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카드 하드웨어와 게임에 관심이 있는 PC 유저라면 3DMark라는 이름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3DMark는 1999년 첫버전이 발표 이후 이번에 발표된 3DMark06 까지 매번 전세계 유저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으며 그래픽 카드 벤치마크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3DMark가 이렇게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까닭은 개발사인 퓨쳐마크(Futuremark)가 어떤 벤치마크 프로그램이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3DMark는 손쉽게 설치하여 사용할 수 있고, 테스트 결과가 점수로 보기 좋게 표시되기 때문에 실행 버튼 하나만 누르면 그 자리에서 바로 자신의 그래픽 카드를 점수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이와함께, 국내 유저들은 그 활용 빈도가 매우 낮지만 퓨쳐마크는 이미 3DMark2001부터 전세계 유저들의 3DMark 점수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인 ORB(Online Result Browser)를 만들어 유지해오고 있다. ORB를 통해 유저들은 자신의 하드웨어는 물론 다른 사람의 하드웨어의 성능을 눈으로 직접 확인 할 수 있다.

계획 대로라면 3DMark2001과 3DMark03, 3DMark05 발표 이후 3DMark07이 2007년도에 출시되어야 정상이겠지만 퓨쳐마크는 예상보다 한해 앞선 2006년 3DMark06을 출시했다. 3DMark의 버전이 바뀔 때마다 사람들은 3DMark의 새로운 그래픽을 기대한다. 그러나 (이미 모두들 3DMark06을 실행 시켜 봐서 알겠지만) 3DMark06은 3DMark05의 업그레이드 판으로 그래픽 테스트의 시나리오가 3DMark05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하나의 게임 테스트만이 새로 추가되어 있을 뿐이다.

3DMark06은 엄밀히 말하면 3DMark05의 업그레이드판이라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이전버전인 3DMark05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테스트의 내용도 이전과 동일하다.

3DMark06의 의미를 따져보기 이전에 3DMark가 엄연히 그래픽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인 다이렉트X와 행보를 같이 한다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 3DMark05가 다이렉트X 9.0의 쉐이더 모델(Shader Model) 2.0을 지원한다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이렉트X 9.0에는 쉐이더 모델 3.0도 포함되어 있는데, 3DMark05가 발표될 즈음(엄밀히 말하면 발표 준비 작업 기간 동안)엔 대다수의 하드웨어 업체들이나 게임 회사들은 쉐이더 모델 3.0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할 수 없었다. 따라서 한세대 앞선 그래픽을 테스트한다는 퓨처마크에게도 쉐이더 모델 3.0의 지원 여부는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

그러나 2004년 이후 ATI와 NVIDIA의 그래픽 하드웨어 전쟁에 불이 붙으며 쉐이더 모델 3.0에 대한 하드웨어 기반이 점점 강화되고 이에 대한 기술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진전을 보이면서, 다이렉트X 9의 쉐이더 모델 3.0이 예상보다 빨리 3D 게임에 적용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되었다.

따라서 언제나 한발 앞선 그래픽을 테스트하는 프로그램인 3DMark 역시 쉐이더 모델 3.0에 대한 대비가 필요했으며, 이것이 3DMark05가 발표된지 1년만에 새로운 3DMark가 나오게 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3DMark06의 가장 큰 변화는 쉐이더 모델 3.0과 HDR 렌더링이 적용된 그래픽 테스트가 추가된 것과 CPU 테스트가 테스트 점수의 총점에 합산되는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외에도 기존 쉐이더 모델 2.0의 그래픽 품질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됬으며, 기본 해상도가 1024x768에서 1280x1024로 바뀌는 등의 변화가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다이렉트X 9의 하드웨어 환경이 급속히 일반화됨에 따라 이제 게임 회사들도 좀 더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구현하는 게임을 출시할 수 있게 되었고, 쉐이더 모델 3.0과 HDR 렌더링이 적용된 게임들이 곧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보여진다. 3DMark06에 쉐이더 모델 3.0과 HDR 렌더링이 적용된 그래픽 테스트가 추가된 것은 이들 게임들이 저변화될 때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이에 대한 내용은 이미 앞서 언급했으므로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으리라 생각된다.

오히려 3DMark06에 CPU 테스트가 추가된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전 3DMark05에도 CPU 테스트가 존재했지만 총점에는 포함되지 않는 그저 부가적인 기능에 그쳤으나 3DMark06에서는 CPU 테스트 점수도 총점에 포함 된다.

피상적으로는 단순히 CPU 테스트가 총점에 포함되는 것에 그치겠지만, 퓨처마크가 3DMark06에 CPU 테스트를 처음으로 총점에 포함시킴으로서 자사의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단순한 그래픽 프로세서 테스트 프로그램에서 전체 그래픽 테스트 프로그램으로 바꾸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유저들이 최근의 3D 게임은 이전에 비해 그래픽 하드웨어가 더 많은 연산을 담당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복잡한 물리 연산이나 향상된 AI와 관련된 부분에 있어 CPU의 사용율은 의외로 많으며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에 있다. 따라서 그래픽과 관련된 CPU 연산 부분을 추가시킴으로서 단순히 그래픽 하드웨어만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 그래픽 성능을 종합적으로 비교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이전과는 달리 3D 게임의 용량이 날로 커져감에 따라 한번에 로딩되는 데이터량이 높아져 가고 있고, 이를 처리 하는 것은 결국 CPU의 몫이기 때문에 실제 게임 환경에서 CPU가 차지하는 역할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CPU 테스트가 포함된 것은 단순한 그래픽 성능 뿐만이 아닌 실제 게임 환경과 동일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개념이 적용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