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 : 안녕하세요. 테크노아 곽문영이라고 합니다. 만나뵙게 되서 반갑습니다. 이번이 처음 방한이신가요?

Lu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한국에는 수차례 왔었습니다. 매번 일정이 빡빡해서 여기저기 못다녀본게 너무 아쉽습니다.

문영 : 혹시 부산에 대해서 아시는지요? 부산이 우리나라에서는 두번째로 큰 도시고 2002년에는 아시안게임도 이곳에서 했었지요.

Lu : 아 그렇습니까? 부산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사실 매번 올때마다 서울로만 가니까요. 서울도 제대로 모르는데 부산은 오죽하겠습니까. 하하하

문영 : 이번 축구대회를 보신 소감이 어떠세요? 그리고 MSI에서 후원을 하셨는데 성공하신 것 같으신지... 일전에 리드텍 CEO를 컴퓨텍스때 만났는데 대만 축구협회 부회장님이라고 하더군요.

Lu : 정말 이런 대회를 눈으로 직접 보는 것도 처음이고요. 아시겠지만 대만에는 프로리그도 없거든요. 컴퓨터 상가에 자체 축구팀이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도 신기합니다. 더욱이 이런 종류의 행사를 MSI에서 후원한 것은 전례가 없었거든요. 정말 특이하기도 하고 MSI가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아. 그리고 그분 저랑 친분이 두터운 분이데, 젊었을때 대만 축구 대표팀 선수로도 활약했었습니다.

문영 : 아 그렇군요. 이제부터 좀 딱딱한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MSI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좀 나눠보려고 합니다. 먼저 MSI 본사에서는 어떤일을 하고 계신지요?

Lu : 저는 본사에서 관리하는 모든 지역의 마켓을 총괄하고 있는 부사장입니다. 특정 지역이 아닌 전지역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MSI의 창립자가 5명인데, 제가 창립자 중 한사람입니다. MSI의 역사와 함께 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MSI에 대한 열정이나 자부심도 높습니다.

문영 : 현재 MSI는 PC쪽 메인보드나 그래픽 카드가 주요 사업부라고 생각되는데요, 얼마전 MSI 노트북에 대한 이야기가 들리더군요.

Lu : MSI는 창립후 약 20여년 동안 PC 메인보드 사업에 주력해왔습니다. 그렇지만 2003년부터 그래픽 카드를 시장에 내놓기 시작하면서 사업부의 다변화를 꾀했습니다. 그래픽 카드가 나오던 2003년에는 소비자 가전(Consumer Electronics) 시장에도 눈을 돌려 가정용 셋톱 박스나 MP3 플레이어 등도 출하하기 시작했습니다. 샌디스크의 MP3 플레이어가 MSI의 제품입니다.

문영 : 소비자 가전 시장에 대한 MSI의 미래를 좀 더 들어보고 싶습니다.

Lu : 물론 MSI가 셋톱박스나 MP3를 만들어 출하한다고 한다면 대부분 'MSI 표 셋톱박스나 MP3는 못봤습니다'라고 반문 하시겠지만, 이는 대부분의 제품이 OEM 방식으로 출하되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는 MSI가 소비자 가전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소비자 가전 시장은 일반 PC 시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브랜드 인지도가 중요한데, 섣불리 MSI 마크를 단 가전 제품을 전반적으로 내놓았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쉽죠.

문영 : MSI 노트북은 언제부터 기획이 되었던 것인가요? MSI가 노트북을 시장에 내놓는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냥 소문이기는 했지만요.

Lu : MSI가 노트북에 대한 시장을 기획하기 시작한건 2004년부터입니다. 실제 제품은 2005년에 출시되었구요. 이들 제품 대부분은 OEM 시장으로 나가고 있습니다(약 8:2의 비율로). 현재 유수의 대기업 노트북 시장에 MSI의 제품이 납품되고 있습니다.

문영 : 그렇다면 당분간 MSI 마크를 단 리테일 제품보다는 OEM에 집중하실 계획이라는 말씀이시군요 사실 제가 걱정되는 것은 MSI의 노트북에도 소니의 VAIO나 LG의 X노트 같은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ASUS의 경우 그런 브랜드가 없이 시장에 리테일 노트북을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지 않습니까.

Lu : 그 부분은 저희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소비자 가전 쪽은 브랜드가 우선이고 MSI 이외에 제품을 차별화 시킬 브랜드나 이름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OEM에 집중하면서 노트북이나 모바일 기기 등에서 꼭 필요한 특화된 기술을 담을 생각입니다. 예를들어 요즘 지문인식 시스템이 노트북에 적용되고 있는 추세인데, MSI는 이를 뛰어넘어 안면 인식 시스템 같은 최신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최신 무선 접속 기술이나 디지털 TV 수신 기술 등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문영 : 그럼 앞으로 MSI의 미래를 책임질 간판 상품으로 어떤 제품군을 생각하고 계신가요?

Lu : 물론 그동안 이어져온 PC 데스크탑의 메인보드나 그래픽 카드 쪽은 계속 이어갈 예정이고 MSI의 중요한 사업부임은 자명합니다. 일례로 MSI 1900여명의 R&D 인력 중 약 700여명이 메인보드 파트쪽 인력이라는 것만 생각해봐도 그렇죠. 현재 MSI는 인텔, AMD, 엔비디아 등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서버 베어본 쪽 시장이나 시험 시장으로 가져오던 소비자 가전 시장 쪽에도 리소스를 투입하게 될 것 같습니다. 서버 베어본 시장도 일반 PC 베어본 시장만큼이나 재미있는 시장이 될 겁니다.

문영 : 얼마전 테크노아에서는 인텔 P965 메인보드 4종을 벤치마크 한적이 있었습니다. MSI 제품도 다방면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사실 요즘 들리는 소문으로는 MSI 제품의 특색이 다른 브랜드 이를테면 ASUS나 기가바이트의 제품에 비해 덜하다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이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요?

Lu : 그건 아마 MSI를 이끌어 가는 창립자들이 모두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일 겁니다. MSI의 제품이 의외로 특색이 없어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타사 제품이 화려한 쿨링 솔루션을 장착하고 겉모양의 치장에 주력하는 반면 MSI 제품은 그런 부분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엔지니어들의 꼼꼼하고 치밀한 제품 기획력이 숨어 있습니다. 치장에는 빈약하지만, 그런쪽으로 투입되는 리소스가 모두 제품 퀄러티를 높이는데 투입되고 있다면 제품은 좀 더 우수해지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자님이 말씀하신대로 앞으로는 그런 외형적인 부분도 점차 고려하고 반영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문영 : 이제 슬슬 인터뷰를 정리해야할 시간이 온 것 같습니다. MSI의 경쟁 상대는 어디라 생각하시는지요? 또 MSI의 부사장으로서 한국 시장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주세요.

Lu : 저희의 경쟁 상대는 ASUS입니다. 외형적으로 ASUS는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선두 주자임에는 틀림없습니다. ASUS 역시 저희와 마찬가지로 최근 소비자 가전 쪽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MSI와 방법은 다르겠지만 앞으로 가전 시장에서도 그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겠지요.

뭐 다른 분들이 오셔도 한국 시장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들으시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한국 시장이 중요하고 조금은 특이한 시장이라 생각됩니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까다롭고 싫증도 금방 잘 내는 것 같습니다. 또 지역적으로 좁기 때문에 유행도 금방 퍼지기도 합니다. 이런 한국 시장에서 인정받게 된다면 좋은 제품, 좋은 회사가 되리라는 건 어느 회사의 어떤 경영자라도 생각하고 있는 부분일 겁니다.

문영 : 날씨가 좋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기상청에서는 이번 일요일(행사가 있었던 날)에 비가 올 거라고 했었거든요. 그리고 11월 날씨로는 너무 따뜻하네요. 곧 있으면 눈이 올텐데.. 대만에서는 눈 구경하기 힘드시죠?

Lu : 정말 다행입니다. 비는 커녕 모래바람이 불 정도로 날이 건조하네요. 눈요? 대만도 높은 산에 올라가면 눈 구경을 할 수는 있는데, 일반 주택가에서는 눈 구경을 절대 할 수가 없습니다.

문영 : 이번 축구대회가 열린 여기 부산도 남쪽 지방이라 눈구경 하기가 힘들다고 그러더라구요. 작년엔가 눈왔을때는 도시가 마비 됐었다고 그러네요. 이제 식사를 하시죠. 오늘 인터뷰 정말 감사드립니다.

Lu : 감사합니다. MSI에 대해서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케팅이나 단순한 겉모양만으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지도 않을 겁니다. 지켜봐주세요.

문영 : 감사합니다.

축구대회의 분위기에 맞추기 위해 직접 뛰지는 않았지만 반바지에 헐렁한 T셔츠 MSI 모자를 눌러쓰고 나온 Henry Lu 부사장은 부사장이라는 직함에 맞지 않게 매우 소탈한 분이었다. 그와의 만남을 통해 MSI의 미래의 모습과 MSI 제품에 대한 MSI 사람들의 생각을 조금은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