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노트북은 무시무시한 성능도 상당히 특징적이지만 무엇보다도 HD-DVD와 더불어 차세대 광미디어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블루레이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유독 HD-DVD보다는 블루레이가 강세인데 아무래도 삼성이나 LG가 블루레이 진영에 참가하고 있다는 점이나 소니와 델 같은 업체의 적극적인 진출, 상대적으로 뜨뜨미지근(?)한 도시바(도시바는 HD-DVD진영의 수장이다.)의 국내시장 활동 등의 현실이 국내 시장에서 블루레이의 미래를 밝게 내다보게 하는 이유이다.

아마도 이러한 시기에 플레이스테이션3가 적절한 가격대로 출시된다면 현재 HDCP 크랙이나 복제 프로그램의 등장으로 다소 암울해진 HD-DVD의 성공적인 국내시장 진출은 다소 요원해 보인다.

어쨌든 이번 장에서는 샘플로 제공된 블루레이 타이틀을 노트북, 24인치 모니터, 42인치 LCD TV등에서 재생해보고 이 과정과 감상평을 서술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샘플로 제공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블랙 호크 다운'이라는 영화로 드라마 CSI시리즈로 유명한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을 맡고 에일리언의 리들리 스콧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대략 내용을 봐서 알겠지만 과거 클린턴 정부의 대북정책이 전면 수정되고 흔히 매파라고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가 작아지게 되었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던 소말리아 민병대에 의한 미군 헬기 피습사건을 다룬 영화이다. 제리 브룩하이머 특유의 리얼함(?)이 곳곳에 숨어 있으므로 시청시 참고하길 바란다.

차세대 광미디어들의 특징이 있다면 하나같이 HDCP라는 보호장치를 통해 소스의 재생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불법복제 방지장치로 그래픽카드나 디스플레이가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소스의 재생이 원본보다 낮은 품질로 재생이 된다. 아무래도 새로운 기기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비용적인 부담은 있겠지만 우선 이 기능을 지원하는 기기들이 갖추어진다면 흔히 1080p로 대변되는 고화질 컨텐츠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아무래도 본 노트북은 블루레이 재생을 지원하는만큼 노트북 자체 뿐 아니라 외부 모니터를 지원하는 DVI 출력단까지 이 HDCP를 지원하도록 되어있다. 결론적으로 HDCP를 지원하는 풀 HD TV가 있다면 별도의 블루레이 플레이어 없이 본 노트북의 다중 디스플레이 기능으로 블루레이 타이틀을 대화면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노트북 자체의 블루레이 재생 기능은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화면의 크기가 TV에 비해서는 작을 수 밖에 없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별도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연결하여 이상없이 영화 재생을 지원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우선 요새 가격이 많이 저렴해진 24인치 모니터(WUXGA, 1920 x 1200 px)를 먼저 연결해보았다. 아무래도 최근에 나온 제품인만큼 HDCP나 DVI입력이 모두 지원되는 제품이므로 큰 문제없이 재생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노트북 전면에 위치한 음량조절, 재생, 건너뛰기 등의 버튼들도 설치된 블루레이 재생 프로그램에서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작동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블루레이는 DVD와 동일한 MPEG-2 압축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사실 블루레이 진영의 가장 큰 약점이기도 하다. 분명 HD-DVD가 화질 부분에서 블루레이를 앞선다는 의견은 틀린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 때문인지 필자가 작년에 HD-DVD를 봤을때 느꼈던 칼같은 선명함은 블루레이에서는 느껴볼 수 없었다. 물론 이 부분은 차차 나아지게 될 것이지만 비싼 비용을 치르고 DVD와 별반 다를게 없는 품질의 영화를 보게 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본전생각(?)이 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리고 동영상의 해상도가 이전과 달리 크게 확장되었으므로 프로세서의 성능에 크게 의존하게 되는데 초창기 MPEG나 DVD가 별도의 가속보드를 요구했던 것을 상기한다면 이번에 등장한 차세대 매체는 비교적 큰 추가 비용없이 타이틀 감상이 가능하다는 점은 칭찬해줄만 하다. 어쨌든 현재 DVD 수준의 프로세서 의존도를 가지려면 이 역시 어느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DVI를 통해 외부 모니터와 연결후 블루레이를 재생하였다.

▲ 아직까지 MPEG-2 포맷이다.

차세대 광매체를 논하는데 있어 HDMI를 또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 HDMI는 기존의 단자들이 오디오, 비디오 분야로 나뉘어져 있는것을 하나로 통합한 것으로 HDCP를 포함한 풀 HD 재생과 차세대 멀티채널 디지털 오디오 포맷들을 전송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격이다. 과거에는 컴포넌트와 광/동축 인터페이스를 따로따로 사용하였지만 HDMI는 USB를 연상시키는 작고 컴팩트한 모습의 인터페이스만으로 모든 전송이 가능하다. 물론 이로 인해 흔히들 압박이라고 표현하는 케이블 정리가 매우 편리해지게 된다.

우선적으로 DVI는 HDMI와 신호전송 수준의 호환이 가능하다.(물론 이점을 악용하여 과장광고를 하는 사례도 더러 있다. 이러한 업체는 퇴출이 약이다.) 이는 변환커넥터가 있다면 HDMI를 지원하는 AV기기에서도 본 노트북의 블루레이 재생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물론 HDCP가 지원되기 때문에 이러한 것도 가능한 것이다.

▲ DVI to HDMI젠더를 통해 HDMI지원 디스플레이에 연결한다.

이번 HDMI연결 테스트를 위해 SMK전자의 42인치 풀HD LCD TV(모델명 사하라 SLT-420F)를 섭외하였다. 본 TV는 HDCP와 HDMI를 지원하는 제품으로 본 노트북의 DVI커넥터와 신호적 호환 및 HD 소스의 재생을 이상없이 지원하는 제품이다.

아무리 대형 노트북이라고 하지만 역시나 42인치의 화면에 비하면 참으로 아담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TV 후면에 HDMI 단자가 있는데 여기에 변환 커넥터를 먼저 연결하고 DVI 케이블을 이용해 노트북과 연결하도록 하자.

▲ DVI to HDMI젠더를 통해 HDMI지원 디스플레이에 연결한다.

블루레이가 지원하는 최고품질의 화질을 얻기 위해서는 본 노트북의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여야 한다. 앞서 TV와의 연결이 끝났다면 이제 남은건 디스플레이 설정인데 디스플레이 복제로 두 화면에서 동시에 블루레이 영화를 재생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HDCP에 관련한 에러메시지가 출력되면서 재생이 멈추게 된다.) TV만 단일 디스플레이로 사용하거나 확장 디스플레이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타이틀 감상을 하여야 한다.

SLT-420F는 풀HD 해상도(1920 x 1080, 1080p)를 지원하므로 윈도우즈 디스플레이 등록정보에서 이에 맞게 해상도를 맞춰주면 TV사용을 위한 준비는 모두 끝난 것이다.

▲ 이상없이 노트북과 연결되었다.

별도의 드라이버도 필요없고 그저 재생만 하면 모든게 완료된다. 노트북이나 TV나 모두 HDCP를 지원하고 있으므로 블루레이 타이틀 재생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화면 복제가 아닌 이상 단일 디스플레이나 디스플레이 확장에서는 재생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과연 어느쪽이 더 활용도가 좋고 경제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자신이 블루레이 노트북과 HDCP를 지원하는 AV기기들이 준비되어 있다면 적어도 지금은 별도의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구입하지 않아도 1080p 해상도의 타이틀을 감상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 같은 영화지만 큰 화면에서 보는 느낌은 확실히 좋다.

기사 작성 내내, 이런건 이제 노트북이라는 꼬리표를 떼어야 하는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계속 들었다. 뭐랄까 UMPC라는 것이 노트북이 파고들지 못하는 틈새를 공략하고 있고 데스크탑은 점점 그 설자리가 좁아지는 와중에 이런 보물섬(도는 전과)급 노트북의 등장은 앞으로 도성능 PC도 이러한 컨셉의 노트북에 의해 재편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물론 아직까지 하이엔드급 PC와 노트북간의 갭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러한 역전이 없겠지만 양산형 노트북에서 이러한 제품이 나왔다는 것은 그날이 곧 머지 않았음을 의미하는건 사실이다.

특히 게이머를 위한 고성능 GPU와 사운드 칩셋(오디지 칩셋이 내장되어 있다.) 탑재와 블루레이 재생 지원, 다양한 AV기기와의 유연한 연결 등의 특징이 매우 인상깊은 제품이었다. 다만 그 가격이 문제인데 메모리를 2GB수준으로 맞춘다거나 지금 당장 블루레이 기능이 필요하지 않다면 블루레이 옵션을 빼는 등의 방법으로 제품의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방안이 있으므로 어느정도 예산이 된다면 이러한 제품으로 덩치 큰 데스크탑PC를 바꾸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