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MI는 1.1 , 1,2, 규격을 거쳐 지난 6월 HDMI 1.3 규격이 발표됐다. 마치 USB가 2.0으로 업그레이드 되듯, 하위 HDMI 규격과 커넥터의 외형은 같지만 전송할 수 있는 대역폭이 크게 향상됐으며, 다양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어 본격적인 HD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먼저 HDMI 1.3은 165MHz(4.95Gbps)의 대역폭을 가졌던 1.2 규격을 약 2배 이상 끌어올려 340MHz(10.2Gbps)의 대역폭을 확보했다. PC용 주변기기를 위한 커넥터인 USB 2.0이 480Mbps의 대역폭을, 저장장치용 커넥터인 SATA II가 3Gbps를 가진 것에 비하면 엄청난 대역폭이라 할 수 있다. HDMI는 초당 10.2기가비트를 전송할 수 있는 엄청난 대역폭을 통해 1920x1080 HD 해상도의 영상과 음성을 한꺼번에 전송할 수 있다.

여기에 HDMI 1.3은 픽셀당 10비트, 12비트 그리고 16비트를 지원하는 Deep Color 기능과 60Hz의 기존 방송 신호를 120Hz/240Hz오 업스케일링하는 Faster Fram Rate 기능, 그리고 PC 및 산업용 고해상도 규격인 WQXGA (2560x1536 해상도)와 HD해상도를 뛰어넘는 방송용 규격인 1440p(2560x1440 @ 60fps)을 지원하게 된다. 오디오 쪽으로는 HD 오디오를 지원, 돌비사의 새로운 무손실 HD 음향 규격인 Dolby TrueHD와 DTS사의 dts-HD를 지원한다.

이중 Deep Color와 Dolby TrueHD 지원 부분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11월 9일 HDMI 라이센싱을 책임지고 있는 HDMI Licensing LLC는 대만, 베이징에 이어 한국을 방문해 HDMI 1.3에 대한 내용을 브리핑하며 Deep Color와 Dolby TrueHD 지원과 관련된 정보를 공개 했다.
　

실리콘 이미지사가 개발한 Deep Color 기능은 현재 모든 PC나 HDTV가 가진 픽셀당 8비트 해상도의 이미지를 넘어 10비트, 12비트, 16비트의 컬러를 제공해준다. 비트는 자승의 개념이기 때문에 10비트만 하더라도 8비트의 4배의 정보량을 갖는다. 즉 같은 흑백을 표현해도 8비트가 256 단계의 흑백을 표현한다면 10비트는 1024단계로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Deep Color 기능은 8비트에서 생기던 원색의 계단현상을 없애주고 콘트라스트가 증가해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암부나 명부에서의 그라데이션을 정확히 표현해 준다.

당시 실리콘 이미지사는 Deep Color 기능을 시연하기 위해 8비트 컬러의 델 24인치 모니터, 10비트 컬러의 Cine-tal 24인치 모니터 등 2대의 모니터를 준비했다. 여기에 소니의 HD 캠코더로 촬영된 10비트 동영상을 띄워 화면의 차이를 보여주었다.

데모를 진행했던 실리콘 이미지 모바일 HDMI 제품 마케팅 매니저인 데이빗 쿠오는 "현재까지 나온 대부분의 모니터로는 이러한 10비트 영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물론 10비트 역시 아직까지 8비트가 가지는 계단 현상이 완전이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8비트와 10비트의 차이는 엄청나다. 이런 10비트 영상의 정보량을 처리하려면 HDMI 1.3은 필수요소다"라고 밝혔다.

물론 아직까지 8비트 기반의 PC나 LCD 모니터에서는 이런 Deep Color를 체험할 수는 없다. 이제 막 10비트를 지원하는 그래픽 카드가 주류로 출시되었고(매트록스사는 이미 2002년에 10비트 지원 그래픽 카드인 파헬리아를 내놓은바 있다), 아직까지 10비트를 지원하는 LCD 모니터를 시장에서 구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데모에 쓰인 모니터 역시 약 1200만원이나 하는 고가 모델이다.

현재 실리콘 이미지사는 Deep Color를 지원하는 트랜스미터인 Sil9134 칩셋을 내놓고 있다. HDMI 포트가 있는 그래픽 카드에도 장착되는 이 칩셋은 원래 블루레이나 HD-DVD 플레이어를 위해 개발된 칩셋으로 1080p(1920x1080 해상도) 60Hz의 트루 HD 영상을 12비트 컬러로 표시할 수 있다. 여기에 암호화 기술인 HDCP 롬까지 내장되어 있다.
　

영상과 함께 음성 규격의 트랜드 역시 고해상도, 고음질로 넘어가고 있다. 현재 CD나 DVD의 경우 한장의 미디어에 담을 수 있는 용량이 CD는 700MB~800MB, DVD는 5GB/9GB 전후반이다. 이로 인해 최고 용량인 DVD의 경우에도 HD 영상과 음성을 모두 무손실로 담을 수 없다.

과거부터 영상과 음성을 압축해 담는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가 흔히 들었던 것들로는 MP3, MPEG2(DVD)등이 있고 최근에는 네트웍 방송 스트림에 사용돼 호평을 받고 있는 H.264가 있다.

DTS와 함께 음향 기술의 표준을 이끌고 있는 Dolby사 역시 다양한 채널과 다양한 비트의 음성 기술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Dolby사가 내놓은 음향 포멧만 해도 돌비 스테레오, 돌비 프로로직, 돌비 서라운드 프로로직, 돌비 디지털, 돌비 디지털 EX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것들이며, 이번 HDMI 1.3 투어 행사에서 Dolby는 최신 무손실 7.1채널 음향인 Dolby TruHD를 시연했다.

그동안 Dolby를 비롯한 많은 음향 기술 회사들은 CD나 DVD 환경 하에서 더 적은용량으로 더 많은 채널을 지원하고 더 깨끗한 음질을 구현하는 이른바 효율성을 추구해왔다. 돌비 디지털이나 돌비 디지털 플러스 역시 채널당 640kbps로 음성을 압축해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해 왔다.

그러나 30GB 이상의 블루레이 디스크나 HD-DVD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바뀌었고, 이러한 넉넉한 디스크 용량을 바탕으로 최고의 음질을 구현할 수 있는 무손실 기술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Dolby의 Dolby TrueHD 음향이다. Dolby TrueHD는 실제 레코딩 음향 대비 무손실 음향으로 18Mbps로 14채널까지 확장할 수 있어 차세대 멀티 채널 음향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24비트, 192KHz 샘플링 레이트와 음향에 따라 정보량이 달라지는 VRB(Variable Bit Rate) 기능도 지원한다.

아래 도식은 전통적인 DVD 플레이어의 디코딩 방식과 HDMI 1.3이 적용된 플레이어의 디코딩 방식을 도식으로 나타낸 것이다. 전통적인 DVD 플레이어와 HDMI 1.3이 채용된 플레이어 모두 미디어에서 데이터를 읽어들여 처리하는 기본적인 방식은 동일하다.

그러나 HDMI 1.3이 채용된 플레이어의 경우 미디어에 저장된 무손실 음향을 별도의 디코딩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출력할 수 있는 바이패스 통로를 HDMI를 통해 마련하게 된다. 따라서 미디어의 무손실 음향이 곧바로 음향 재생기로 전달돼 손실없음 음향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이 모든 기술이 HDMI 1.3의 도입으로 인해 가능해진 것들이다.

HDMI커넥터가 없이 S/PDIF(옵디컬 출력)커넥터만 가지고 있는 HD 플레이어는 이 단자를 통해 5.1채널의 돌비디지털 음향(640kbps)을 비롯해 모든 음향이 디코딩 과정을 거쳐 AV리시버 등에 전달된다. 하지만, HDMI 1.3 커넥터를 갖춘 HD 플레이어의 경우 무손실 음향은 곧바로 HDMI 커넥터를 거쳐 AV리시버로 전달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