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알고 있기로는 잉크젯 프린터는 기기 자체는 레이저보다 싸지만 유지비는 레이저프린터보다 비싸다는 것이 상식이다. 물론 레이저프린터의 경우 대형기기는 일반 개인용 프린터에 비해 대형화된 토너 카트리지와 분리형의 현상 드럼등의 분할 구성으로 이루어졌기에 기기 가격을 제외하고 생각했을 때 1장당 인쇄비용 자체는 월등히 저렴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10만원대, 또는 10만원 미만의 저렴한 가격대의 가정용 레이저 프린터도 여럿 출시되고 있고, 이런 프린터들의 경우 대부분 크기와 가격적인 제한으로 비교적 소용량의 토너 카트리지와 일체형 구조를 채택하기 때문에 가격적인 우위는 크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HP에서 출시한 HP 900 잉크젯 프린터는 ‘레이저보다 유지비가 저렴한 프린터’ 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등장한 제품으로, 기존 잉크젯 프린터분야에서 높은 인지도와 기술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던 HP 제품에 저렴한 소모품 가격까지 더해 리필잉크는 물론, 잉크젯 프린터를 넘어 레이저 프린터 제품군에 육박하는 수준의 소모품 비용을 제공한다는 것을 제품의 컨셉으로 잡고 있다.
　

여기서, HP 900이 광고 만큼이나 뛰어난 경제성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경제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이 프린터의 성능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인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HP 900 InkJet Printer(이하 HP 900)의 외관은 매우 단순하다. 좋게 말하면 심플, 나쁘게 말한다면 허전하다고도 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최근의 잉크젯 프린터 제품들의 경향이 비슷하지만, HP 900 역시 프린터 하드웨어 자체는 원가 절감을 위해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어져 있다.

▲ HP 900의 외관은 보급형 답게 매우 심플하다.

전반적인 형태는 길쭉한 사각형 박스형태에 가깝다. HP의 이전 제품군 중 HP 데스크젯 D2300 시리즈의 것을 이어받은 것으로 보이는 HP900의 몸체는, 최근 유행하는 복합기 제품과는 달리 플랫베드 형태의 스캐너 유닛을 상부에 탑재할 필요가 없기에 상당히 슬림하게 마감되어 있다.

버튼 및 조작부 또한 매우 단순하다. 고급형 제품들의 경우 상태표시 LCD등을 탑재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제품은 필수적인 기능들만을 제공하며, 버튼 역시 전원과 인쇄 취소, 그리고 OK 버튼의 3개만을 가지고 있다.

내부 구조 역시 최대한 군더더기를 줄이고 최소한의 부품으로 효율적으로 동작하도록 설계된 것이 눈에 띈다. 상부 패널을 열면 잉크 장착대가 가운데로 이동한다. HP 900는, 최근 HP 잉크젯 제품 일부에서 분리형 잉크/헤드 시스템을 사용한 것과는 달리 기존의 헤드 일체형 잉크 카트리지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한다. HP900은 기본적으로 같이 발표된 900시리즈 잉크인 CB314A(블랙), CB315A(컬러) 2종을 사용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CB315A는 3색인 Tri-Color 잉크 카트리지이지만, 헤드/카트리지 교체형의 장점을 살려 별도 구입가능한 6색 포토잉크 카트리지를 이용한다면 보다 높은 컬러 인쇄품질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품 전면에는 개폐 가능한 급지구가 있다. 전면 커버가 열렸을 때 그대로 급지대의 역할을 수행하며, 아래 사진처럼 앞으로 펼쳐놓을 수 있다.

특이점은 별도의 용지 배지장치나 돌출된 배지대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이 제품이 별도의 배지대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으로, HP 900은 인쇄된 종이가 그대로 급지구 위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급지대의 용지와 인쇄된 용지는 섞이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어 인쇄된 용지가 다시 급지되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후면 디자인 역시 단순하다. 별도의 양면 인쇄 모듈이나 부가적인 인쇄 인터페이스를 제공하지 않으며, 후면에는 전원 공급 케이블 연결 단자와 USB 단자만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