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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잡지 그리고 TV,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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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점에서 잡지 한권을 샀다. 평소 본 기자가 관심있는 AV (Audio/Visual) 관련 잡지였는데 볼거리가 엄청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인터넷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은 잡지였다. 사실 테크노아에 있다보면 월말과 월초 많은 IT 관련 잡지와 신문들이 배달된다. 예전엔 잡지들을 둘러보러 서점엘 가곤 했는데 적어도 PC와 관련된 것이라면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어졌다.

잡지의 매력은 무엇일까? 마치 정품 소프트웨어를 산 것처럼 한장 한장 만져지는 물리적 소유감? 일부분 그런 것 같다. 거실 한구석 잡지꽂이에 꽂아두면 좀 럭셔리해보이지 않을까? 내용도 물론 중요하다. 대부분의 잡지는 인터넷이 생필품이 된 지금도 인터넷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내용들로 가득차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이다. 인터넷에서도 볼 수 있는 내용들을 뭣하러 잡지를 구입해 보겠는가.

그러나 본 기자가 꼽는 잡지의 최고의 매력은 내가 볼 내용을 미리 정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분은 어떤 잡지건 한권사면 목차를 보고 맘에 드는 기사를 찾아보는가? 아마도 대부분은 광고가 나오는 앞부분부터 점점 썰렁해지는 뒷부분까지 순서대로 뒤적 뒤적 보게 될 것이다.

지금 보고 있는 페이지 다음에 내가 무엇을 봐야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순서대로 책장만 넘기면 잡지는 내용을 자기 맘대로 던져 놓는다. 내가 목차대로 원하는걸 골라서 볼 수 있기 때문에 내 맘대로 볼 수 있다고? 그 잡지의 모든 내용도 이미 미리 정해져 있는데도 그런 말을 할텐가.

TV도 마찬가지다. 대신 TV는 채널이 많아 내가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확률이 좀 더 많아지지만 결국 TV 역시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내용을 'TV 편성표'를 통해 미리 정해놓고 있다.

정말 TV를 생각하면 희한한 경험을 하게되는 경우가 많은데, 토요일이면 늘상 하는 주말의 명화나 토요명화에서 어쩌다 좋아하는 SF 영화가 나오면 결국 그걸 끝까지 보게된다는 것이다. PC안에 더 좋은 화질과 음질로 된 같은 영화의 Divx가 있는데도 TV에서 나오는 영화가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인터넷이 세상에 미디어 혁명을 가져오면서 불과 10년만에 세상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다. 내가 원하는 영상, 음악, 글들을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는 거대한 네트워크... 그런 매력에 빠져 점점 중독되어 가는 우리들... 테크노아 역시 그 거대한 네트워크의 아주 가장자리에서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재생산하고 있으며, 본 기자는 어쩌면 그 중심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거대하다는 장점 때문에 인터넷은 인터넷 그 이상을 뛰어넘을 수 없을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는 건 분명 그 자체로 장점이지만 거꾸로 말하면 꼭 지금 보지 않아도 된다는 말과 동일한 것이다. 주말 저녁 8시 아마도 대한민국의 약 70~80%의 여성들이 TV 앞에 앉아 이번 회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마치 종교와도 같이 집중하는 것은 TV가 아니면 절대로 만들어 낼 수 없을 것이다.

수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황홀한 일이지만 그 정보를 언제 어떻게 봐야 하느냐는 것은 아무 생각없이 인터넷을 하고 있던 본 기자에게 매우 큰 고민거리로 다가온다. 결국 수많은 정보를 내가 찾지 못한다면 내가 계획하고 프로그래밍해서 볼 수 없다면 그것이 과연 정보일까?

지금 여러분이 한달동안 갔던 인터넷 사이트의 정보가 한달동안 봤던 TV나 잡지, 신문 등의 정보보다 많고 다양했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인터넷 중독자는 예외)? 결국 내가 보지 못한 인터넷의 자료는 정보가 아니라 정보가 될 확률을 가진 단순한 자료일 뿐이다. 그렇게 따져본다면 빠르고 쉽고 편리한 인터넷이 TV나 잡지보다 무작정 좋다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 내 정보 취득 성향이나 심리, 환경 등을 분석해 프로그래밍해서 내 모니터에 뿌려주는 인공지는 인터넷 로보트가 있지 않는 한.

테크노아의 컨텐츠 역시 누군가에겐 정보가 되겠지만 또 누군가에겐 단순한 자료가 될 뿐이다. 오늘 안들어가도 내일 들어가서 검색해서 보면 그만이다. 좀더 집중시키게 만들 그 무언가를 본기자는 오늘도 고민하고 있다. 방송이 될지 잡지가 될지 또 그 무엇이될지 알 수는 없겠지만, 분명 인터넷의 다음에는 우리를 이끌게할 무언가가 나타나지 않을까. 오늘 현금 2만원을 주고 산 잡지를 바라보며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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