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니콘은 어쩌면 그들의 마지막 SLR 카메라가 될지도 모를 제품인 F6를 출시하였다.
사실 F5로도 궁극의 SLR이라는 칭호를 받기에 모자름이 없었던데다 이제는 대세가 디지털로 옮겨간만큼 더 이상 필름카메라는 오래전의 향수를 자극할지는 모를지언정 신속함과 간편함이라는 부분에서 DSLR의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에 21세기가 6년이나 지난 이 시점에 메인스트림이나 컴팩트가 아닌 플래그쉽 SLR을 출시하는 것은 상당한 모험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좋게 말해 니콘의 끈질기고 우직한 장인정신이었지 솔직히 나쁘게 또는 좀 더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도박 또는 미친짓이라고 할만한 일이었을 것이다.
대세가 옮겨갔기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포토그래퍼들은 오로지 필름만이 가질 수 있는 감성을 쫓아 오래된 SLR을 아직도 사용하거나 최근에 발매된 F6같은 카메라를 찾고 있는데 그 수요가 비록 소수일지언정 그 소수를 위해 무리수를 두면서도 제품출시를 강행하는 니콘이라는 기업의 고집은 단순히 기업들이 가진 영리추구라는 궁극적 목표와는 다른 색다른 멋과 아이덴티티가 강하게 느껴진다.
hp도 이러한 생각에서였을까?
인텔은 엑스케일 사업을
접었고 팜은 MS와 바람난 자신의 창조주에게 버림을 받은 이 시점에 hp가 아이팩을 다시 들고나온 이유는 PDA의 부활을 위한 속셈은 분명히 아닌것 같다. 왜 그런지는 본 제품의 외형이 잘 이야기 해주는것 같은데 한번 찬찬히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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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에 등장한 플래그쉽 SLR, 니콘 F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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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뭔가 다른 PDA, 아이팩 RX5900 시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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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지금까지 각지고 '정말 이것은 사무적이다' 라는 딱딱한 느낌을 강하게 전해주던 외형에 라운드가 심하게 가미되었다.(혹자는 이를 양키센스라는 루x웹식 표현을 쓰곤 한다.) 아직까지 색상은 심심한 은회색이지만 이 정도의 변화만으로도 지금껏 이어져온 아이팩의 어렵고 고리타분한 이미지는 확실히 벗어버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가로사용을 위해 디자인 되었음을 알 수 있다. hp의 로고나 인쇄된 글씨의 방향 말고도 버튼의 배열 등을 봤을때 요새 유행하는 가로형태의 PMP를 많이 닮아있다. 기존 제품인 아이팩 H5550과 비교해봐도 본 제품은 세로로 사용하기에 다소 어색한 모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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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히 기존 아이팩같은 느낌의 디자인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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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전면에 모여있던 버튼들이 조금 줄었다. 그 기능도 조금씩 달라졌는데 아래를 보면서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우측면에 버튼이 새롭게 단장하였다. H5550의 경우 측면에 음량조절 버튼이 존재하였지만 본 제품에는 해당기능이 삭제되고 전원,화면회전(랜드스케이프 - 피봇과 유사한 개념이다.), 네비게이션 등의 애플리케이션 바로가기 버튼들이 생겼다. 특히 본 제품은 가로사용을 기본전제로 하지만 필요에 따라 세로전환이 가능한데 이러한 기능을 손쉽게 버튼클릭만으로 가능하도록 한 화면회전 버튼은 유용한 쓰임새를 지닐 것이다. 전원버튼 위에는 파란색 LED가 위치하는데 이것은 블루투스 기능이 활성화 되면 점멸하게 된다.
제품의 상단에는 SD메모리를 사용할 있는 슬롯이 존재하는데 SDIO규격을 준수하므로 다양한 종류의 SD 인터페이스 주변기기들을 사용할 수 있다.(국내에서는 해당기기가 조금 귀한 편이다.) SD슬롯 옆에는 음성녹음 기능버튼이 있어 필요할때 녹음기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제품 좌측면에는 버튼이 없다. 대신에 외부 GPS안테나 연결을 위한 SMA규격의 안테나 단자와 미니USB포트, 3.5파이 직경의 이어폰 단자가 위치하고 있다. 그 옆에 스타일러스 펜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미니USB포트의 채용은 범용성에서 환영받을 부분이지만 그동안 아이팩에서 제공된 폼(?)나는 크래들은 더이상 구경하기 어렵게 되었다.
SMA단자에는 GPS의 수신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별도의 외장 안테나를 연결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GPS 수신감도가 떨어지는 고층빌딩 근처나 고가 밑, 실내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수신감도를 대폭 상향한 SiRF star III 칩셋이나 Xtarc V2 펌웨어등의 등장(본 제품에는 최신 SiRF star III 칩셋이 탑재되어 있다.)으로 실질적으로 외장안테나의 필요성은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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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일러스 펜은 푸시풀(Push Pull)방식 수납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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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제품에 와서는 그동안 아이팩의 아이덴티티라고 불리던 전면버튼의 배열과 구성이 완전하게 바뀌었다. 가로사용을 기본으로 하면서 이 부분 역시 바뀐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배열 외에도 버튼의 기능 역시 기존에 일정관리, 메모, 이메일 작성 같은 사무적이고 실용성이 떨어지는 기능에서 벗어나 시작버튼, 창닫기 같은 유용한 기능으로 대체되었다. 하지만 iTask 버튼이 빠진것은 조금 아쉽다.
전면버튼 구성의 변화를 통해 알 수 있듯 hp가 그동안 PDA의 리퍼런스라고까지 불리던 전통적인 아이덴티티를 포기하고 PDA이면서도 사무적이고 딱딱한 모습을 벗어던지고 보다 새로운 모습을 위해 뼈를 깎는 변신과정을 거쳤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방향키는 예전에 사용되던 그것과 거의 유사하므로 크게 언급할 부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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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대적인 수정이 가해진 전면버튼의 배열과 구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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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외형을 놓고 따지자면 아이팩 RX5900시리즈는 그동안 PDA들이 가졌던 많은 특징들을 과감하게 청산하고 보다 휴대용 디지털기기에 가까운 형태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다음장에서는 과연 단순히 외형만 바꾼 제품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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