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PC 케이스와 이별을 결심하다.  

                 WD 외장형 HDD 1600B008

                                               enigma76 (enigma76@hanmail.net)

  머리말

 하드디스크라는 말을 처음 접했던 것은 1989년 가을로 기억됩니다. 당시 KBS 중학생 퀴즈라는 퀴즈 프로그램에서 당당히 3관왕을 차지한 형님이 부상으로 타온 갑일전자의 8088 XT에는 달랑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만 달렸었고, 플로피 디스크 만으로도 그 당시 유행하던 남북 전쟁이라던지 삼국지1 등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당시 5.25인치 방식의 2D 플로피디스크에는 360KB의 용량을, 2HD 플로피디스크에는 1.2MB의 용량을 저장할 수 있었습니다. 한동안 그렇게 플로피 디스크만으로 게임을 하던 우리 형제에게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이하 하드디스크)란 존재는 갖고 싶었지만 가질 수 없는 요원한 존재였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당시 하드디스크의 가격은 20MB 용량이 무려 30만원을 호가했고 이는 당시 물가로 계산할 때 어마어마한 가격이었습니다. 결국 구입하지는 못했지만 그 이후로 286, 386 PC를 계속 사용하면서 하드디스크는 저에게 친숙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15년 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PC의 발전속도는 광음(光音)과 같아 뒤돌아보지 않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해왔고, 그 결과 현재의 PC는 불과 10년전 아니 5년전보다도 수십배 빠르며 놀라운 퍼포먼스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하드디스크 또한 PC의 발전과 더불어 급속한 발전을 이루어 15년 전에 20MB의 하드디스크를 살 돈이면 현재는 200GB가 넘는 하드디스크를 살 수 있습니다. 단위도 MB에서 GB로 1000배가 뛰어 버리고 성능 또한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좋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주기억장치인 하드디스크를 보조할 수 있는 보조기억장치인 광학드라이브의 발전도 괄목(括目)할만큼 발전하였지만 최근의 데이터의 용량은 MB 단위를 넘어서 GB 단위에 이르렀을만큼 거대해졌습니다. 수십GB의 자료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보조기억장치인 광학드라이브로는 부족하며 기존에 많이 사용했던 하드랙이나 하드디스크를 외장형 케이스에 넣어 사용해야 합니다.

 기존에 많이 사용하던 하드랙은 똑같은 하드랙을 두 개 이상 구입하여 이동하고자 하는 PC에 미리 설치해 두어야 사용할 수 있으며 하드랙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PC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또한 하드디스크를 외장형 케이스에 넣어 사용하려면 하드디스크와 외장형 케이스를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릅니다. 요즘 가장 많이 사용되는 3.5인치 외장 케이스를 구매하려면 적어도 7만원 이상은 들여야 괜찮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외장 케이스에 사용된 칩셋에 따라 성능 또한 들쑥날쑥한 것도 소비자들로 하여금 고민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하드디스크 제조업체가 외장형 케이스에 하드디스크를 장착하여 출시하면 되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과거에 M 아무개 사가 외장형 케이스에 하드디스크를 담아 출시한 적이 있었지만 외장형 케이스의 크기가 너무 컸고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웨스턴디지털(http://www.wdc.com)의 외장형 하드디스크인 WD1600B008은 아담한 사이즈에 강력한 성능을 지니며 가격 또한 합리적인 진정한 외장형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라 할 수 있습니다.

  허리말

  외관 상태

 박스 전면에는 USB 2.0 방식의 160GB 용량의 외장 하드디스크임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이 제품은 160GB 용량이며 웨스턴디지털의 외장 하드디스크 라인업은 40GB, 80GB, 120GB, 160GB 총 4종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80GB, 120GB, 160GB 이 세 모델만 유통될 것이라 합니다. 박스 전면 하단부에는 데이터 보호를 위한 설계라는 설명이 영어,중국어,한국어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박스의 뒷면에는 제품의 특징이 역시 영어, 중국어, 한국어 3개 국어로 표기되어 있으며, 제품의 활용 범위가 간단한 그림으로 소개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스의 양 사이드면에는 WD1600B00의 내용물 구성과 권장 PC 사양이 역시 3개 국어로 적혀 있습니다. 영어,중국어,한국어가 나란히 적혀있는 걸 보니 뿌듯합니다. 참고로 제품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제는 박스를 열고 제품에 대해 본격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품의 전면에는 웨스턴 디지털 로고와 제품의 상태를 알려주는 L.E.D 표시등이 2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제품의 각 모서리는 라운딩 처리되어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외장 케이스에서 일반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별도의 전원 스위치가 보이지 않습니다. 외장 어댑터 전원 을 연결하면 바로 하드디스크에 전원이 들어가게 되어있는 구조입니다.

 제품의 후면에는 좌측으로부터 도난 방지를 위한 켄싱턴 락 홀(Kensington Lock Hole), USB 연결 포트, 전원 어댑터 연결 포트가 위치하고 있습니다.USB 포트는 USB 1.1/2.0방식 모두 지원하고 있습니다. USB 2.0 방식을 사용하려면 메인보드에서 USB 2.0 방식을 지원하거나 USB 2.0 지원을 위한 PCMCIA 또는 PCI 방식의 카드를 별도로 구입하셔야 합니다.

 외장 케이스는 직사각형 모양이 아닌 약간 비대칭적인 사각형 모양이며 우측 사이드에는 하드디스크의 효과적인 발열을 위한 홈이 파여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좌측 사이드에는 발열을 돕는 별도의 홈이 없었음을 말씀드립니다.

 바닥면에도 하드디스크의 효과적인 발열을 위해서 홈이 파져있으며 모델 넘버와 시리얼 넘버 그리고 제품이 인증받은 규격들의 종류가 표시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미끄럼 방지를 위해서 바닥의 사방 가장자리에 미끄럼 방지장치가 되어 있습니다.

 제품을 올바로 사용하기 위해서 동봉되어 있는 사용자 설명서를 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역시 영어, 중국어, 한국어로 설명이 되어있습니다.

 제품에 전원을 연결하면 전면의 L.E.D 표시등에 연두색 불이 들어옵니다.

 하드가 동작을 시작하게 되면 연두색 불이 들어와있는 가운데 하단 L.E.D가 빨갛게 점멸되면서 동작상태를 표시하게 됩니다.

 워밍업을 위한 시험 동작을 해본 결과 웨스턴 디지털 하드디스크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고주파 소음은 들리지 않았으며 기본적인 소음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 정숙한 동작을 보여주었습니다. 본격적인 WD1600B00의 성능 테스트를 위하여 유사한 스펙의 하드 디스크와 외장 케이스를 입수하였으며 제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게이트 바라쿠다 7200.7 160GB 버퍼 2MB, 7200RPM

 웨스턴 디지털 관계자에게 문의한 결과 WD1600B00의 내부에는 동사의 160GB 7200RPM의 스펙을 가진 WD 1600BB가 탑재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동일한 하드디스크를 구하기 위하여 여기저기 수소문했으나 실패하고 그나마 가장 비슷한 스펙을 가진 시게이트의 바라쿠다 7200.7 160GB를 입수하였습니다. 이 제품의 스펙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벤토스 3.5" 외장케이스 SI-35 (Black, USB2.0)

 벤토스 3.5" 외장케이스 Sl-35는 가장 최근에 출시된 제품이며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하다 하여 입수하게 된 제품입니다. USB 1.1/2.0 방식을 지원하며 제품의 자세한 정보는 여기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제품의 내부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어댑터는 제품 본체에 내장하고 있어 별도의 어댑터가 필요없으며 효과적인 발열을 위하여 본체 내부에 철판을 덧대었습니다. 조립을 위해서는 간단하게 옆면의 쫄대를 채워주는 것만으로 설치가 완료되었습니다.(아래 그림 참조)

 그렇다면 본격적인 테스트를 시작하기 전에 두 제품을 사진상으로 간단히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벤토스 SI-35는 전면에 전원 스위치가 있는 반면 WD1600B00는 별도의 전원 스위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높이는 WD1600B00가 약간 높은 편입니다.

 제품의 길이는 WD1600B00이 약간 긴 편입니다.

 효과적인 발열을 위해서 WD1600B00는 옆면에 홈이 파여있는 반면 벤토스 SI-35는 별도의 홈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제는 제품을 실제로 PC에 연결하여 간단한 테스트를 통하여 제품의 성능을 확인할 것입니다. 실제적인 테스트에 사용된 테스트용 PC의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원을 연결하고 제품을 PC에 연결한 후 내 컴퓨터를 통해 살펴본 화면입니다.

                                   WD1600B00

                          시게이트 - 벤토스 외장 케이스

 WD1600B00의 경우 모델명과 비슷하게 표시가 되지만 시게이트- 벤토스 외장케이스는 단순히 새 볼륨이라고만 표시가 되는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용량은 두 제품 모두 포맷 후 용량인 149GB가 정확히 표시되고 있습니다.

 장치 관리자에서는 다음과 같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A)  WD1600B00

  (B) 시게이트 - 벤토스 외장 케이스

 두 제품 모두 원 하드디스크 명이 표시되면서 뒤에 붙은 USB Device라는 말로 USB 장치임을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전송속도

 다음으로는 파일 전송 테스트를 통하여 실제 전송 속도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하며, 테스트에 사용된 샘플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 용량 : 30GB, 파일 수 : 84개

                          (나) 용량 : 16GB, 파일 수 : 16000개

 테스트는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었고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테스트 결과 WD1600B00가 읽기와 쓰기 모든 부분에서 시게이트 - 벤토스 외장 케이스를 압도했으며 특히나 대용량 파일 쓰기에서 4분이라는 압도적 차이를 보이며 놀라운 성능을 과시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온도

  파일 전송 테스트 직후 디지털 온도계를 이용하여 각각의 온도를 재보았습니다. 온도는 테스트 후 3분 후에 측정하였으며 윗판의 온도와 밑판의 온도를 모두 측정하였습니다. 

 WD1600B00의 측정 온도가 시게이트 - 벤토스 외장 케이스의 측정 온도보다 높은 것은 그만큼 WD1600B0의 외장 케이스가 내부의 열을 외부로 그만큼 효율적으로 잘 배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시게이트 - 벤토스 외장 케이스의 표면 온도는 높지 않으나 테스트 후 외장 케이스를 분해하여 하드디스크를 꺼냈을 때 자칫하면 화상을 입을 정도로 하드디스크의 표면 온도가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산드라 2004 파일 시스템 벤치마크(File System Benchmark)

  시스템의 기본적인 성능을 알아볼 수 있는 산드라 2004의 세부 항목 중에는 하드디스크의 성능을 알아볼 수 있는 파일 시스템 벤치마크 항목이 있습니다. 파일 시스템 벤치마크 항목을 통해서 각기 성능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WD1600B00

 시게이트 - 벤토스 외장 케이스

  우선 드라이브 인덱스 부문에서 21107KB/S 대 20712KB/S 로 웬디의 승리를 시작으로 랜덤 읽기 , 버퍼 쓰기를 제외하고는 WD1600B00의 승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드 태크(HD Tach) Ver 2.70 

 하드 디스크의 성능을 체크하는 유명한 도구인 하드 태크를 통하여 하드의 성능을 살펴보았습니다. 버전 2.61에서는 USB 외장형 하드디스크가 잡히지 않아서 버전 2.70을 통해 읽기 기능만을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WD1600B00

  시게이트 - 벤토스 외장 케이스

  시퀀셜 스피드에서는 WD1600B00가 큰 기복 없이 꾸준한 전송률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 시게이트 - 벤토스 외장 케이스는 WD1600B0보다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낮으면 낮을수록 우수한 랜덤 억세스 타임에서도 WD1600B0는 시게이트 - 벤토스 외장 케이스보다 1.3ms 더 빠른 성능을 보여주었으며, 순간 읽기 속도에서도 초당 2.9MB의 우위를 보여주었습니다.다만 아쉬운 점은 CPU 점유율부문에서 WD1600B00가 시게이트 - 벤토스 외장 케이스보다 거의 두 배 정도 점유율이 높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 점은 펜티엄4 이상급(AMD 애슬론XP 포함) 의 PC를 사용하는 사용자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점이라 생각합니다.

   다리말

 부가적으로 진동이나 소음은 두 제품 모두 상당히 안정적이고 정숙한 모습을 보여주어서 별다른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외장형 제품인만큼 소음이나 진동문제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기에 주의를 기울여 점검을 해보았지만 두 제품 모두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WD1600B00의 내부를 볼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다음 테스터를 위해서도 그랬고 혹시나 제품을 개봉했다가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여지를 만들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별도의 전원 스위치가 없다는 점도 제품에 대한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외장형 하드는 밖으로 드러나는 제품이기에 성능과 외적인 디자인 모두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인데 이 제품은 매우 성공적인 제품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테스트에서도 드러났지만 단순히 하드디스크와 외장형 케이스를 합쳐놓은 것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는 WD1600B00는 제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잠재적 구매자나 제품을 이미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 모두에게 괜찮은 제품이라 생각합니다. 좀 더 시간이 지나 200GB 이상의 대용량 외장 하드가 등장한다면 개인사용자뿐 아니라 기업 고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좋은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하여 주신 테크노아와 웨스턴디지털코리아 담당자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The show Must Go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