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린터/복합기 관련 제품을 리뷰할 때마다 서론에 빼놓지 않고 들어가는 내용이 바로 시장의 지각변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2~3년 전부터 이어져 온 이런 추세는 근본적으로 잉크젯 프린터 기반 제품과 레이저 기반 제품이 각각 부족한 성능과 가격을 보완해 가면서 각각 그 대상 시장을 넓혀왔기 때문인데, 이런 두 제품군이 직접적으로 부딫히는 부분이 바로 파워유저/SOHO 유저를 위한 시장이다.

기존의 가정용 제품군에 비해서는 보다 빠른 속도와 높은 기능을, 그리고 업무용 제품군에 비해서는 작은 크기와 낮은 가격을 요구하던 이 시장은 이전에는 앞서 말한 상반된 조건을 만족하는 제품이 드물었기에 가정용 시장과 기업용 시장 사이에서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가정용 시장은 하드웨어 가격이 저렴한 잉크젯 프린터에 기반한 제품이, 기업용 시장은 성능면에서 앞서는 레이저 프린터 기반 제품이 시장을 각각 주도하는 구도가 십수년 넘께 이어져 왔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러한 시장에 변화가 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 변화는 상기 언급한 두 제품군이 각각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의 기술 개발이 이루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잉크젯 프린터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인쇄 속도와 품질을 보완하는 한편 컬러 출력의 자연스러움과 저렴한 하드웨어 가격이라는 장점을 더욱 부각시킴으로서, 그리고 레이저 프린터는 빠른 인쇄속도라는 장점을 살린 채 큰 덩치와 높은 소모전력, 비싼 가격이라는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의 진화를 거듭해왔으며, 그 결과 무주공산으로 남아있던, 그리고 근래 들어 시장이 점점 커지기 시장하는 이 SOHO유저를 위한 시장에서 두 제품군이 직접적인 대결을 펼치게 된 것이다.

아직 시장이 초창기인 만큼 잉크젯 프린터와 레이저 프린터에 기반한 이 두 제품군은 엎치락 뒤치락 하며 치열한 접전을 펼치는 중이다. 또한 기존의 개인용/기업용 시장에 위치한 특성상 기존 시장에서 요구하던 특징들을 일부, 또는 모두를 요구하는 만큼 둘 중 어떠한 방식이 월등한 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양한 제품들이 이 SOHO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출시되어 소비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오늘 리뷰할 캐논의 디지털 복합기인 MF-8030/50CN 시리즈는 이러한 SOHO 시장을 노리고 출시된 디지털 복합기 중 하나인데, 컬러 레이저 프린터에 기반한 이 제품은 업무용으로서 요구되는 빠른 인쇄속도에 대응하기 위해 싱글 패스 방식을 채택해 보급형 레이저 복합기로는 빠른 수준인 흑백 12ppm, 컬러 8ppm의 인쇄 속도를 지원하는 한편 레이저 프린터에 기반한 제품의 원초적인 단점이던 꼽히던 느린 예열속도를 독자적인 On-Demand 방식의 정착 유닛으로 개선한 것이 돋보인다.
또한 ADF 유닛 탑재로 스캔/복사 편의성을 높인 것은 물론 FAX기능 지원(MF-8050CN 모델에 해당)과 네트워크 스캔/프린팅, 그리고 다양한 편의기능을 제공해 하이엔드 개인 유저는 물론 다수의 PC를 사용하는 오피스 환경에서도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어 기대를 모으는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