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첫 번째 듀얼코어 프로세서인 펜티엄 XE 840 모델의 성능은 앞서 살펴본바 있다. 개개인마다 의견의 차이는 있겠지만 한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실행되는 멀티쓰레드/멀티테스킹 환경에서는 분명히 싱글코어 프로세서에 비해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듀얼코어 프로세서가 멀티테스킹 환경하에서 놀라운 성능을 발휘하더라도, 곧바로 시장의 흐름이 듀얼코어 프로세서의 등장을 반기고 대중화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시장의 섭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인텔은 서두르지 않는다. DP/MP 서버 시장은 다른 이야기이지만, 데스크탑 및 모바일 시장을 위해서는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함께 싱글코어 프로세서 로드맵을 분리하여 각각의 시장이 함께 성장해 나갈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프리젠테이션 자료에 나와있는 Cedar Mill 프로세서는 그러한 다원화된 인텔의 마케팅 정책을 확실히 느낄수 있는 제품군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Cedar Mill 프로세서는 현재의 LGA775 타입의 프레스캇 프로세서와 상당히 많은 부분의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두 프로세서는 EM64T 기능 지원, HT 기능 지원, XD bit (Execute Disable Bit) 기술 지원, LGA775 타입 프로세서라는 점에서는 명백히 동일한 특성을 제공한다.

한가지 다른점이 있다면 프레스캇 프로세서는 90nm 제조공정을 거친 모델이라는 점이고, Cedar Mill 프로세서는 65nm 제조공정을 거치게 될 모델이라는 점이다. 물론 Cedar Mill 프로세서는 아직 개발중이 모델이기 때문에, 향후 새로운 특징이 추가될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프레스캇 프로세서의 개량형 버전이 될 가능성이 높은 모델이라 말할 수 있다.

Cedar Mill 프로세서는 제조공정의 향상으로 발열량이 줄고, 그만큼 더 높은 클럭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프레스캇 코어에서는 힘들었던 4GHz 클럭의 벽을 깨부술 확률이 높은 프로세서라 말할 수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듀얼코어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 클럭을 올림으로써 더욱 향상된 성능을 제공할 프로세서가 바로 Cedar Mill 프로세서라고 생각된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인텔은 이와같은 이원화된 제품 공급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듀얼코어를 채택한 펜티엄 XE 840 프로세서는 분명 멀티쓰레드/멀티테스킹 환경하에서는 탁월한 퍼포먼스를 자랑하였지만, 일반적인 싱글쓰레드 동작하에서는 펜티엄4 EE 3.73GHz 모델의 성능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남은 것은 소비자들의 선택이다. 개개인의 필요에 따라 특정 사용자는 싱글쓰레드 환경하에서 최상의 성능을 제공하는 고클럭 프로세서가 필요할 수도 있고, 또다른 사용자는 다양한 프로그램 실행환경에서 부드러운 멀티테스킹 성능을 제공하는 듀얼코어 프로세서가 필요할 수도 있다. 각각의 시장에 맞게 인텔은 분리된 프로세서 공급정책을 취하고 있으므로,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하라는 것. 그것이 현재 인텔이 취하고 있는 차분한 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인텔과 AMD 의 데스크탑 듀얼코어 프로세서 가격비교

그렇다고 인텔이 듀얼코어 프로세서의 대중화에 신경을 쓰고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현재 웹상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일반 데스크탑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게 될 듀얼코어 펜티엄 D 프로세서의 가격은 $241 (한화 24만원선) 부터 $530 (한화 53만원선) 의 가격이 책정된다고 알려져 예상보다 상당히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MD 의 데스크탑 듀얼코어 프로세서인 Athlon 64 X2 프로세서가 최저 $537 (한화 53만원) 의 가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본다면 상당한 장점으로 부각되는 셈이다. 물론 인텔과 AMD 의 듀얼코어 프로세서는 기본적으로 아키텍쳐 및 스펙이 다르고, 성능 또한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어쨌든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선 역시 보다 저렴한 가격을 가진 듀얼코어 프로세서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텔의 공격적인 가격정책은 펜티엄 D 프로세서의 대중화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는 특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인텔의 듀얼코어 프로세서가 대중화 되기 위해선 몇가지 넘어야할 과제가 있는것은 사실이다. 일단 이 새로운 프로세서를 사용하기 위해선 새롭게 공개된 955X Express 칩셋을 장착한 메인보드나, 앞으로 공개될 945 Express 칩셋을 장착한 메인보드, 혹은 NVIDIA 의 nForce4 SLI 인텔 에디션 칩셋을 장착한 메인보드를 구입해야한다는 점이다. 사실상 이 새로운 칩셋들을 장착한 메인보드는 최신제품으로서 20만원대 이상의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에, 역시 소비자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요소가 아닐수 없다.

물론 펜티엄 D 프로세서는 그러한 소비자들의 입장를 고려하여 상당히 파격적인 가격이 책정되어 부담을 덜어주고 있지만, 어쨌든 보다 경제적인 부담이 적은 듀얼코어 프로세서 시스템을 갖추고 싶다면, 조금은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새로운 칩셋을 채택한 메인보드들이 현실적인 가격대를 가지게 될 시기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AMD 의 Athlon 64 X2 프로세서 역시 경쟁력 상승을 위해 상당한 폭의(?) 가격인하를 할 가능성이 보이므로 역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야, 이 두 업체의 숙명어린 대결이 시장에 어떠한 결과를 가지고 오게될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자, 어쨌든 최종적으로 뚜껑은 열렸다. 인텔은 인텔 나름대로의 솔루션과 전략을 내놓았고, AMD 는 역시 나름대로의 전략과 제품을 내놓았다. 항상 그렇지만 남은 것은 소비자의 선택이다. 아무쪼록 두 회사가 공정한 경쟁과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기를 바라며, 이상으로 인텔의 첫 번째 듀얼코어 프로세서인 펜티엄 Extreme Edition 840 프로세서에 대한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