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 모니터에 대해 관심없이 지내다가 한 대 구입하려고 값을 알아본 사람들 대부분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2년전 만해도 100만원에 이르던 19인치 LCD 모니터를 단돈 30만원에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패널 성능도 당시 100만원 하던 제품과 비슷하거나 더 좋아졌다. 이제 'LCD'냐 'CRT'냐하는 해묵은 논란은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능 좋고 값싼 LCD 모니터를 구입하기 위한 계획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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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로 부터 시작된 LCD 모니터의 가격 파괴 바람이 대기업까지 거세다. 현재 19인치 LCD 모니터는 값이 급격히 떨어져, 이제는 장만해야 할 첫번째 하드웨어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몇 달간 중소업체와 많은 유통업체들이 수많은 LCD 모니터를 쏟아냈고, LG와 삼성까지 저가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렇게 LCD 모니터 시장을 저가형 시장으로 몰고가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대만 패널 제조사들의 약진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만 1-2위 업체 LCD 패널 생산량 늘려
지난해 패널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채산성이 악화되었던 대만 LCD 업체들의 약진이 시작되었다. 대만 LCD 패널 업체들은 최근 잇따라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정부의 전폭적 지지 하에 LCD TV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해, 한국 LCD 패널 제조사를 맹추격하고 있다.

특히 7세대 규격에서 세계 2위 업체인 LG필립스LCD와 공조가 이뤄져 연합 전선을 구축했고, 대대적인 원가 절감 효과를 바탕으로 1위 삼성에 대한 견제을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 한국과 대만 간 대형 LCD 패널 월간 판매량 격차는 작년 말까지 100만개에 달했으나, 올해 1월 49만대, 2월 40만대에 이어 3월에는 22만대까지로 좁혀져 양적인 측면에서 대만의 선전은 대단한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패널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로 대만 LCD 업계에서는 투자를 지연하고 축소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현재는 대만 업체들 대부분이 공격적인 투자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대만 1위 업체인 AUO는 11억 달러를 들여 내년 4사분기 부터 3만장 생산 규모의 7세대 가동에 본격 돌입할 계획을 세웠다. 이와 함께 올해 3월 양산을 시작한 6세대의 경우 연말까지 월 6만장 규모로 풀가동할 것으로 여겨진다.

대만 2위 패널 제조 업체인 CMO는 공장을 풀 가동할 때 월 생산량 12만장을 목표로 올해 1월 가동에 들어간 5.5세대에 월 6만장 규모를 추가 투입하기 위해 6억3천4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특히 2006년 말 5.5세대 생산량을 월 18만장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올해 2분기부터 7세대 건설을 시작, 2007년 2분기부터 월 3만장 규모로 1단계 양산을 시작하되 5세대(1100×1300㎜)라인도 2006년 4분기부터 가동, 7세대 가동 이전까지 42, 47인치 등 TV용 대형 패널 수요에 적절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한스타는 올해 1사분기 5세대 가동을 시작, 17, 19인치 모니터와 대형 LCD TV 용 패널 위주로 제품 라인업을 재편했고, 2006년께 6세대 장비를 입고할 예정이다. 콴타와 CPT도 올해 2사분기, 4사분기 각각 6세대 양산에 시동을 건다.

대기업 17인치 값 인상 대세는 19인치
대만 업체들의 LCD 패널 양산으로 인해 국내 17인치와 19인치 모니터 값은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지난 달부터 LG전자, 삼성전자 등이 보급형 17인치 LCD 모니터 값을 3~5만원 가량 떨어트려 중소기업 LCD 모니터들과 경쟁이 시작되었다.

특히 그동안 대기업 17인치 LCD 모니터는 40만원대를 유지하면서 중소기업 제품과 차별화되는 가격 정책을 취해 왔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적게는 2만원 많게는 6만원 가량씩 값을 내려 중소기업 LCD 모니터와의 가격차를 점차 좁히고 있다.

삼성전자 보급형 17인치 LCD 모니터 싱크마스터 177N은 지난 1월 인터넷 최저가를 기준으로 40만원에 육박했으나 현재 35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LG전자 L1720B 플러스도 올해 초 40만원에 비해 6만원 가량 하락한 34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처럼 대기업 보급형 제품 가격 하락에 국내 중견 기업과 중소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부 저가 제품을 제외하면 대부분 제품이 대기업의 브랜드 제품과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전국적인 사후관리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부터 도입하고 있는 무결점주의 등을 고려하면 실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볼 수도 있다. 관련 업계는 중소 기업들이 이전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값을 더 내려야 하는 가를 놓고 고심하고 있지만, 현 상황을 미뤄볼 때 당분간 공격적인 가격 대응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가격 경쟁이 심해지는 17인치 제품보다 19인치 제품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전략을 추진한다. 중소기업들은 최근 저가형 19인치 LCD 모니터 신제품을 선보이며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다른 중견기업역시 출시예정인 신제품에 19인치 LCD모니터가 대거 포진시켰다.

또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 이후 내리기만 하던 17인치 LCD 모니터 가격을 이달에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5달러 인상하면서 중소기업들의 19인치 시장이 숨통을 튀게 되었다.

17인치 모니터 가격은 상승세로 돌아서는 반면 19인치는 아직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오히려 소폭 하락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패널 업체들이 이미 주력 기종이 된 17인치와 달리 19인치 시장을 키우기 위해 가격을 묶어둘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15인치 패널의 경우에는 이달부터 LG필립스LCD를 비롯, 일부 대만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키로 해 15인치 LCD 모니터 가격도 2∼3달 이후에는 상승할 가능성도 높다. 모니터 업계 한 관계자는 “17인치 모니터 가격은 상승하는 반면 19인치 모니터 가격은 앞으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여 두 제품 간의 가격 격차가 좁혀지면서 점차 주력 기종이 19인치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난 해 2사분기 453달러에 이르렀던 17인치 LCD모니터의 평균 판매 가격은 패널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한 3사분기에는 424달러로 떨어진 데 이어 4사분기에는 362달러, 올해 1사분기에는 318달러로 하락, 3사분기 동안 30% 가까이 하락했다. 이는 17인치 LCD 패널 가격이 지난해 5월 295달러에서 올 2월에 153달러까지 하락한 데 따른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