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이번 코어2 CPU 시리즈에서도 매니아나 전문가들을 위한 최상위 제품군인 익스트림 시리즈를 내놓았는데, 코어2 익스트림 X6800이 그것이다. 이전 펜티엄 시절의 익스트림 에디션은 하위 모델들과의 차별을 위해  현재 코어2 듀오 제품군이 가진 266MHz(1066MHz) 속도의 FSB를 사용했었는데, 이제 코어2 CPU에서는 모든 제품군이 266MHz(1066MHz)의 FSB를 사용하기 때문에 익스트림 에디션에 대한 메리트는 크게 줄었다.

코어2 익스트림 X6800과 이전 세대의 최상위 모델이었던 펜티엄 익스트림 에디션 955를 통해 이전 펜티엄D CPU와 코어2 CPU의 차이를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다.

코어2 익스트림/듀오 CPU가 이전 넷버스트 아키텍쳐와 다른, 코어 아키텍쳐가 적용되었음을 앞서 살펴보았다. 이로인해 코어2 CPU들은 이전 펜티엄D에 비해 파이프라인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고, 동작 클럭 역시 낮아졌다.  물론 펜티엄 익스트림 에디션 955는 특별판이기 때문에 이전 세대의 듀얼 코어 CPU인 펜티엄D를 100% 대표하지는 못하지만 위 표를 보면 하드웨어 스펙상으로 어느 정도의 변화가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코어2 CPU들은 이전 세대 펜티엄D CPU들에 비해 동작 클럭이 낮지만 높은 FSB를 사용해 시스템 전체적인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전 제품들과 제조 공정은 같지만 낮은 동작 클럭으로 인해 이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소비전력을 줄였기 때문에 발열 문제도 해결했다. 이전 세대의 주력 모델이었던 65nm 공정의 펜티엄D 950이나 90nm 공정의 펜티엄D 840이 각각 115W와 130W의 전력을 소모했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컴퓨텍스에서 인텔은 코어2 듀오 6300 시스템을 전시하면서 CPU 쿨러에 스위치를 달아 참관자들이 직접 CPU팬 스위치를 끄고 CPU를 동작시킬 수 있는 테스트 시스템을 마련한 바 있다. 당시 팬이 정지한 상태로도 3D 게임과 HD 비디오 인코딩이 아무런 이상없이 잘 진행돼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었다.

또, 이전 세대까지 인텔이 줄기차게 광고해오던 하이퍼스레딩이 없어진 것도 특이 사항이다. 코어 아키텍쳐는 단일 프로세스의 성능을 높이고 이를 듀얼, 쿼드 혹은 그이상으로 확장해 전체 성능을 높이는 수평확장지향적 아키텍쳐이기 때문에 더이상 하이퍼스레딩에 의존할 이유가 없어졌으며, 실제 이 아키텍쳐가 적용된 코어2 CPU들에도 하이퍼스레딩 기능이 없어졌다.

이와함께, 한번의 명령으로 여러개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SIMD (Single Instruction Multiple Data)에도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다. 인텔 CPU들이 가진 SSE(Streaming SIMD Extention) 기능은 동영상이나 그래픽 등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SIMD의 일종인데, 새로운 코어2 CPU에는 SSE, SSE2, SSE3에 이어 SSE4가 추가되었다. 이 SSE4는 인텔 코어 아키텍쳐 기술편에서 자세히 살펴본 128bit SIMD 처리와 관련된 새로운 SIMD 기능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CPU 정보 출력 프로그램인 CPU-Z를 통해 코어2 익스트림/듀오 CPU를 확인해보면 SSE4라는 SIMD가 추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한 인텔 관계자는 추후 이 이름이 바뀔수도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새로운 코어2 익스트림/듀오 CPU는 이전과는 다른 아키텍쳐를 채용해, 낮은 클럭으로도 높은 성능을 낼 수 있게 설계되었으며, 266MHz(1066MHz)의 FSB와 4MB의 공유 캐쉬를 통해 전체적인 시스템의 성능 향상에도 촛점이 맞춰졌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한가지 눈여겨볼만한 사실은 새로운 코어2 익스트림/듀오 CPU들이 이전 세대 펜티엄D CPU와 같은 65nm 공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전력 소모를 줄이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 공정을 개선하는 것임을 감안해본다면, 이미 45nm 공정을 테스트하고 검증하고 있는 인텔이 왜 이 공정을 도입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이에 대한 답은 인텔의 제품 출시 정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몇년간 인텔은 새로운 아키텍쳐의 도입과 새로운 공정의 도입을 엇갈리게 진행해왔다. 즉, 새로운 아키텍쳐가 도입될때는 이전과 같은 제조 공정이 사용되며, 새로운 공정이 도입될때는 이전과 같은 아키텍쳐가 사용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제품과 이전 제품은 쉽게 연결 고리가 생겨 새로운 제품의 출시에 따른 업그레이드를 쉽게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을 가지게된다. 또 인텔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매 2년마다 큰 이슈가 생기는 셈이기 때문에 그들의 신제품을 광고하는데도 매우 좋은 꺼리가 생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노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