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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지털 SLR 카메라를 제와한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의 발전 방향은 CCD의 화소수를 최대한 늘리는 것과 함께 동영상 촬영 기능의 강화,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SONY 역시 이러한 발전 방향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DSC-P8 역시 동영상 촬영 기능을 강화한 제품으로, 동영상 촬영에 두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최대 동영상 촬영 시간에 관한 특징이다.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는 동영상 촬영을 할 때, 카메라의 영상 처리 프로세서에 내장된 버퍼 메모리를 촬영한 동영상의 임시 저장 공간으로 활용한다. 버퍼에 저장된 동영상은 기록 미디어로 전송이 되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영상 처리 프로세서는 촬영중인 동영상의 압축에 전력을 다해야 하기 때문에 기록 미디어로의 전송은 불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동영상 촬영의 최대 시간은 영상 처리 프로세서의 버퍼 메모리 용량에 의해 좌우되게 된다.

하지만 DSC-P8은 (이전 Cyber Shot P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영상 처리 프로세서의 버퍼 메모리 용량이 아니라, 메모리 스틱에 남아 있는 공간이 최대 동영상 촬영 시간을 결정한다. 그 이유는 촬영 중에도 영상 처리 프로세서의 버퍼 메모리에서 메모리 스틱으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DSC-P8은 상당히 긴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128MB 메모리 스틱을 기준으로 160 x 120 픽셀의 동영상은 약 1시간 30분을 저장할 수 있다. 이러한 동영상 촬영 길이로 인해 왠만한 강의는 DSC-P8로 녹화가 가능하다.

두 번째 특징은 동영상의 사양이다. DSC-P8은 두가지 동영상 해상도를 지원한다. 장시간 녹화를 위한 160 x 120 사이즈와 화질을 중시하는 640 x 480 사이즈가 DSC-P8이 지원하는 해상도다. 640 x 480 해상도의 동영상은 선명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비디오 캠코더 못지 않은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단, 640 x 480 픽셀의 동영상은 용량이 상당히 크며, 128MB 용량의 메모리 스틱을 사용하더라도 6분이 안되는 시간동안의 영상만을 저장할 수 있다. 특히, 초당 25프레임으로 동영상을 저장하기 때문에 끊김등의 부자연스러운 동영상이 아닌, 부드럽게 움직이는 자연스러운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동영상 샘플 : MOV01000.MPG (MPEG-1, 640 x 480, 25fps, 15.1MB)

작고 가벼운, 여성스러운 카메라

SONY의 DSC-P8은 기존의 Cyber Shot P 시리즈를 기반으로, 약간의 기능 추가와 개선을 한 모델이다. 그동안 Cyber Shot P 시리즈의 단점으로 지적되어 온 반응성의 향상을 통해 사용자가 느끼는 '굼뜸'을 최소화하였다. 반응성이 향상됨에 따라 셔터 찬스를 놓칠 가능성이 줄어들었으며,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물체의 촬영에도 기존 모델에 비해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

조리개와 노출 시간을 사용자가 결정할 수 없으며 초점 거리도 사용자가 지정을 할 수 없는, 즉 수동 기능을 전혀 지원하지 않는 점이 DSC-P8에서 걸리는 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DSC-P8은 그러한 수동 기능이 어울리지 않는 디지털 카메라라고 할 수 있다. Cyber Shot P 시리즈는 복잡하게 조리개 값을 조절하고, 노출 시간을 결정하며, 초점을 확인하면서 찍는 카메라가 아니라 어디든지 휴대할 수 있으며, 언제라도 쉽게, 셔터만 누르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이기 때문이다. 즉, DSC-P8의 수동 기능 부재는 단점이라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이런 카메라에 수동 기능이 존재하는 것이 비정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셔터만 누르면 사진이 촬영된다'라는 Cyber Shot P 시리즈의 이념을 더욱 강화시키기 위해 등장한 자동 촬영 모드는 카메라 초보자나 복잡한 사용법을 싫어하는 사용자에게 적합한 모드라고 평가할 수 있다. 전원 버튼과 셔터 버튼만 누르면 사진을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간편한 촬영 방법은 없다고 자신있게 주장할 수 있을 정도다.

DSC-P8이 간편한 촬영을 모토로 하는 카메라--대부분 Toy Camera라고 분류한다--라고 해서 화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샘플 사진에서 보았듯이 인화를 하더라도 전혀 손색이 없는 화질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광학 3배줌 렌즈를 탑재한 광학부와 SONY의 고품질 CCD는 고품질의 촬영 영상을 보장한다. 여기에 길어진 배터리 수명과 강력한 동영상 촬영 기능이 더해져서 간편한 촬영을 모토로 하는 카메라지만 앝보기 어려운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위의 복잡한 말 보다는 '작고 귀엽다'라는 두 단어가 DSC-P8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라고 생각된다. Y셔츠 주머니에 쏙 들어갈 만큼 작은 크기와 '디자인의 SONY'라는 말이 헛말이 아님을 증명하는 듯한 디자인은 Cyber Shot P 시리즈의 장점이며, DSC-P8의 장점이다. 목에 걸고 다녀도 부담이 되지 않는 가벼운 무게로 인해 누구나 휴대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가볍고 휴대가 간편한 디지털 카메라, 섬세하지만 너무 복잡하고 딱딱한 것은 싫은 디지털 카메라를 요구한다면 작고 가벼우며 여성스러운 디지털 카메라인 DSC-P8에 시선을 고정시키는 것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