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음을 담당하는 서브 우퍼 유닛은 전원 공급 및 각 위성 스피커를 컨트롤하는 앰프의 역할도 겸하고 있다. 전면에는 6.5인치의 대형 우퍼 유닛이 노출되어 있으며, 그 주변에는 은빛의 플라스틱 테두리로 포인트를 주었다. 또한, 후면에 위성 스피커의 그것보다 큰 구경의 리플렉스 덕트가 위치하고 있어 한층 높은 저음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브 우퍼 유닛의 후면에는 외부 소스기기로부터 음성 신호를 받는 입력 단자와 각 위성 스피커로 소리를 보내는 출력 단자가 있다. 모두 RCA 방식이므로 연결이 편하다. 헤드폰 전용의 소형 출력 잭이나 또 다른 외부 소스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보조 입력 단자가 없는 것은 아쉽지만, 입출력 단자가 많을 수록 노이즈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스피커 제품의 전반의 특성을 생각하면 굳이 단점이라고 지적할 순 없을 듯하다.

서브 우퍼 유닛의 오른쪽에는 금색의 조작부가 위치하고 있다. 이 조작부에는 음량을 조절하는 볼륨 노브 및 저음을 조절하는 베이스(Bass) 노브, 그리고 고음을 조절하는 트래블(Treble) 노브가 위치한다. 각 노브의 앞쪽 표면에는 스핀들 처리를 해서 고급스러움을 살렸고, 노브를 돌릴 때마다 상단의 표시창에 그 레벨이 보여진다.

볼륨 노브는 전원 스위치를 겸하고 있어 바로 위에서 노브를 누르면 전원이 켜고 꺼진다. 각 노브들을 돌려보면 일정한 구간마다 걸림이 느껴지며, 모양만을 봐서는 아날로그 방식의 노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내부적으로 완전한 디지털 방식의 노브이다.

노브의 전면의 한쪽 에는 노브의 회전 각도를 알 수 있는 눈금이 있다. 하지만 모든 노브들이 최저 / 최고의 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돌아가며, 볼륨이나 베이스 / 트레블의 현재 레벨이 노브 상단의 디스플레이 패널에 나타나므로, 노브 전면의 눈금의 역할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느껴진다. 물론, 쓰임새 면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제품의 세련미를 떨어뜨리는 부분이라 아쉽다.

본 제품은 무선 리모컨을 기본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리모컨으로 전원 및 볼륨, 그리고 베이스와 트레블 수치를 조절할 수 있다. 리모컨의 감도가 우수해 10미터 근방의 거리도 커버가 가능하다.

스피커로서 본연의 기능인 소리를 평가하기 위해 간단한 테스트를 해 보았다. 청취 테스트에 사용된 PC는 HD 오디오(리얼텍 ALC883 칩셋)를 지원하는 기가바이트 GA-945P-S3 메인보드를 사용한 시스템이다.

테스트에 사용된 소스는 음악의 경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휘한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의 CD이며, 영화의 경우, '스타워즈 에피소드3'의 DVD를 사용했다.

청취를 한 후의 느낌을 정리해 보면, 고음의 경우, 보급형 스피커로서는 중상 정도의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고가의 전문 스피커만큼의 해상력과 음 분리도는 아니었지만, 오케스트라의 경우, 연주 비중과 음량이 낮은 악기라도 다른 악기들 사이에서 확실히 소리를 내고 있음을 구분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까지는 달해 있었다. 이 가격대에서 이 정도면 쓸 만하다.

하지만 이 제품의 진짜 자랑거리는 저음 부분에 있었는데, 구경이 큰 서브 우퍼는 물론, 위성 스피커에서도 저음을 확실하게 보강해 주어 특히 영화 감상 시 상당히 실감나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보급형 2.1ch 스피커들 중에는 고음 사이에서 저음 부분이 '둥~둥~' 하는 소리를 따로 내며 귀를 불쾌하게 하는 일이 잦았는데, 코빅 CBS-3800의 저음은 그 음량도 충분하고 다른 소리들과의 조화도 나무랄 데가 없었다. 4만원대의 가격을 생각한다면 상당한 수준의 저음 처리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바로 무음 상태에서 '웅~'하는 소리를 내는 화이트노이즈가 약간 발생한다는 점이다. 특히 볼륨을 50% 이상 올린 상태에서 다소 느껴지기 시작한다. 또한, 방자 처리에 다소 부족함이 있어, 특히 주변에 CRT 모니터가 있을 경우 한 쪽 화면이 잠시 변색되는 등의 영향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무음 상태가 아닌 음성 출력 중에는 잡음이 느껴지지 않았으며, 최근에 CRT보다는 LCD 모니터를 많이 쓰는 추세이므로 아주 민감하지 않은 일반적인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듯 하다.

코빅 CBS-3800는 잇츠(It's)사에서 처음 내놓은 스피커 제품이지만, 동일 제조사에서 만든 타 브랜드의 스피커 제품들이 이미 그 품질을 검증 받은 단계이므로 제품 자체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더욱이, 타 브랜드의 유사한 제품보다 값도 약간 저렴한 편이다.

소리 자체도 보급형 스피커로서는 중상 이상의 품질을 보여주며, 특히 저음 부분의 처리에 대해서는 이 가격대에서 쉽사리 찾아볼 수 없는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또한, 목재를 사용한 본체나 금빛의 컨트롤 노브, 상태 표시 창 등을 갖춰 디자인에도 만전을 기했으며, 무선 리모컨을 갖춰 편의성 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줄 만하다.

다만, 다소 감성적 품질이 떨어지는 조절 노브 부분이나, 전면 커버의 부재등과 같은 약간의 마무리 부족은 보급형 제품으로서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종합적으로 볼 때, 이 제품은 이 정도의 가격대에서 충분히 구매할 만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며, 디자인적인 만족도도 높아 폭넓은 소비자들에게 무난한 선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