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지상 최고의 PC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대학을 입학했을때 기자의 부모님은 본 기자에게 당시로는 최신 PC라 할 수 있는 삼보의 486 DX-66 PC를 거금 220만원을 들여 사주셨다. 당시 이미 펜티엄 60이라는 새로운 CPU가 등장하긴 했었지만 문제를 일으켜 리콜되었고, 이전 486을 업그레이드한 486 DX-66 CPU가 최신 PC의 간판 스타로 자리 잡았었다.

기술의 발전은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참으로 많은 놀라움을 안겨준다. 당시 486 DX-66 CPU가 장착된 PC의 사양을 읊어보면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다. CPU 클럭은 66MHz, FSB는 33MHz였으며, 그래픽 카드는 트라이던트사의 모델명은 기억나지 않지만 1MB의 비디오 메모리를 달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메인 메모리는 8MB, 하드디스크는 420MB였다.

당시 용산에서 1MB의 비디오 메모리를 사와 비디오 카드의 메모리를 2MB로 업그레이드 했을 때 날아갈 것 같았다. 비록 PC잡지에는 4MB의 비디오 메모리를 가진 기백만원의 그래픽 카드를 침을 흘리며 꿈꿔봤지만 그보다 더 기뻤던 때가 있었을까?

PC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최고의 PC를 써보고 싶은 생각을 한다. PC가 태어난 이래 빠른 속도에 대한 열망은 비단 개발자나 업계 관계자 뿐만 아닌, PC에 관심을 두고 있는 모든 이들의 관심사가 되었다. 여기에, 과거의 PC가 속도 올리기에 열을 올리던 계산기였다면, 이제는 속도 이외에도 사용자 편의성이나 디자인 등이 중시되는 생활의 중심체가 되었다.

그러나 다이아몬드를 일부 소수의 사람들만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귀하듯 모든 이들이 최고의 PC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드웨어 웹 사이트에 제아무리 빠른 쿼드코어 CPU의 정보가 게시돼도 결국 기 백만원이 넘는 가격은 그 CPU의 정보를 그저 꿈속의 환타지로 보내 버린다.

최근 PC 하드웨어 업계의 신제품과 관련된 이슈를 꼽자면, 인텔의 쿼드 코어 CPU인 코어2 익스트림 QX6700과 업계 최초로 다이렉트X 10을 지원하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8800 시리즈의 출시를 들 수 있다. 물론 블루레이 디스크나 HD-DVD와 같은 최신 광스토리지 기술을 사용해 볼 수 있는 드라이브가 출시되었지만 아직 미디어의 부재로 인해 먼 미래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부터 본 기자는 이글을 보는 PC에 관심있는 모든 사람들의 환타지를 실현시키려 한다. 그 물음은 글의 맨 처음에 언급한 "현존하는 지상 최고의 PC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에서 시작된다. 과연 최고의 부품들을 모으면 최고의 성능을 느낄 수 있을까? 그 차이는 어느정도일까?

먼저 노파심에 한가지 말하고 넘어갈 것은 이번 최고의 PC 프로젝트에는 최고의 컴퓨터용 부품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유인즉슨 보는 이들의 관점에 따라, 최고의 PC가 무엇이냐의 정의에 따라 최고의 PC를 구성할 수 있는 사양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러니하게도 최고의 PC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본 기자는 최고의 PC를 구성하기 위해 몇가지 전제 조건을 두었다. 첫번째,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부품일 것. 제아무리 좋고 빠른 부품이라고 시장에서 구할 수 없다거나 출시 예정에도 있지 않다면 의미가 없을 것이다. 두번째, 철저히 PC용으로 나온 제품일 것. 서버나 웍스테이션 용으로 나온 인텔 제온 CPU와 메인보드를 사용하고 PC라 불러도 할말은 없다. 하지만 이들은 PC를 주 타겟으로 나온 제품은 아니다.

이런 전제 조건을 바탕으로 테크노아는 아래와 같은 각 파트의 부품들을 최고의 PC에 사용할 최고의 부품으로 선정했다. 앞에서 언급한 두 조건 뿐만 아니라, 각 개인의 생각에 따라 최고라 생각되는 부품들은 천차 만별일 것이다. 그러나 아래 부품들의 면모를 각각 살펴보면 그러하다라고 생각해볼 수 도 있을 것이다.

각 부품들은 성능도 성능이지만 최대한 통일된 디자인을 가질 수 있게 고려되었다(이미 표의 바로 위에 있는 조립이 끝난 상태의 시스템을 보면 확인해볼 수 있다). 위 제품들을 모두 구입하려면 최저가로 구입해도 약 900만원 안밖의 예산이 필요하다.

900만원이면 저렴한 가격의 신차나 왠만한 중고 중형차를 뽑을 수 있는 가격이다. 정말 돈이 많아서 돈지랄을 해보고 싶거나 정신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이상 이런 PC를 꾸며볼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앞서 본 기자가 환타지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쯤되면 환타지라기 보다는 객기에 가깝다.

이글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1부에서는 각 부품들을 대략적으로 보고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시스템의 조립 과정을 살펴보겠다. 곧 업데이트될 2부에서는 이 시스템의 진정한 속도를 체감해볼 예정이다. 이제 각 부품들의 면모를 살펴보러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