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리던 AMD의 AM2 플랫폼이 드디어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유저들이 기다리고 기다렸다고 해서 매우 거창하게 들리지만 사실 AM2 플랫폼의 가장 큰 이슈는 바로 AMD 플랫폼으로는 최초로 DDR2 메모리가 도입되었다는 것이다. 이미 경쟁사인 인텔은 오래전에 도입되었던 부분이지만 AMD는 2006년 중반이 되어서야 DDR2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벌써 2006년도 절반이 지난 이시점에서, 65nm 공정과는 별개로 인텔은 새로운 아키텍쳐를 준비 중이고, 곧 콘로, 메롬, 우드크레스트 등의 인텔 프로세서가 시장에 등장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마치 대대적인 폭풍을 일으킬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가장 큰 변화라 할 수 있는 DDR2 메모리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AMD는 이런 인텔만큼이나 거창한 무언가를 준비하거나 기다리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볼 수는 없다. 마치 시장이 변하니 나도 변한다는 듯한 느긋한 모습마져 보이는 것이 본 기자만의 착각은 아닐 것 같다.
　

새로운 AM2 플랫폼이 AMD의 특정 프로세서나 특정 제품군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AM2는 AMD의 모든 프로세서와 모든 제품군에 적용되는 AMD의 새로운 플랫폼이다. AMD CPU의 역사로만 보자면 가장 큰 변화 중에 하나로 손꼽을 수 있을 정도의 내용들을 AM2는 담고 있다.

2006년 AMD의 데스크탑 프로세서는 매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최상위 제품군인 애슬론64 FX 제품군, 멀티 태스킹이나 디지털 미디어 편집 등 상위 제품군 사용자를 위한 듀얼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인 애슬론64 X2 제품군,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보급형 제품군인 애슬론64 제품군, 그리고 싼가격에 대량으로 공급되는 밸류 시장을 위한 샘프론 제품군 시장으로 나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AMD의 새로운 AM2 플랫폼은 상위 제품군인 FX 제품군이나 X2 제품군에만 도입되는 것이 아니라 전 제품군에 적용되어, 이제 AMD의 어떤 프로세서를 선택하더라도 DDR2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새로 나올 AM2 규격의 AMD 데스크탑 제품들은 총 18개 제품으로 주요 사양 및 가격은 아래와 같다. 모델이 총 18개로 실질적으로 AMD의 데스크탑 전제품이 AM2 규격으로 바뀌게 된다.

모델이 너무 많아 매우 복잡한 것 같지만, 제품군 별로 잘 들여다보면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먼저 최상위 제품은 FX 시리즈는 이전 FX-60에 비해 200MHz 높아진 2.8GHz의 클럭을 가지고 있으며, 높은 클럭의 최상위 제품 답게 가격이나 소비전력 역시 매우 높다.

듀얼 코어 제품군인 애슬론64 X2 제품들은 1MB와 2MB의 캐쉬를 장착하게 되는데 같은 2.4GHz클럭이라도 L2 캐쉬의 용량에 따라 4800+와 4600+로 등급이 나뉘는 것을 볼 수 있다. 여타의 다른 제품들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제품명이 매겨져 있다.

눈여겨 볼 것은 바로 보급형인 샘프론 제품군에 35W의 전력소모량을 갖는 초절전 제품군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CPU나 그래픽 카드 등 현재 높은 클럭으로 경쟁하는 대부분의 부품들이 고클럭으로 인한 열의 문제와 씨름하고 있는데, 35W의 저전력 제품이 출시되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동작클럭도 낮고 128KB 캐쉬가 달린 보급형 프로세서가 35W의 전력을 소비하는 것이 피상적으로는 그저 가능한 것으로 볼 수 있겠지만, 초기 출시되는 위 18개의 제품 이외에 애슬론64 X2와 애슬론64 라인업에서도 35W의 저전력 제품들이 출시될 예정이므로, 그 행보가 궁금해진다. 물론 저전력 제품의 가격이 일반 89W, 65W 제품에 비해 약간 비쌀 것이라는 루머가 있기는 하다.

앞으로 AMD의 65nm 공정 프로세서가 등장하고, 쿼드 코어 제품이 현실화된다면 분명 전력 소비에 대한 문제가 화두가 될 것이며, 이들 저전력 프로세서들의 행방이야 말로 그런 미래의 프로세서 들의 모습을 예상해볼 수 있는 키워드가 될 수 있다. AMD 저전력 제품에 대한 내용은 차후 별도의 기사를 통해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