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

Raptor는 Western Digital의 ATA HDD인 Caviar와 여러모로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첫 인상은 ATA HDD라기보다는 SCSI HDD와 가깝다. 상판의 라벨에는 HDD의 각종 정보가 기록되어 있다. 그 아래로는 검은색 금속판과 상판이 자리를 잡고 있다.

좌측부의 히트 싱크 모양의 구조는 ATA HDD에서 전혀 볼 수 없는 모습이다. 플래터의 회전수가 10,000RPM에 이르는 점, 발열량과 플래터의 회전 속도는 비례 관계라는 점을 생각하면 Raptor의 발열량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Raptor의 발열량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ATA HDD와는 조금 다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위 사진과 같은 히트 싱크 모양의 구조가 자리를 잡고 있는 이유가 설명되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는 플래터가 들어갈 공간을 줄이는 문제를 유발한다. 이 때문에, Raptor의 플래터는 지름이 3.5인치보다 약간 작다고 한다.

Raptor의 후면 모습을 얼핏 보면 Western Digital의 ATA HDD인 Caviar와 큰 차이가 없다. 반도체 컴포넌트가 실장된 면을 HDD의 안쪽으로 고정시키는 Western Digital만의 설계 방식이 Raptor에도 그대로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Caviar와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스핀들 모터의 위치다. 위 사진을 자세히 보면 스핀들 모터가 중앙에 위치하고 있지 않고 약간 좌측으로 쏠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앞에서 언급한 히트 싱크 모양의 구조물에 의한 것이다.

다음으로 회로 기판의 아랫면, 즉 눈에 보이는 면에 반도체 컴포넌트가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이다. Western Digital은 회로 기판의 반도체 컴포넌트를 HDD 안쪽으로 위치시키는 방식으로 반도체 컴포넌트의 손상으로 인한 트러블을 막아왔다. Raptor도 이러한 전통을 거의 따르고 있지만 반도체 컴포넌트 하나는 HDD 밖으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로 기판에 빈 자리가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제품 계발의 마지막 단계에서 설계 변경이 일어나면서 급히 반도체 컴포넌트를 추가해서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별도의 공구 없이 눈으로 볼 수 있는 반도체 컴포넌트는 Marvell Technology Group의 88i8030이다. Serial ATA 인터페이스와 ATA 인터페이스를 변환해주는 컨버터로, Raptor가 순수한 Serial ATA 인터페이스의 HDD가 아니라 ATA 인터페이스의 HDD를 Serial ATA HDD로 변경한 제품임을 알 수 있다. Western Digital이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ATA 인터페이스의 Raptor도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실현 여부는 미지수라고 할 수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Serial ATA 인터페이스를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레가시 전원 커넥터를 장착하고 있는 점이다. 레가시 파워 커넥터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Serial ATA HDD용 전원 커넥터가 없는 전원 공급 장치를 사용하더라도 변환 케이블 없이 Raptor를 운영할 수 있다. 별도의 전원용 변환 케이블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분명히 Raptor의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신 한가지 주의할 점이 있는데, Serial ATA용 전원 커넥터와 레가시 전원 커넥터를 동시에 연결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이 점은 Raptor 윗면의 라벨에 눈에 띄게 표기가 되어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