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은건 CPU??

거두절미하고 CPU랑 GPU는 엄연히 다르다. CPU분야에서는 절대적인 강자였던 인텔이 그들의 최초의 스탠드얼론 그래픽 칩셋인 i740을 들고 나왔을 당시 많은 이들은 인텔에게 CPU로 그만큼 해먹었으면 됐지 무슨 그래픽시장까지 노리냐며 비아냥거린 것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물론 다행히도 i740은 AGP관련 기능을 제외하면 당시 경쟁 제품이던 리바TNT나 부두에 비해서는 매우 쳐지는 성능으로 인해 저가형 시장에서 잠시 반짝하고는 이내 인텔은 i752라는 후속작을 결국 시장에 선보이지 못한채 시장에서 철수하게 된다.

물론 인텔의 이러한 움직임에는 그들이 기술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래픽시장에 큰 메리트를 못느꼈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제아무리 칩질라라고 해도 그래픽쪽에 함부로 뛰어들었다간 큰코가 깨져나가는 불상사를 당하게 된다는 전례를 남기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까지는 엔비디아가 x86 호환 프로세서를 만든다는 계획은 없다. 물론 현재 GPU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마켓리더라는 지위를 누리고 있는 엔비디아라지만 앞서 인텔의 선례와 마찬가지로 CPU라는 시장도 엔비디아가 멋모르고 뛰어들었다가 큰코가 깨지는(어쩌면 치명타를 맞을 수도..)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엔비디아도 섣불리 CPU 시장에는 입질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더군다나 인텔이나 AMD 모냥 대규모의 Fab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어쨌든 그랬던 엔비디아가 Designed by NVIDIA라는 케치프레이즈를 걸고 CPU 대신 메인보드 업계에 뛰어들었다. 물론 엔포스로 메인보드 칩셋 시장에는 오래전에 뛰어들었고 리퍼런스 규격의 제품들도 다수 출시했지만 사실 이번처럼 엔비디아의 이름을 전면에(그리고 노골적으로) 내세우고 제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시장에 인텔의 이름으로 팔리는 메인보드를 볼 수 있는데 인텔이 손수 만든 제품이 아닌 OEM 방식으로 생산한 제품임을 알 수 있는데 오늘 살펴볼 제품도 인텔과 비슷한 형태로 엔비디아의 리퍼런스 규격에 맞게 제조된 OEM 제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솔직히 엔비디아가 디자인한 메인보드라고 특별한 것은 없다. 지포스 8시리즈가 나오면서 아이덴티티가 되어버린 흑색의 PCB에 여기저기 찍혀있는 엔비디아의 로고 외에는 여느 메인보드와 다른 점이 없다. 사실 조금 있으면 등장할 인텔의 3시리즈 메인보드에 의해 인텔 칩셋 메인보드 시장은 완전히 재편될 것인데 이제 와서 때늦은 680i 칩셋을 내놓은 것도 조금은 늦었다고 평가할만한 부분이다.

어쨌든 차기 밸류급 제품인 650칩셋들이 곧 나올 예정이기 때문에 이것은 어느정도 상쇄가 되겠지만 지금 시점에서 엔비디아의 DBN 제품 출시는 시장을 접수하겠다는 것 보다는 시장에 진출했다는 그 사실만으로 충분한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 어딜 보나 엔비디아의 로고와 타이포가 보인다.

내용물은 평이한 수준이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SPP 냉각을 위해 별도의 쿨러가 제공된다는 점인데 요새 많은 메인보드 제조사들이 히트파이프를 도배하다시피 적용하는 것과는 달리 단 하나의 히트파이프만을 달고 SPP쪽에는 냉각팬을 달아 냉각효율을 높이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히트파이프를 많이 다는 것이 꼭 능사가 아닌만큼 소음부분에서 다소 불리하더라도 이렇게 냉각팬 + 히트파이프 구조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SLI 연결을 위한 브릿지 커넥터가 하나 제공되는데 필름방식이 아닌 PCB 형태의 커넥터가 제공된다. 높이가 좀 있는 애드온카드를 그래픽카드 사이에 설치할 경우 간섭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대비가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픽카드를 위한 PCI 익스프레스 슬롯이 세개나 있다. 물론 중간에 보이는 파란색 슬롯은 물리연산을 위해 사용되는 그래픽카드를 연결하는 슬롯이기는 한데...현재 GPU 셰이더에 기반한 물리연산을 응용하는 게임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 좀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솔직히 말해 아직 물리연산 기능은 시기상조일 뿐더러 이는 칩셋 자원의 누수라고 평하고 싶다.)

다가올 미래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지금 당장은 이 자리에 차라리 PCI 슬롯을 넣던가 하면 확장성이 더 좋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 전원부에 대한 최적화는 필요할 것 같다.

케이스 없이 제품을 사용할때를 대비한 기능들이 준비되어 있다. 물론 아수스 스트라이커 익스트림처럼 화려한 튜닝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제품이 동작할때 표시등, 상태 인디케이터, 온보드 전원/리셋 스위치들이 바로 그것이다.

▲ 케이스 뚜껑 닫으면 의미 없다.

드라이브에 대한 지원은 모자르지 않은 편이다. PATA 채널에 두개, 6개의 SATA 채널, 총 8개의 드라이브를 본 메인보드에 설치 가능하다. 하지만 eSATA가 지원되지 않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 비교적 모자름 없는 구성이다.

요새 고급형 메인보드의 경우 솔리드 캐패시터를 대거 집적하여 안정성을 높였다고 하는데 본 제품은 그러한 트렌드와는 다소 무관한 형태이다. 하지만 프로세서 전원부에 한해서는 솔리드 캐패시터가 사용되었다. 총 6페이즈에 달하는 전원부를 자랑하지만 이 숫자가 안정성과 품질에 정비례한다는 고정관념은 이제 벗어던질 필요는 있다.

▲ 자나깨나 핀 보호!

다음장에서는 본 제품의 성능은 어떤 수준인지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 테스트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