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멀티미디어 환경의 필요성을 각자 판단해보기 전 아래 몇가지 물음에 대해 생각해보자. 아마도 판단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다.

• TV 시청 시간이 하루 평균 2시간을 넘는가?

• 좋아하는 TV 프로는 놓치지 않고 꼭 시청하는 편인가?

• 최신 영화도 Divx로 다운받아 집에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 집에서도 MP3 음악을 즐겨 들으며 항상 켜놓는 편인가?

• 동네 DVD 대여점에서 DVD 타이틀을 대여해 가끔 시청하는가?

• 침대에 누워 천장에 인터넷 화면을 뿌려 인터넷을 하는 상상을 하는가?

• 너무 졸린데 친구가 말을 걸어서 책상에 앉아 메신저로 대화한 적이 있는가?

• 1년전에 디카로 찍은 친구 사진을 찾기 위해 조금이라도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가?

• 친구들이 놀러와 사진을 보여주면서 좁은 PC화면에 불편함을 느꼈는가?

단순한 위 몇가지 물음에 하나라도 움찔함을 느꼈다면 그런 사람은 분명 홈 멀티미디어 환경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사람이다. 좋은 홈 멀티미디어 환경은 좋은 화질과 좋은 음향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위 질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좀 더 편하고 자유로운 환경에 그 촛점이 맞아 있다.

그냥 집에서 편하게 보고 들으며 놀기 위해서는 그런 자유로운 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 단순히 자유로운 환경이라는 의미에서 본다면 TV 리모콘이 어쩌면 홈 멀티미디어 환경의 시초인지도 모른다. 리모콘은 우리에게 온갖 채널을 한꺼번에 속독할 수 있는 기술을 안겨다 주었다(물론 푸짐한 뱃살도 함께). 그 리모콘을 TV 뿐만이 아닌 멀티미디어로 확대해보면 어떨까?

TV 리모콘은 단순히 TV의 기능을 조작했지만 이제 우리는 멀티미디어의 모든걸 조작하고 싶다. 집구석에서 내가 가는 어디든 간에 내가 원하는 것들이 마치 마법 상자처럼 열리길 바란다. 그 마법 상자의 내용물이 어떻든 간에 우리는 굉장히 편리하게 마법 상자를 사용할 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다. 그것이 결국 홈 멀티미디어의 시작점이며 홈 멀티미디어를 구축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이 될 수 있다.

"홈 멀티미디어 환경를 꼭 구축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결국 "해도 되고 안해도 된다"이다. 이건 꼭 "당신 집에 PC가 필요한가? 그럼 TV는?" 등의 질문과 대동소이한 것이다. 문명이란 그런 것이다. TV가 처음 나왔을때도 사람들은 굳이 TV의 필요성을 못느꼈지만, 어느새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7.1채널 사운드나 HDTV 영상 역시 당장 필요한 건 아니지만, 한번 사람들의 눈과 귀를 오염시키면 이내 중독시켜 버리고, 결국 TV처럼 나중에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 요소가 될 것이다.

홈 멀티미디어 환경이 꼭 필요한가에 대한 대답 역시 당장 필요한 건 아니지만 있으면 정말 좋고, 나중엔 없으면 안될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누려왔던 문명의 혜택이 굉장히 수동적인 것이었다면 홈 멀티미디어가 갖춰진 환경에서 우리는 훨씬 능동적인 문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