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항상 새로운 것을 갈구하며, 그 중에서도 한국 소비자, 특히 컴퓨터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에게는 그 열망이 더욱 강할 것이다. 업계는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든 소비자의 취향을 창출해내기 위해서든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들을 쏟아낸다.

2005년 한 해가 지난 이 시점에 해외 웹사이트에서 2005년도에 제시되었던 새로운 기술 중 성공적이지 못했던 기술 10가지를 꼽았다. 이 내용은 해외 매체를 통해 제공된 내용이기 때문에 일부 내용은 국내 실정과 다소 다를 수 있다.

1. BTX 폼 팩터
최근 고성능 PC에서 생기는 열문제를 해소하기에 합리적인 해결책으로 보였던 규격이다. 그러나 이 규격 메인보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용 냉각 팬과 전용 PC 케이스가 필요하여 기존 PC 사용자들에게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고, 이 규격의 메인보드를 내놓는 제조사 역시 많지 않았다. 게다가 AMD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BTX 규격 메인보드는 더더욱 보기가 힘들었다.

2. PC에서의 고해상도 영상 서비스
국내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덜했던 듯 하나, 해외에서는 PC와 고해상도 영상을 이상적으로 조합한 사업 모델을 진행하였었다. 그러나 컨텐츠 제공자와 스튜디오간의 조율 실패와 저변 확보 실패로 2005년 한 해는 무의미하게 지나가게 되었다. 그러나 2006년 CES에서 이를 활용하기 위한 개선된 서비스 형태가 선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3. Hi-Fi 디지털 오디오
대부분의 디지털 오디오 음원을 높은 압축율을 가지고 있다. 이런 높은 압축율을 가지고도 물론 MP3 규격과 같이 괜찮은 음질을 표현할 수는 있지만 역시 손실되는 음원 효과가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여전히 이런 부분은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종종 이슈화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사용자들은 압축율이 높고 디스크 차지 공간이 적은 MP3 혹은 그 외의 규격을 선호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손실율이 낮은 FLAC같은 디지털 오디오 규격은 2005년까지 출시된 대다수의 플레이어에서는 호환이 되지 않았다 (최근 국내에 시판되는 모델들은 지원을 시작하고 있다). 또한 이런 플레이어들의 저장 매체 용량이 높아지면서 개발자들은 사용자들이 보편화된 MP3 규격에 작은 비디오 플레이어로서의 기능을 원할 것이란 판단을 하였다. 언젠가는 FLAC 같은 고음질 음원이 보편화 되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모른다.

4. 윈도우 XP 프로페셔널 64비트 에디션
AMD가 64비트 기술 우위를 주장하면서 내놓은 애슬론 64 시리즈가 성공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조만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 64비트 윈도우 때문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윈도우 XP 프로페셔널 64비트 에디션이 나온 뒤 사용자들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윈도우 자체가 가진 문제라기보다는 64비트 윈도우에서 사용할 지원 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한글 버전으로도 나오지 않았다. 진정한 윈도우 시리즈에서 64비트 환경의 이점을 맛보려면 아직도 2006년 하반기에나 출시될 윈도우 비스타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듯 하다.

5. 고해상도 광학 드라이브
고해상도 영상 서비스와 함께 업계 판단 실수로 꼽혀지는 것 중 하나. DVD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한데다, 여러 가지 표준에 적응하기 싫어하는 다수의 사용자들에 의해 호응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다.

6. 음악 CD의 복제 방지 기술
가장 최근에 무너진 소니의 음악 시디 복제 방지 기술은 일련의 음악 CD 복제 방지에 대한 실패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 외에도 많은 기술들이 제시되었지만 어떤 기술은 CD위에 마킹 펜으로 선을 긋는 것만으로도 뚫려 버린 사례가 있을 정도이다. 결론은 음악 시장 활성화를 위해 CD란 미디어를 끝까지 고집하려한 음악 관련사들의 착오로 서서히 결론지어지는 분위기이다. 요즘 일반 사용자들이 MP3에 익숙해지고 MP3 플레이어든 핸드폰에서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하는터라, 최근 국내에서도 유료 MP3, 음악 감상 서비스의 유료화 수입 구조 및 기타 다양한 수입원으로 전환을 하고 있는 중이다.

7. 애플 아이팟의 경쟁사 출현
국내에는 애플이 MP3 플레이어 시장에 뛰어들기 전부터 다수의 우수한 전문 제조사들이 있기 때문에 상황이 조금은 다르지만, 해외에서는 애플의 아이팟의 인기는 무서울 정도이다. 최근 우리 나라에서도 아이팟 나노의 출시와 함께 아이팟 시리즈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고, 국내에는 서비스되고 있지 않지만 디지털 음원 서비스인 아이튠 역시 해외에서는 올해의 단어로 선정될 만큼 엄청난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해외에는 애플의 성공과 함께 다수의 경쟁사들이 대응을 할 것이라 예상을 하였으나, 관련 전문가들이 예상한 이 트렌드는 결국 일어나지 못하고 말았다.

8. 디지털 홈
수많은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기기들이 이미 많은 가정에 보급되어 있다.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 DVD 플레이어, 개인 컴퓨터, 캠코더, 디지털 카메라 등이 모두 디지털 기술을 사용한 것들이다. 대중화된 인터넷, 가전 기기들의 지능화 및 네트워크화, 무선 네트워크 및 휴대용 기기의 활용 증대 등과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글을 언급한 필자는 디지털 홈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 권한과 사용 편의성이 개선되기 전에는 2005년 초 업계에서 너도나도 앞다투어 제창한 이 트렌드는 보급되기엔 이르다고 하고 있다.

9. 구글의 지메일 서비스
구글이 지메일 서비스를 발표하였을 때, 모두가 새로운 이메일 패러다임이 다가올 것이라 기대를 하였다. 원문 기사의 필자는 지메일이 아직도 베타 서비스 중이라는 것, 예상외로 지메일 계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 지메일이 제공한 대용량 저장 공간을 경쟁사들이 이미 어느 정도 추격하였다는 것, 사용상의 불편함이 다소 존재하는 것 등을 이유로 들어 당초 생각했던 만큼의 반응을 끌어내는 데는 실패하였다는 평을 하였다.

10. 듀얼 그래픽 카드 기술의 보급
ATI가 되었던 엔비디아가 되었던 듀얼 그래픽카드 기술을 경쟁적으로 제창한데는 만약 성공적으로 이 기술이 보급화된다면 현재 판매량보다 더욱 많은 GPU (또는 VPU)를 판매할 수 있다는 생각도 깔려 있기도 하다. 물론 이 기술들이 실패해서 가십 거리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이들 기술의 우수함은 존재하며, 이것이 필요한 사용자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이 기술을 적용해서 얻는 이점을 육안으로 일일이 판변할 수 있는 "황금의 눈"을 가진 사람도 드물며, 이렇게 해서야만 만족을 느끼는 사용자 역시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확실히 이들 기술은 아직 매니아급 게이머만이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이슈화를 초월한 보급화를 위해서는 좀 더 창의적인 사용상 이익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