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가능한 성능. 이제 남은 과제는 장기간의 내구성

이번 리뷰의 첫머리에서 삼성전자 HDD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에 대해 언급하였다. 지난 시절 삼성전자의 HDD에서 느꼈던 소비자들의 불만이 소비자의 불신으로 이어진 것이다.

Spinpoint P80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신을 종식시킬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된다. 리뷰를 쓰기 위해 테스트를 진행하는 동안 '과연 이것이 옛적에 그렇게 욕을 얻어먹던 삼성전자의 HDD가 맞나?'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하도록,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송율이나 억세스 타임 등 성능에 관련된 항목은 이제 유명 HDD 업체의 제품과 비교하여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전송율의 안정성과 같은 문제가 보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평가를 하면 '무난'보다는 '우수'에 근접한 성능을 보여준다.

이렇게 지난 시절에 비해 발전한 HDD이지만, 한가지 남아있는 과제가 있다. 바로 장기간 사용시의 '내구성'이다. 필자처럼 단시간에 제품을 보고 글을 써야 하는 사람이 언제나 마지막에 찜찜해하는 점이 바로 내구성에 대한 문제다. 내구성 문제는 제품을 장시간 사용해야(아니면 정밀하게 계획한 가속 수명 테스트를 통해) 알아낼 수 있다. 불행히도 리뷰를 위해 장시간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노릇도 아니고, 정밀한 가속 수명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리뷰에서는 제품의 내구성에 대해 뭐라고 언급할 수 없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장시간에 걸쳐서 제품을 사용하면서 가장 민감하게 제품을 평가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내구성이다. 특히 HDD의 경우 트러블이 발생하면 저장된 데이터가 모두 '날라가는' 문제가 있다. 즉, 어떠한 희생을 치루고서라도 장기간에 걸친 신뢰성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 삼성전자가 노력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된다. (다른 HDD 업체도 동일한 과제를 안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한가지 더 요구하는 점은 적극적인 마켓팅 전략이다. 이제 제품의 성능은 일정 수준을 넘어섰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Spinpoint라는 HDD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직까지는 냉담하고 할 수 있다. 이전 제품에 대한 불신이 Spinpoint라는 이름을 완전히 거부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신이나 거부감을 소비자들의 마음에서 몰아내어야 하는 것이 삼성전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된다.

2년간의 A/S 기간, 전국적으로 산재된 A/S망을 통한 사후지원 등, 삼성전자 HDD만의 비교 우위 항목은 여전히 건재하고 있다. 거기에 더 이상 다른 제품과 비교하여도 손색이 없는 성능이 추가된 Spinpoint P80. 시장에서의 선전(善戰)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