCI 드라이버가 각각 2개씩 설치 되었다. 레가시 드라이버를 이용하여 Windows 상의 도스 호환모드에서도 정확한 작동을 하기 위한 배려인 듯 했다. 그러나 도스 호환 모드용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거의 없어진 현 시점에서 레가시 드라이버가 꼭 필요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레가시 드라이버에 의해 침식당할 시스템 자원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필자의 생각이 너무 쪼잔한 것인지는 몰라도...) 드라이버 설치시 레가시 드라이버의 설치를 선택사양으로 했었다면 하는 아쉬움을 느끼면서 IRQ와 DMA 등의 사용 상태를 체크해 보았다. IRQ의 경우 PCI 오디오용 드라이버가 하나, 그리고 레가시 오디오 드라이버가 각각 하나씩 IRQ를 점유하고 있었다. 필자의 쪼잔한 생각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IRQ가 부족한 시스템에서는 불난집에 부채질 하는 격으로 IRQ 부족 현상을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 IRQ 공유 기능에 의해 PCI 오디오 드라이버는 IRQ를 공유하여 별 탈 없이 동작을 하였다. (충돌없이 작동하는 것에 대해 감사...) 그리고 DMA는 레가시 드라이버가 하나 점유를 하고 있었다.

불행히도 Windows 2000 에서는 베타 드라이버만이 중도측을 통해 지원이 되었다. 참고로 ForteMedia 측에서는 필자가 글을 쓰는 이 순간까지 Windows 2000용 드라이버는 깜깜 무소식이다. 중도측에서 제공하는 Windows 2000 베타 드라이버는 어느정도 동작을 하였지만 결정적으로 4채널 아웃을 지원하지 않았다. 그리고 옵티컬 라인 아웃도 예상을 깨고 작동하지 않았다. (필자는 ForteMedia 칩셋의 디지털 아웃에서 나오는 신호를 옵티컬 라인 아웃이 다이렉트로 받아서 전송하는 것으로 예상했고 그렇기 때문에 칩이 작동만 하면 옵티컬 라인 아웃도 작동을 할 것으로 예상했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베타이기 때문에 정식버젼으로 업데이트가 되면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3. 테스트

MP3로 인코딩 된 곡들을 테스팅용 소스로 삼았으며, 디지털 출력을 확인하기 위해 Sony사의 휴대용 MD 레코더인 MZ-R50을 사용하였다. 프로그램은 기본 제공되는 거원 Z 오디오 4.7 MD 버젼과 Media Science사의 Sonique 1.3 을 이용하였다.

테스팅을 한 프로그램 중 중도에서 기본으로 제공한 거원 제트 오디오는 특별히 MD나 DAT 사용자를 위한 기능이 추가된 버전이다. 바로 곡간에 무음부를 넣는 기능인데, 곡 사이에 간격이 너무 좁으면 MD나 DAT가 녹음을 할 때 트랙을 정확히 잘라주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거원 제트 오디오는 프로그램 자체가 무음부를 넣는 기능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MD나 DAT 사용자가 음악을 녹음할 때 쉽게 녹음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번들로 제공되는 프로그램의 선택에도 꽤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이는 점이다. 그렇다고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이 프로그램이 MD나 DAT 사용자만을 위한 프로그램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오디오 및 비디오 포맷을 거의 다 지원하기 때문에 통합 미디어 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생각이 되며 이 장점 때문에 많은 사람이 기존의 프로그램에서 거원 제트 오디오로 사용 프로그램을 바꿀 것 같다. 그리고 리버브 및 3D 효과등이 지원되고 EQ를 조절할 수 있는 점도 일반적인 밋밋한 프로그램에 비해 좋은 점이라 말할 수 있다.

체르니 카드를 사용을 하면서 초점을 둔 것은 디지털 아웃 부분이다. 디지털 아웃은 체르니가 가장 강조하는 특징이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좋은 음질의 디지털 출력을 보여주었다. MP3 파일들을 약 40여곡 MD로 녹음을 하는 동안 잡음이 몇번 들렸지만, 모두 필자가 테스팅용 소스로 삼았던 MP3 파일 자체의 문제로 카드에서는 잡음이 전혀 없었다.

음질에 대해 평가를 하면, "최고급"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인 사용자의 귀(필자 포함)에 거슬리지 않는 소리를 출력하였다. 일부 저가형 사운드 카드에서 발생하는 고주파 노이즈나 접지 불량에 따른 노이즈는 들리지 않았다. 아날로그 출력을 통해 MD로 녹음을 했을때도 옵티컬 출력을 통해 녹음을 한 MD와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필자가 테스트하는 도중에 거슬렸던 점은 리어 출력이 약간 약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점과 필자의 Sony MDR-E838 이어폰(저급 이어폰을 사용해서 독자 여러분에게 죄송할 따름이다)을 사용해서 들을 때 고음부가 타 사운드 카드에 비해 약간 센 듯한 느낌이 들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정도는 심하지 않아서 사용하는데 별 지장은 없을 것 같다. (참고로 필자처럼 저음에 비해 고음을 좋아하는 사용자는 이 카드를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음질과 음 색상에 대한 평가는 다분히 주관적인 평가이며, 평가하는 사람의 차이 뿐만 아니라, 평가하는 사람 개인의 컨디션 차에 의해서도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이 있기 때문에 개인별로 다른 평가가 나오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필자의 평가가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3D 효과 및 4 스피커 지원은 가격을 생각하면 정말 훌륭하다고 평을 하고 싶다. 포르테 미디어 제어판에서 3D 효과 및 4 스피커 지원을 컨트롤 할 수 있는데, 프로그램의 구조가 어렵지 않고 사용하기 편한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프리셋트 된 3D 잔향효과도 꽤 좋은 입체감을 주었다.

미디의 경우는 FM801 칩셋의 하드웨어적 한계에 의하여 소프트웨어적으로 에뮬레이팅을 하는 방식을 채용하고 있었다. FM801 칩 자체가 하드웨어적으로 미디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FM 사운드로 에뮬레이팅을 해 주기는 하지만...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Yamaha 사의 소프트웨어 미디를 설치하면 꽤 좋은 음질의 미디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그렇지만, 소프트웨어 에뮬레이팅 방식이기 때문에 CPU 점유율이 조금 높은 편이었다. MS의 미디어 플레이어를 이용하여 미디 파일을 연주할 때 Pentium III 500MHz 시스템에서 CPU 점유율이 평균 약 10% 정도 올라갔다. 필자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았을 때의 쇳소리 FM음을 듣느니 차라리 10% 정도의 CPU 점유를 택하기로 결정하였다. (결정적으로, 필자는 미디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는 게임을 많이 하기 때문에... #_#) 참고로 야마하사의 소프트웨어 미디음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XG 인증서가 동봉되어 있다.

4. 불편하거나 고쳤으면 하는 점

먼저 기판에 프린팅 되어 있는 SPDIF 단자의 기능 조절 점퍼인 S2 점퍼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시급히 고쳐져야 할 점이다. 기판에는 S2 점퍼를 이용하여서 SPDIF 단자를 In이나 Out 단자로 전환 가능하다고 프린팅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S2 점퍼 위치에 아무것도 없어서 Out 기능만 사용을 할 수 있었다. (필자가 받은 카드가 시판용 버전이기 때문에 이 버그는 다음번 생산 버전에서나 고쳐질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으로는 옵티컬 라인 아웃의 소스를 결정하는 점퍼도 고쳐졌으면 한다. CD-ROM 드라이브에서 나오는 디지털 사운드나 카드에서 나오는 사운드 둘 중 하나만을 광출력 단자로 출력을 할 수 있고, 그것도 점퍼로 결정을 하여야 한다. 만약 사운드 카드에서 나오는 소리를 광출력 단자를 이용하여서 녹음을 하다가 CD-ROM 드라이브에 있는 CD의 소리를 녹음할 경우 불편하게 케이스를 열어서 점퍼를 조작해야 한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 점퍼의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고, 거기에 두 소스를 믹싱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광출력 단자의 높이가 브라켓에 비해 높아서 옆 슬롯에 장착되는 카드를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바로 옆 슬롯에 같이 제공되는 미디 포트용 브라켓을 장착한다면 별 문제는 없겠지만, 슬롯이 꽉 차는 시스템에서는 설치하기가 상당히 곤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의 빨간색 부분이 브라켓에서 튀어나온 부분이다.) 필자도 예전에 동일한 Toslink 송신기를 이용하여 광출력 모듈을 만들었을 때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던 점이었다. 튀어나온 윗 부분이 나사못으로 송신기를 고정시키는 구멍이기 때문에 돌출부에 의해 설치에 곤란을 겪는다면 잘라내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단, 송신기 몸체가 파손되지 않도록 주의하기 바란다.) 그리고 중도측에서는 다음번 생산 버전부터는 윗 부분의 고정용 나사 구멍이 없는 송신기를 사용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마치면서

이 카드는 높은 가격대 성능비를 보여주는 사운드 카드로 저가격으로 4체널 서라운드 시스템을 구성하려고 하는 사용자나, MD 혹은 DAT 같은 디지털 음향기기와 컴퓨터를 연결하려는 사용자에게 알맞은 카드라고 할 수 있다. 비슷한 기능의 외국산 사운드 카드에 비해 월등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성능이 저가격 기기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좋아서 앞으로의 전망이 좋다고 볼 수 있다. 필자의 아주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평가는 "오랜만에 돈값하는 물건이 국내에서 하나 나왔네."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에뮬레이션 미디는 이 카드의 아킬레스 건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전문적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미디 음악을 즐기고 싶은 사용자는 이 카드를 선택하기 전에 생각을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하드웨어적인 결점을 소프트웨어로 완벽하게 커버를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일반적인 사용자에게는 충분한 미디 성능을 보여주므로 (다만, CPU 점유가 조금 높아서 문제이지만) 일반적인 사용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제품의 몇가지 보완점은 되도록 빨리 수정이 되었으면 한다. 특히 기판의 프린팅 미스라던지, 옵티컬 라인 아웃 단자의 높이는 시급히 고쳐야 할 점이다. 필자의 경우 체르니 카드를 장착하기 위해 옆 PCI 슬롯을 하나 비워야만 했다. PCI 슬롯에 여유가 없는 사용자들에게는 큰 문제일 것이다. 사용자의 작은 불편이 제품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준다는 진리를 중도측에서 빨리 깨닫고 개선을 하였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체르니 시리즈로 사운드 카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굳힌 중도전자의 계속적인 발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