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의 라데온 HD 4800 시리즈가 출시된 이 후 엔비디아는 그 동안 지켜왔던 고성능 그래픽카드의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물론 단일 그래픽카드의 성능으로는 GTX280이 HD 4870 보다 높기는 하지만, 두 개의 GPU를 장착한 HD 4870 X2는 GTX280의 성능을 앞도 했을 뿐 아니라 GTX280을 SLI로 구성해도 HD 4870 X2 보다는 성능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였다.

또한, 이러한 하이엔드 제품군 뿐 아니라 메인스트림급 제품에서 역시 AMD의 HD 4600 시리즈로 인해 그 자리를 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다행히 아직 국내는 높은 환율로 인해 HD 4600 시리즈의 자리가 애매해져 메인스트림 시장은 엔비디아가 지키고 있지만 말이다.

물론 엔비디아는 이러한 AMD를 대항하기 위해 지포스 9500GT나 9800GTX+ 등의 제품을 내놓아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이후로는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 않은 상태이다. 이는 예전 ATI의 라데온 X1000 시리즈나 X800 시리즈와 경쟁했을 당시, 서로 더욱 빠른 성능의 그래픽카드를 발 빠르게 내놓았던 것 과는 다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예전의 엔비디아라면 HD 4870 X2를 견제하기 위해 그 보다 빠른 성능의 그래픽카드를 내놓았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엔비디아는 그래픽카드의 성능 보다는 다른 곳에 더 집중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물리엔진인 PhysX라 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PhysX 물리엔진을 만든 AGEIA를 인수한 이후 빠르게 자사의 그래픽카드에 적용하기 시작해, 현재에는 지포스 GTX280/260은 물론 지포스 8000/9000 시리즈 뿐 아니라 테슬라를 비롯 쿼드로 및 모바일 제품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에 적용한 상태이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 그래픽카드의 성능 싸움 보다는 대대적으로 PhysX를 알리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