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질

자~ 이제 스피커의 성능, 음질에 관해 논해보도록 하자.

본격적인 청응에 들어가기 전에 스피커 자체의 화이트 노이즈를 테스트해 보기로 하였다. 10만원대 후반의 중급형 스피커로서, 화이트 노이즈 같은 에러 요소는 기본적으로 해결되었어야만 한다. Inspire 6.1 6600의 화이트 노이즈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우선 사운드 카드의 연결 케이블을 모두 제거한 상태에서 유선 리모콘을 통한 볼륨 조절을 시도해 보았다. 6개의 위성 스피커들이 필자와 약 1m 전후의 거리에 설치된 상태에서, 8단계로 나뉘어진 볼륨 휠이 5를 넘어갈 무렵 화이트 노이즈가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최대 음량이 되니, 조용한 상태에서 분명 쉽게 알아챌 정도의 노이즈가 발생하였는데, 해당 볼륨 상태에서의 출력(82W)을 감안한다면 그다지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이 정도라면 흡족할 만한 수준이라 할 수 있겠다.

본격적인 음질 테스트를 위하여 동사의 오디지 2 사운드 카드를 사용하였다. 6.1채널 스피커를 제대로 구동하기 위한 유일의 사운드 카드라 할 수 있는 이 제품은, DVD 오디오 지원과 고급의 아날로그 설계를 통하여 좋은 음질 재생은 물론, EAX Advanced 기능을 지원하여, 최신 게임등의 보다 다양한 테스트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필자의 편집용 PC에 설치된 이 제품을 굳이 다른 제품으로 교체할 이유가 없었기도 했는데, 국내 유통사의 배모 담당자에 의해 리뷰후 곧바로 반납될 처지에 놓인 상태이다. 이 자리를 빌어, 제품의 장기 대여를 부탁드리는 바이다.

기본 음질 테스트 - 체스키 레코드

체스키 레코드는 본래 고급의 하이엔드 오디오 기기의 청음용으로 유명세를 탄 디스크로, 오디오 애호가들의 기기 구입이나, 잡지사나 동호회등에서 기기의 비교 테스트용으로 곧잘 사용되기도 한다. 사운드 레코딩 엔지니어인 David와 Norman Chesky 형제에 의해 설립된  미국 체스키社(www.chesky.com)는 세계 최고의 레코딩 스튜디오와 장비를 갖추고, 다양한 장르의 디스크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DVD 오디오와 SACD 규격의 타이틀을 발매하고 있기도 하다. 체스키 레이블의 디스크들은 전체적으로 뛰어난 음질을 자랑하는데, 그중에서도 'The Ultimate Demonstration Disc'는 애당초 고급 오디오 기기의 음질 테스트를 위해 제작된 타이틀로서, 14개 테스트 항목과 그에 따른 해설을 담고 있다. 국내 유통 제품에는 해설부분에 황인용씨의 더빙이 포함되었다.

Inspire 6.1 6600에서 체스키를 플레이해 본 첫 느낌은 일단 풍부한 음색에 전대역에 걸친 안정감 넘치는 소리로, 10만원대의 스피커치곤 꽤 앰프와 스피커간의 조율이 꽤나 잘 되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해상력(High Resolution) 테스트를 위한 Rebbecca Pidgeon의 'Spanish Harlem'에서 보컬의 목소리는 한층 맑고 깨끗하며, 곡의 내내 계속되는 쉐이커는 각각의 구분이 가능해 충분한 해상력을 갖춘 듯 하다. 또, 심도(Depth) 테스트 용으로 청취한 Sara K의 'If I could sing your blues'라는 재즈곡은, 고역대의 보컬과 트럼펫 소리가 약간은 과장된 날카로운 소리를 들려주는 듯도 하지만, 진한 칵테일 한잔이 생각나는 깊이 있고, 부드러운 느낌을 전달하는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Livingston Taylor의 'Granma's Hands'는 중역의 순도(Midrange Purity-Introduction)를 테스트하기 위한 아카펠라 곡으로, 노래 전역에 펼쳐져 있는 손가락 튕기는 소리를 청취자가 직접 따라하며 서로간의 소리를 비교하게 된다. Inspire 6.1 6600이 들려주는 중역의 소리는 양호한 편이었다. 이외에, 자연스러움(Naturalness) 항목 테스트를 위해, 고즈넉한 교외에 위치한 성 마리(St. Marie;필자가 못있는 한 여인의 세례명이기도 하다.) 성당에서 녹음되었다고 하는 Ana Caram의 'Correrteza'란 곡에서는 초반부의 물방울 소리와 중간중간 삽입된 새소리가 방금 눈을 뜬 자연의 소리를 전해주는 듯 하지만, 왠지 모를 건조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Inspire 6.1 6600은 40Hz의 저역 응답 주파수로 35Hz대 이하의 스펙을 갖는 비슷한 가겨대의 PC 스피커들에 비해 스펙상 5Hz 가량의 저음 손실을 갖는다. 그러나, 이렇게 미묘한 수치차는 실지로 차이를 느끼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저역 공진(Bass Resonance) 테스트에 새용된 체스키의 오디오 파일에서 Inspire 6.1 6600의 서브우퍼는 기존 Inspire 시리즈에 불만을 느끼게하던 부실한 저음역을 충분히 만회한 듯한 느낌으로, 꽤나 단단한 소리가 최대 볼륨의 80% 선까지 유지되었다. 이 제품의 쓸 만한 저역 재생은 이후의 'THX Ultimate Subwoofer Test(wav포맷)'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입체감 테스트 - DVD 및 게임

6.1채널을 지원하는 이 제품의 최대 강점은 해당 포맷 지원의 DVD 타이틀 감상일 것이다. 먼저, 테스트를 위해 Dolby Digital EX와 DTS ES 지원의 '블레이드 II'를 분비해 보았는데, 이 영화는 전편 이상의 화려한 액션씬과 매트릭스를 능가하는 감각적인 스크린 편집,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현란한 사운드 등으로 DVD 매니아들에게 또 하나의 레퍼런스 타이틀로 각곽받고 있다. 사무실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밤 10시 정도에 5레벨(최고 8레벨)정도의 볼륨을 셋팅하고, PowerDVD XP Delux에서 오디오 설정은 'SPDIF'로 해 오디지 2의 자체 디코딩을 통한 6.1채널 스피커 구성을 하였다. 영화 내내 계속되는 무뇌충급 액션중에서도, 필자는 영화 초반부 화려한 무장의 블러드팩과 블레이드의 첫 번째 조우 장면을 테스트에 즐겨 사용하는데, 적을 향해 순긱간에 내리 꽂히는 블래이드의 검이 총 5개에 달하는 위성 스피커를 날카로이 가로지르며 필자의 귀를 두드려대는 통해 영화에 완벽히 몰입할 수 있게 해 준다. 출력이 보강된 프론트 센터 스피커는 놓지기 쉬운 배우들의 대사를 하나하나 또렷히 들려주고, 추가된 리어 센터 채널은 후방의 입체감을 한층 완벽히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톤의 씬들과 더불어, 테스트 시스템의 GeForce가 플레이하는 조금은 답답한 영상을 Inspire 6.1 6600이 플레이하는 해상도 높은 사운드로 보상받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기본 음질 테스트 부분에서 지적되었던 과장된 듯한 고역대의 느낌은 고역 출력이 주를 이루는 블레이드 II에서도 게속되어, 검투 씬등에서는 약간의 거부감도 느끼게 한다.

DVD에 이어 Warcraft III를 통한 게임 플레이를 시도해 보았다. 오디지2의 EAX 효과와 더불어, 6.1채널의 스피커에서 울리는 곳곳의 새소리와 일꾼들의 도끼질 소리등은 전쟁전의 평화로운 분위기가 플레이의 재미를 살린다. 또, 라이플맨등의 전투 유닛 생산과 동시에 울려퍼지는 그들의 우렁찬 포효와 전투씬은 마우스 스크롤 조정으로 바로 앞에서 보는 또 하나의 잘 만들어진 영화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이다.

Eax Advanced HD지원의 'soldier of Fortune II'를 플레이해 보았는데, 이제껏 필자의 플레이 스타일인 무차별 총 난사 대신 살금 살금~ 이동하며 적을 찾는 묘미가, 꽤 쏠쏠했다. Inspire 6.1 6600이 전하는 높은 해상도의 사운드 재생과 함께 추가된 리어 센터 채널이 이 게임 뿐 아니라 Quake3등의 1인칭 액션 게임등에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결론

이렇게 6.1채널 지원 최초의 스피커 'Inspire 6.1 6600'을 살펴보았다.

필자는 이 제품의 평가에 있어 먼저, 기존 Inspire 시리즈에 약간의 변형을 가미한 인클로저의 구성과 고급스런 전면 그릴 디자인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릴은 분리가되지 않아, 필자같이 벗겨놓고 보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다소 아쉽기도 하지만, 그릴 가운데 묘한 각을 두어 외관과 함께 보다 넓은 음의 방향성 획득이라는 성능의 개량이 가미된 것이다.

그리고, Inspire 6.1 6600이 출력하는 소리는 약간의 건조함과 고음역대의 불필요한 과장이 느껴지긴 했지만, 앰프와 스피커간의 만족스런 출력 조율로 안정되고 풍부한 음색은 음악과 영화 감상에 모두 만족스러워 보인다. 리어 센터 스피커 채널의 추가로 영화 감상시 보다 완벽해진 입체감 재현에는, 일정 수준 이하의 출력으로 한정해야 하는 소규모의 HTPC 구성에는 고가의 5.1채널 스피커라도 비교될 바는 아닐 것이다. 아울러, 충실한 서브 우퍼의 출력 특성도 마음에 드는 점이다.

진정한 6.1채널 출력을 위해서는 해당 출력을 지원하는 오디지2와의 궁합이 좋아보이지만, 제품에 내장된 6.1 업믹스 기능을 이용해 기존 5.1채널 사운드 카드에서의 사용도 문제가 없다. 또, 제품에 번들되는 유선 리모콘은 쓰임새가 높아, 동급 제품들의 프론트 센터에 내장된 컨트롤부를 조정하는 수고를 덜고 있다.

이 제품은 현재 16만원 이하의 가격대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할 수 있는 82W의 출력과 함께, 6.1채널 스피커로서, 기존 PC용 멀티채널 스피커들이 갖는 음장의 규모를 한층 넓힌 제품이다. 따라서, 룸씨어터라면, 제품의 성능을 제대로 살리기에는 다소 작을 듯도 하지만, HTPC를 이용한 보다 향상된 환경의 영화 감상을 원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쉽게 찾기 힘든 뛰어난 가격대 성능비의 제품이 될 것이란 예상과 함께 글을 맺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