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살펴본 두 제품은 경쟁 기종 답게 생김새나 작동 방식 등이 거의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두 제품의 실질적인 성능과 이에 따른 차이점을 속도, 품질, 부가 기능 등의 항목을 통해 비교해 보도록 하겠다.

먼저 흑백 문서의 출력 시간을 비교해보겠다. 각 제품들이 컬러 출력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흑백 문서 출력은 프린터의 중요한 사용 용도이며 광고에서도 HP 제품에 비해 높은 성능을 보이는 부분 중 하나이다.

흑백 인쇄속도 측정을 위해 30페이지 분량의 워드 파일을 사용하였으며, 첫장 출력속도 및 30장 문서 전체 출력속도를 모두 측정했다. 또한 레이저 프린터의 경우 고체상태의 토너를 용지에 전사한 후 , 가열된 롤러로 압착해 정착시키는 인쇄 구조상, 이 과정에 필요한 열을 발생하는 퓨저(Fuser : 정착기) 유닛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퓨저의 동작을 위해서는 수백 와트에 달하는 대량의 전력을 소모하기에, 일정시간이 지나면 프린터는 절전모드로 전환되며 퓨저의 동작 역시 중지된다. 이 절전 모드에서 다시 인쇄를 하기 위해서는 퓨저를 가열하는 과정이 요구되며 프린터에 따라 이 부분에서 속도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테스트 과정에서는 절전모드에서 인쇄명령을 내릴 때의 첫장 인쇄속도 역시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는 아래와 같다.

두 경우 모두 스풀링(Spooling) 과정에서 딜레이가 발생하므로 실제 스펙상 첫장 인쇄시간의 경우 표시 스펙에 비해서는 1~2초 가량 시간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테스트 결과를 보면 이를 감안하더라도 두 제품 모두 실제 스펙과 근접하는 결과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인쇄속도의 경우 30장을 인쇄하는데 소요된 전체 시간에서 첫장 인쇄시간을 제외한 후 출력된 문서의 장수인 29 장으로 나누어 계산했으며, 이값 역시 각 프린터의 표시스펙인 25ppm, 17ppm 과 거의 일치한다.

결과를 볼 때 흑백 문서 출력시 DPC2100이 25ppm으로 17ppm인 HP 3600n에 비해 크게 앞선다. 흑백 출력이 많은 환경의 경우 이 부분은 HP 3600 시리즈에 비해 장점으로 작용한다.

다만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절전모드에서 인쇄상태로 전환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HP 3600n의 경우 절전모드와 일반 인쇄모드 모두에서 차이없는 14초 수준의 시간을 보이다. 하지만 DPC2100의 경우 절전모드에서 인쇄를 시작할 때 30초가 넘는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프린터가 절전모드 상태일 때 인쇄 명령을 보내면 1장의 문서를 인쇄하는 시간은 DPC2100 이 HP3600n 에 비해 빠르지만, 3600n의 첫장 출력속도가 20여초 가량 빠르기에 소량의 문서를 인쇄하는 경우 HP 3600n의 문서 인쇄 시간이 더 짧아지는 역전현상이 벌어진다.

실제 절전모드에서 각 프린터로 30장 인쇄시 5장 단위로 시간을 나누어 비교하면 속도 차이는 다음과 나타난다.

그래프를 통해 보면 20장 내외의 소량 인쇄시에는 빠른 첫장 인쇄속도로 인해 HP 3600n이 DPC2100에 비해 뒤지지 않거나 오히려 빠른 것을 알 수 있다. 즉 20장 이하의 흑백 문서 출력에는 HP 제품이, 20장 이상의 흑백 문서 출력에는 후지 제록스 제품이 빠르다.

다음으로 컬러 문서 출력 속도를 비교했다. 두 제품 모두 싱글 패스(Single-Pass) 방식의 레이저 프린터로, 멀티 패스(Multi-Pass)방식에 비해 컬러 출력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장점이다. 컬러문서 인쇄속도 비교를 위해 흑백과 컬러 텍스트, 이미지가 포함된 PDF 문서를 출력해 그 시간을 측정했다. 각 테스트는 대기모드 상태에서 이루어졌고 흑백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각 30장 출력후 그 소요시간을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는 아래와 같다.

컬러 출력은 두 제품 모두 비슷한 17ppm 수준의 속도를 기록하고 있다. DPC 2100의 경우 싱글 패스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흑백 출력속도가 25ppm 으로 17ppm 수준인 컬러 출력속도에 비해 빠른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3600n은 컬러/흑백 출력 모두 17ppm 으로 동일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