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아
> e피플 > 칼럼
[論評] 테크노아, 디지털 음악을 말하다.
테크노아  |  webmaster@technoa.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짜파게티와 중국집의 공존

지난 2004년은 농심 짜파게티가 출시된지 20주년이 되던 해였다.

농심의 발표에 따르면 1984년 첫 선을 보인 짜파게티는 국내 라면형 자(이하 짜)장면의 확고부동한 대명사로 자리잡으며 국내 전체 라면 시장의 6.5%, 국내 라면형 짜장면 시장의 65%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당시 라면업계 2위였던 삼양식품의 전체 라면품목 국내시장 점유율이 10% 내외였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농심이 짜파게티 단일품목만으로 이 정도의 시장점유율과 브랜드파워를 가졌다는 것은 어찌보면 가공할 수준이라고까지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조금 더 보태서 짜파게티 출시 후 2004년까지의 누적매출은 약 7천 7백억원, 이를 판매량으로 계산하면 약 32억 봉지, 면의 길이는 지구를 35.9바퀴 감을 수 있는 길이이며 이는 지구와 달 사이(약 38만 4천 400Km)를 약 3.7회 연결할 수 있는 길이이기도 하다. 결국 20년동안 우리나라 사람 1인당 약 68개의 짜파게티를 먹은 셈인데 이토록 엄청난 양이 팔리고 나날이 매출이 늘어가는 짜파게티지만 적어도 필자가 아는 한도에서는 짜파게티 때문에 문을 닫고 폐업해버린 중국음식점은 아직 본 적이 없다.

▲ 평일도 짜파게티 먹는 날


뜬금없이 왜 짜파게티가 등장했을까?

조금 억지스러운 비유겠지만 MP3 때문에 앓는 소리를 하는 국내 가요업계를 논하기 위해 다소 우습기도 하고 억지스러운 비유를 든 것이다. 물론 짜파게티와 MP3는 완전히 다른 존재이지만 현재 국내 가요계와 음반업계들이 하는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중국집 업계가 짜파게티 때문에 짜장면이 고사위기에 처했다며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물론 MP3의 등장과 초고속 인터넷, P2P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국내 음반시장이 다소 위축된 것은 인정한다. PC의 발전으로 인해 어느 PC를 쓰나 고가의 사운드카드 없이도 우리는 손톱보다도 작은 칩이 만들어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손목시계만한 기기에 수십곡, 수백곡에 달하는 음악들을 저장하여 미디어의 교체 없이도 하루종일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세상이 되는 바람에 테이프나 CD라는 앨범 또는 가수마다 일일이 교체해야 하는 귀찮은 미디어에 한정된 음반시장은 위축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음반시장의 위축이 우리만 해당되는 현상일까? 세계 최대의 음반시장인 북미지역이나 유럽지역도 상황이 나쁘기는 마찬가지이고 장기간에 걸친 경제불황은 이러한 음반업계를 더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물론 그런 와중에서도 나름대로 살기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변화를 수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분명히 있다.

오늘 본 기사에서 현재 음반업계가 바라보고 있는 시각과 현실, 그리고 그들의 수구적인 마인드에 대해 간단히 논해보도록 하겠다.

▲ 당시에는 획기적인 기기였지만...지금은 구시대의 유물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0여년전 오랫동안 그리고 추억의 향수를 자극했던 LP판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지금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아날로그 미디어의 대명사라 불리던 LP판은 덩치도 컸고 주변의 환경에 민감하여 보관상의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물론 아직까지 LP판에 수록된 음악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느낌과 향수를 못잊어 수백장의 LP판을 모으는 수집가들도 있지만 현 시점에서 LP판은 그저 지난날의 유물일 뿐이다.

물론 이를 대체하기 위해 레이저 디스크(LD)라는 것이 등장했지만 대중화에 실패하면서 단명하였고 이후 음반시장은 카세트 테이프와 CD로 완전히 재편되었다.

▲ 이제는 추억의 물건이다.


그러고 보면 카세트 테이프는 정말 오랫동안 살아남아 음반시장에서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카세트 테이프에 기반한 워크맨은 이제 자취를 감추었고 차량용 오디오나 저가의 카세트 플레이어나 어학 연습기기로서 근근히 수명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마저도 어떠한 과정을 통해 완전하게 사라지고 디지털로 재편되는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나 CD에 비해 비싼 제조원가와 오랫동안 사용할 수록 떨어지는 품질로 인해 점점 그 가치를 잃어가고 있고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도 고급차종의 경우 오디오 시스템에 카세트 테이프를 완전하게 배제하고 있는 것을 봐서는 카세트 테이프의 종말도 머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 베라크루즈에는 카세트 테이프를 사용할 수 있는 헤드유닛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CD는 아직까지 음반업계에서 확고부동한 메이저 미디어로서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이고 MP3가 무서운 속도로 CD와 함께 음악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고음질의 특성을 가진 DVD 오디오라던가 SACD같은 미디어도 등장했지만 아직까지는 대중화라는 단계를 밟고 있지는 않다. 물론 언젠가는 이같은 차세대 미디어들이 CD를 대체하게 되겠지만 아직까지 음반시장의 메인스트림은 CD라고 할 수 있다.

아마 이정도면 음반시장에 하드웨어적 인프라는 대략 정리가 된 상황이다. 묵은 것을 쳐내고 미래에 대한 준비도 완료했으니 이제 남은 것은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세대를 맞추어나가는 것만 남았다.

문제는 이러한 것을 이끌어가는 소프트웨어(음반 업계의 시장을 보는 시각)가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뒤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포스 8시리즈가 시대를 풍미하는 고성능을 가지고 있다한들 이것이 오래된 DOS 운영체제에서 운용된다면 과연 이것이 쓸모있는 하드웨어일까? 적어도 이를 적절히 활용하려면 도스가 통합셰이더라는 아키텍처가 어디에 쓰이고 384비트 버스의 메모리가 무엇인지는 알아야 이것으로 게임을 가속하고 뛰어난 영상을 만들어내던지 할 것 아닌가?

▲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이팟으로 재기에 성공한 애플은 일찌감치 MP3의 가능성을 높이평가하고 아이튠즈라는 서비스를 통해 전세계 디지털 음악업계에서 이른바 '빅 브라더'가 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MP3의 종주국으로서 우리는 상당히 가슴아픈 현실이고 아까운 일이기는 하지만 이 MP3라는 것을 단순히 규제의 대상으로 보고 자신들을 위협하는 암적인 존재로 치부하며 공존을 거부한 우리 음반업계와는 달리 애플은 MP3를 통해 기울던 자신들을 다시 일으키는 성장동력으로 삼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무기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종주국이란 타이틀을 빼앗겨도 할 말이 없을 수 밖에 없다.

최근 애플은 거대 음반 레이블인 EMI와 함께 DRM을 해제하고 보다 많은 이들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며 구태에 연연하던 음반업계에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애플의 이같은 행보에 보이지 않는 의도가 있다는 예측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적어도 이들은 음악이 디지털화되고 이것이 새로운 음악의 미디어로 자리를 잡게되면 음반업계도 그만한 변화가 필연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자, 애플의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아마도 조만간 아이튠즈의 음악들은 DRM이 없는 형태로 유통될 것이다. 물론 DRM이 없다면 당장 불법복제가 성행할 것은 불보듯 뻔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DRM이 없어짐으로 인해 정당하게 비용을 지불하고 음원을 구입한 유저들은 적어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기기마다 부당하고 비합리적인 추가 비용 지불 없이도 다른 기기에 자신이 구입한 음원을 저장하여 들을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받게 된다.

그럼 국내 사정은 어떨까? 멜론으로 알려진 SK 텔레콤의 온라인 음원 서비스를 예로 들어보자.

자신의 휴대전화의 MP3 재생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멜론에서 가수 모씨의 음악을 다운받은 김씨는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동일한 음악을 BGM으로 설정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미 휴대전화에 다운로드 받은 음원은 DRM이 걸려 다른 기기로 이전이 불가능하고 싸이월드 역시 별도의 DRM이 있고 다른 포맷을 사용하기 때문에 같은 곡을 BGM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싸이월드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음원샵에서 같은 곡을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자신의 미니홈피에 걸어야 한다.

서비스가 다르니까..미디어가 다르니까..

이러한 이유로 따로따로 음악을 구매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가방 속에 있는 CDP와 거실에 있는 오디오 시스템이 그 위치가 다르고 이용 형태가 다르다고 같은 음악CD를 두개나 사야하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설득력있는 답변을 해주길 바란다.

최근 벅스뮤직이 이 DRM을 제거한 음원의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이유국내 음반업계는 케케묵은 비난과 법적 대응이라는 닳아헤진 카드를 또 꺼내고 있다.(EMI 코리아가 이 움직임에 동참했다는 것은 정말 실망스러운 소식이다.) 역시나 이유는 불법복제를 방치하게 된다는 것인데, 그럼 앞서 예로 들은 이용상의 불합리성에 대해서 과연 국내 음반업계들이 내놓은 해결책은 무엇이 있었는지 되묻고 싶다.

백번 양보해서 애플은 해외의 사례니까 우리랑 별개라고 치자. 적어도 국내에서라도 통용이 가능한 DRM에 대해서 음반업계들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내놓으며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술적, 제도적 표준을 만들어내려는 시도는 과연 있었을까?

▲ 최근 애플은 EMI와 함께 DRM 없는 음원유통을 시작했다.


그리고 국내 가수들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까? 국내 가요업계는 사실상 산 꼭대기에 서있는 배모냥 엉뚱한 곳으로 가고 있지만 정작 배를 타고있는 가수들은 아직도 물 위에 배가 평화롭게 떠서 목적지로 가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HOT, 조성모 이후 국내 가요계는 국정불명의 댄스와 트랜디한 발라드로 거의 고정되다시피 흘러가고 있다. 시간이 갈 수록 가요음반의 주 구매층은 경제력이 없는 10대들에게 넘어가고 정작 트랜드에서 거리가 먼 2,30대들이 들을만한 음악들은 메인스트림이 아니라는 이유로 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다. 방송매체를 통해 소개되는 음악이나 가수들은 다 거기서 거기고 그놈이 그놈이며 진짜 소리꾼이라 부를 수 있는 실력파 가수들은 요즘 애들에 비해 비주얼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언더그라운드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어디 이것뿐인가? 가수라면 당연히 노래로 승부를 봐야하는데 요즘은 새 앨범 발표만 하면 무대에 서기보다는 쇼프로나 전전하며 구걸하듯 음반 사달라고 하는게 그들의 주 일과가 되어버렸다. 이것도 이제는 약빨이 다 되었는지 신보가 나올때쯤 뜬금없는 스캔들이 터지고 여가수들은 화보촬영차 어디를 갔으며 새로운 앨범에서는 이제는 소녀티를 벗었다며 입고 있던 옷까지 천편일률적으로 벗어던지고 있다.

가수라면 음악과 노래로 승부를 봐야하는데 상황이 이러니 진짜 음악을 듣고자 하는 이들은 가요에서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이고 속칭 아이돌에 열광하는 경제력 없는 10대들(흔히 빠돌이 빠순이로 표현되는)이 가요시장을 먹여살리는 시장구조가 지속되다 보니 음반업계는 성장동력 없이 정체되고 음반 판매량은 날개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물론 음반업계는 이 원인을 MP3라고 멋대로 규정하고 이것과의 공존을 거부하며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가능성을 애써 부인하는 등 변화가 절실한 자신들은 깨끗한 척을 하고 있다.

▲ 음악은 공산품이 아니다.


이제 결론을 내려볼 시간이다. 필자 역시 DRM 없는 음악이 현재 난관에 봉착한 음반시장의 대안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애플의 DRM free 선언은 현재 업체별로 난립하고 있는 DRM 기술들의 문제점을 해결하기위한 단계일뿐 그들도 자신들이 판매한 음악이 여기저기에 불법적으로 복제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물론 애플이 현재 사용되는 DRM을 무력화 시킨 후 현재 공개하지 않고 있는 자신들만의 DRM 기술을 들고 또 한번 디지털 음악시장을 쥐고 흔들 것이라는 예측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리고 음반업계도 구태에 연연하지 말고 새로운 변화와 미디어를 포용하며 정말 소비자들이 듣고싶은 음악, 사고싶은 앨범을 만들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기회만을 노리는 저질 마케팅을 일삼거나 음악을 붕어빵 찍듯이 찍어내는 상혼에 찌든 음반업체들에 대한 퇴출과 자기정화도 반드시 필요하다.

소비자와 시장은 냉정하다.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물건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인 만큼 메리트가 없는 제품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무시와 외면이라는 철퇴를 내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음반업계가 MP3를 미디어의 한 종류로 인식해야하듯 소비자들 역시 MP3에 대해 미디어라는 인식을 가지며 이것에 대해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자신의 소유로 만드는 것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냅스터와 소리바다가 MP3는 공짜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디지털 음악에 대한 저작권 개념도 없었을 뿐더러 지금은 둘다 정상적인 이용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제 세상이 바뀐만큼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인식을 바꿔야 곧 시작될 새로운 미래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테크노아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e피플
[e피플] 나이가 대수? 공조냉동기계기능사 필기시험 100점 맞은 NCS교육생
[e피플] 나이가 대수? 공조냉동기계기능사 필기시험 100점 맞은 NCS교육생
나이가 들면 들수록 공부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있다. 더군다나 실업인 상태에서 공부하는 것이라면 부담이 더 클 수 밖에 없다.하지만 이를 비웃듯이 극복하고, 올해 2월 공조냉동기능사...
제호 : 테크노아  |  발행인 : 김필규  |  편집인 : 김필규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상규
서울지사 : 서울특별시 구로구 디지털로32가길 18, 7F | 제보 : it@technoa.co.kr
발행소 :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전룡6길 6 3F | 등록번호 : 전라북도 아00057
등록일자 : 2008년 1월 14일  |  대표전화 : 070-8755-6291  |  FAX : 02-6280-9562
Copyright © 1999-2017 테크노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echnoa@techno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