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SeaShield에 대해

앞서 언급했듯, Barracuda 7200.7에는 Barracuda의 특징이었던 SeaShield가 사라졌다.

외형이 선대의 제품과 동일하다는 것은 윗면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로, 바닥면은 선대의 Barracuda ATA V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대인 Barracuda SATA V의 하단부 모습. SeaShield로 인해 회로 기판이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Seagate는 몇 가지 이유를 들면서 더 이상 SeaShield가 필요하지 않으며, 이 때문에 Barracuda 7200.7부터는 SeaShield를 제거하였다고 한다. 이유는 아래와 같다.

• 향상된 탐색 알고리즘 및 유체베어링 모터로 인해서 소음이 감소
• 헤드암 액츄에이터 및 서스펜션 설계의 변경으로 비동작시 내충격량 증가
• 통합되어 있는 칩셋 등의 사용으로 PCB 상에 탑재되는 컴포넌트의 수가 줄었고, 동시에 컴포넌트의 높이가 낮아지고 하우징 및 커넥터가 개선되어서 회로의 손상 가능성이 감소
• 정전기 방지 설계를 통해서 정전기에 대한 면역성 강화

이러한 이유들 가운데 물리적인 충격에 의한 문제는 필자의 지식 밖이기 때문에 Seagate의 주장을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회로 손상 가능성의 감소 및 정전기에 대한 면역성 강화는 100% 찬성하기 어렵다고 본다.

예전에 비해 반도체가 정전기에 견디는 면역성이 강화되었기는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정전기에 100% 안전하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겨울철에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는 심할 경우 전압이 수만V에 다다르며, 이러한 정전기는 반도체 내부 회로를 단번에 망가뜨릴 수 있다.

이 이외에 HDD를 취급중에 부주의로 인해 HDD의 회로 기판에 물리적인 손상을 주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PC의 조립에 사용되는 드라이버로 인한 회로 기판의 손상등은 SeaShield가 있을 경우 완벽하게 방지할 수 있는 손상이다.

Seagate가 SeaShield를 도입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외부 자극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것이다. 외부 자극에 대한 내성이 증가함에 따라 HDD의 내구성이 향상되며, 이로 인해 A/S 발생 빈도가 낮아지는 효과를 누리겠다는 것이 Seagate의 계산이다. A/S 발생 비율이 낮아지는 만큼 A/S에 소요되는 비용이 줄어들며, 비용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소비자의 만족도 및 신뢰도 향상이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동안 Seagate는 SeaShield를 도입함에 따라 부품 비용 및 생산 비용이 더 증가하더라도 위의 효과로 인한 이득이 더 높다고 판단을 하고 그동안 Barracuda 제품군에 SeaShield를 장착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SeaShield의 적용에 의한 이득보다는 SeaShield의 적용에 따른 비용이 더 많다고 판단을 한 듯 하다.

Seagate로서는 SeaShield의 제거로 인해 원가상의 이득이 발생하지만 소비자 입장, 특히 선대의 Barracuda를 구입하고 다시 Barracuda를 구입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 SeaShield의 제거로 인한 가격 인하와 심적 불안감의 trade-off 관계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판단을 해야 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