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테스트

스피커를 모두 설치한 다음 전원을 연결하고 전원 스위치를 올리면 약간의 '퍽'소리와 함께 스피커가 켜진다. 아무것도 재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볼륨을 조금 높이니 작게 화이트 노이즈가 들린다. 하지만 이정도 가격대의 스피커에 있어서 그정도 화이트 노이즈는 충분히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다.

테스트 시스템 사양

MP3 및 음악CD 감상

평소에 즐겨 듣는 곡들을 중심으로 음악 감상을 해보았다. 필자는 특별히 한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좋아하는 곡들만 모두 모아놓고 주크박스처럼 만들어서 듣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일단 결과만을 놓고 보자면, Arena 675는 음악감상에 있어서는 조금 부족한 편이다. 2.75"의 유닛을 사용하는 위성에서 나오는 소리는 전반적으로 고음에 좀 더 치우쳐있는 듯한 경향을 보인다. 5"유닛을 사용하는 서브우퍼에서 위성의 부족한 저음을 잡아주기는 하지만 중음부분이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정도 가격대에서 이 이상의 성능을 바라기는 조금 무리라고 생각된다. 게다가 원래 5.1채널 스피커는 음악감상용으로 최적화된 것이 아니기에 이정도면 평균점을 줄만 하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되는 것이, 위성의 출력에 비해 우퍼의 출력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서브우퍼의 크기로 보아 좀 더 중량감있는 저음을 기대했지만, 우퍼 볼륨을 최고로 올려도 위성의 출력에 비해서는 확실히 모자란 점이 느껴진다. 저음부분은 음악감상 외에도 게임이나 5.1채널 스피커의 주 목적인 영화감상에 있어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상당히 아쉽게만 느껴지는 점이다.

영화(DVD/Divx)감상

테스트에 사용한 영화는 스타워즈 Ep.1:보이지 않는 위협(DVD)과 진주만(Divx)이다. 둘 다 5.1채널로 감상시에 가장 최적인 영화들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1의 가장 백미인 포드레이싱 장면에서는 넓은 평지서 양쪽이 막힌 계곡 사이로 들어가는 느낌, 각종 기암괴석들을 스치듯 지나치는 느낌, 사막부족이 뒤쪽에서 총을 쏘는 소리 들이 각각의 방향에서 실감나게 들리고 있었다. 진주만에서도 역시 사방에서 터지는 각종 포성과 폭발음, 기총 발사음들이 필자를 감싸듯이 들려온다. 두편의 영화 모두 주요 대사는 센터에서 제대로 나오고 있었으며, 음의 이동성/분리성 등 역시 제대로 이뤄지고 있었다. 이정도면 5.1채널 스피커로서의 기본은 확실히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음악감상 부분에서도 밝혔듯이 우퍼의 출력이 조금 부족해서인지 각종 폭발음같은 소리에서 박진감이 떨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Game플레이

게임 플레이 테스트는 Need For Speed:UnderGround와 Call of Duty를 각각 플레이해 보았다. 두 게임 모두 최신의 다채널 사운드 효과(EAX)를 본격적으로 지원하는 게임들이다.

니드 포 스피드에서는 다른 차들을 스치듯이 추월하는 소리, 다른 경쟁 차들의 엔진소리, 벽에 부딛치는 소리들이 시시각각 각 방향에서 확실히 들리고 있었으며, 콜 오브 듀티에서는 전장에서의 병사들의 외침소리와 총소리, 각종 폭발음등이 사방에서 들려온다. 두 게임 모두 마치 현장 한가운데에서 직접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니드 포 스피드의 경우 강력한 비트들이 주종을 이루는 뛰어난 배경음악들이 우퍼의 출력 부족으로 인해 그 느낌이 완전히 전달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 하지만 저음이 부족한 점 외에는 게임 플레이에도 충분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정도면 5.1채널을 맛보기엔 충분하다!

요즘들어 많이 쓰는 메인보드 내장형 사운드만 해도 5.1채널을 기본으로 지원하고, DVD나 인터넷 상에서 다운 받는 영화들도 5.1채널 이상을 지원하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5.1채널 스피커의 수요 또한 적게나마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5.1채널 스피커에 본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그리 쉽지많은 않다. 특히 5만원 이상의 지출이 예상된다면 그 손은 더욱 움츠러 들 수 밖에 없다.

Labtec Arena 675는 가격상으로만 따졌을때 저가의 보급형에 속하는 제품이다. 초창기의 5.1채널 스피커가 10만원을 가볍게 웃돌았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파격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가격이다. 사실 스피커는 가격대 성능비가 상당이 뚜렷한 주변 기기중 하나이다. 가격이 비싸지는 만큼,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당연하다면 당연한 말이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비싼 스피커를 덜컥 구입하기에는 비용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 Arena 675는 저렴한 가격으로 5.1채널이 어떤 것인지를 충분히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이다. 비록 몇가지의 단점(볼륨 조절부의 위치, 우퍼의 약한 출력 등)이 있기는 하지만, 5.1채널 스피커로서의 기본적인 능력은 충분히 발휘하는 만큼 처음 5.1채널 스피커를 접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없이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무엇보다 크다.

영화와 게임를 좋아하지만 스피커에 들어가는 비용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있어서 Labtec Arean 675는 하나의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