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

소리를 듣고자, MegaWorks THX 5.1 550을 필자의 메인 시스템에 장착된 Creative Audigy2 사운드 카드에 연결해 보았다. 이 두 제품은 THX 인증을 획득한 Creative의 최고급 사운드 제품군으로서, 최고의 매칭이 되지 않을까 한다.

- White Noise

본격적인 청음에 들어가기 앞서, 스피커 자체의 화이트 노이즈를 확인해 보았다. 50만원에 달하는 고급의 PC 스피커로서, 순도 높은 DVD 사운드를 감상하려면, 화이트 노이즈는 기본적으로 해결되어야만 한다. 사운드 카드와의 연결 케이블을 모두 제거한 상태에서, 위성 스피커를 각기 필자의 1.5m~2m 거리에 위치시키고 유선 리모트 컨트롤을 통한 볼륨 조절 시도후 확인한 결과, 이 제품은 80% 가량의 높은 볼륨 설정에서 미세한 화이트 노이즈가 발생하긴 하였지만, 새벽 2시 고요한 사무실에서조차 크게 신경쓸 만한 정도의 것은 아니었다.

- Chesky Record

체스키 레코드는 본래 고급의 하이엔드 오디오 기기의 청음용으로 유명세를 탄 디스크로, 오디오 애호가들의 기기 구입이나, 잡지사나 동호회등에서 기기의 비교 테스트용으로 곧잘 사용되기도 한다. 사운드 레코딩 엔지니어인 David와 Norman Chesky 형제에 의해 설립된  미국 체스키社(www.chesky.com)는 세계 최고의 레코딩 스튜디오와 장비를 갖추고, 다양한 장르의 디스크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DVD 오디오와 SACD 규격의 타이틀을 발매하고 있기도 하다. 체스키 레이블의 디스크들은 전체적으로 뛰어난 음질을 자랑하는데, 그중에서도 'The Ultimate Demonstration Disc'는 애당초 고급 오디오 기기의 음질 테스트를 위해 제작된 타이틀로서, 14개 테스트 항목과 그에 따른 해설을 담고 있다. 국내 유통 제품에는 해설부분에 황인용씨의 더빙이 포함되었다.

MegaWorks THX 5.1 550을 통해 체스키의 전곡을 감상한 느낌은 대역별 고른 재생 특성과 넓고 부드러운 음장감이 매력적이라 할 수 있겠다.

악기별 제 각각의 소리를 소스에 저장된 그대로 출력이 가능한가를 측정하는 해상력(High Resolution; Rebbecca Pidgeon의 'Spanish Harlem') 부문에서 5개의 채널을 통해 연주되는 보컬의 목소리는 필자의 귀를 가득 채우기에 충분하며, 단단한 베이스 음과 스튜디오 뒤쪽의 쉐이커 연주는 각각의 음색을 한번의 놓침조차 없이 잘도 전달해 준다.

심도(Depth;Sara K의 'If I could sing your blues') 테스트에서는 고역대가 약간 부족한 느낌이 들지만, 스튜디오에 가득 남은 보컬의 잔향이 그대로 전달됨은 물론, 3월의 햇살처럼 따뜻하고 풍부한 기타연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중역의 순도(Midrange Purity;Livingston Taylor의 'Granma's Hands') 노래 전역에 펼쳐져 있는 손가락 튕기는 소리를 청취자가 직접 따라하며 서로간의 소리를 쉽게 비교해 볼 수 있는 이번 테스트에서, MegaWorks THX 5.1 550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 풀레인지 타잎의 위성 스피커에서 연주되는 손가락 튕김이 뼈와 살이 부딫혀 울리는 느낌을 별다른 과장이나 부족함 없이 사실적으로 전달된다.

고즈넉한 교외의 성 마리(St. Marie) 성당에서 녹음되었다고 하는 Ana Caram의 'Correrteza' (Naturalness Test)란 곡에서는 초반부의 물방울 소리와 중간중간 삽입된 새소리가 방금 눈을 뜬 자연의 소리가 이 제품의 여유로운 중음 대역에 기인한 탓인지 필자의 주변으로 사무실 가득 펼쳐지는 듯 하다.

이외 체스키의 남은 테스트 곡들과 필자가 새로이 구입한 Diana Krall의 DTS 음반 (Love Scenes)등을 통해 들어본 리뷰 제품의 특성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었다.

먼저, 각 음역대별 재생 특성에 있어, MegaWorks THX 5.1 550은 매력적인 중음대역과, 8" 유닛을 통해 연주되는 풍부하지만, 약간의 타이트함이 아쉬운 저역, 그리고 풀레인지 유닛을 사용한 탓에 느껴지는 부족한 고음대역을 느낄 수 있었다(물론, 리모트 컨트롤의 treble 조정으로 보강이 가능하다. 억지 트집일까 ㅡ.ㅡㅋ). 반면, 서브 우퍼와 각 위성 채널 간의 전체적인 대역 밸런스를 평하자면, 상당히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음장감과 해상력 표현에 있어 MegaWorks THX 5.1 550은 샤프한 느낌보다는 부드럽고 깊이 있는 연주가 이 제품 나름대로의 맛을 담고 있는 듯했다.

- DVD

채널별 음 분리도등을 테스트하기 위한 DVD 감상에는 '블레이드 II'를 사용하였다. 이 타이틀은 Dolby Digital EX와 DTS ES 등과 같은 최신의 디지털 사운드 규격을 지원하며, 전편 이상의 화려한 액션씬과 매트릭스를 능가하는 감각적인 스크린 편집,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현란한 사운드 등으로 DVD 매니아들에게 또 하나의 레퍼런스 타이틀로 각광받고 있다.

야심한 새벽시간을 골라, 40%정도의 볼륨을 셋팅한 채로 영화 감상에 몰입했다. 영화 내내 계속되는 무뇌충 부쉬급 액션중에서도, 필자는 영화 초반부 화려한 무장의 블러드팩과 블레이드의 첫 번째 조우 장면을 테스트에 즐겨 사용하는데, 적을 향해 순긱간에 내리 꽂히는 블래이드의 검이 총 5개에 달하는 위성 스피커를 날카로이 가로지르며 필자의 귀를 두드려대는 통에 영화에 완벽히 몰입할 수 있게 해 준다. DVD 재생에 있어 채널별로 앰프단이 제각각 구성된 BASH 디자인의 앰프가 좀더 효력을 발휘하는 듯 하며, 강력한 서브 우퍼를 통해 펑펑~하며 터지는 다양한 화기의 격발음은 15평을 조금 넘는 사무실의 집기들을 진동시킬 정도의 우렁찬 소리를 내어준다.

또, 고급형 대출력 스피커로서 MegaWorks THX 5.1 550을 좁은 공간에 설치하게 될 경우를 감안해, 볼륨을 10% 미만으로 낮추어 보았다. 흔히들 접했던 멀티 채널 PC 스피커들이 음량에 따라, 변하는 스피커 해상력을 느낄 수 있었을 텐데, 이 제품은 상대적으로 낮은 볼륨 셋팅에도 대역별 묻힘이 없는 깔끔한 소리를 들려주어 공간의 제약에 구애받지 않는 제품의 구동 가능성을 살펴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