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질

로직스 LS 2400은 출력이 낮고, 데스크 상의 설치를 고려한 디자인을 채택했기 때문에, 요즘의 다채널 스피커들보다 사용자에 밀착한 설치를 하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화이트 노이즈에 좀더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스테레오 스피커의 일반적인 위치인 모니터 양 옆에 설치하고 약 1m 거리를 유지한 상태에서 화이트 노이즈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대략 볼륨의 70%까지 무시할 만한 수준이었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니 귀에 거슬리는 수준이었다(하긴, 그 정도까지 볼륨을 올릴 일도 없을 것이다).

제품의 가격대와 2.1채널의 특성을 고려하여, 이번 음질 테스트에서 체스키나 DVD 같은 고음질, 멀티 채널 테스트 부분은 제하도록 하자. 대신 MP3(CD)와 Divx, 그리고 간단한 게임과 같은 다소 평범한 테스트를 진행해 보았다.

우선, 크지 않은 음량에도 편안하고 고른 음을 청취할 수 있는 재즈 CD를 몇 장 꺼내보았다. 'Girl from Ipanema'로 유명한 Getz & Gilberto의 앨범('63년)은 피아노와 트럼펫, 그리고 몇가지 악기와 혼성 듀엣의 목소리가 상당히 감미롭고 편안한 곡이다. LS 2400은 이러한 앨범의 분위기를 편안히도 잘 연주해주는데, 단 첼로 반주의 깊고 풍부한 저음을 표현하기에는 서브 우퍼의 성능이 좀 아쉬운 듯 했다.

기자가 고른 또 다른 앨범은 얼마전 영화로도 개봉되었던 'Vuena Vista Social Club'의 5장짜리 앨범 중 하나였다. '환영받는 사교 클럽'이라는 뜻의 영화 타이틀은 본래 영화에 비쳐진 쓸쓸한 수십년의 음악 인생을 거쳐야 했던 쿠반 재즈(Afro Cuban Jazz) 그룹의 이름이기도 하다. 먼저의 앨범과 더불어 야자수 그늘 아래 한없이 평안하기만한 라틴의 분위기(사람에 따라 쓸쓸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는 한때 '바람'이라는 별명을 갖기도 했던 기자가 주말이면 무턱대고 사람없는 산을 찾거나 조용한 까페에 들러 혼자 데낄라를 들이키게하는 주된 요인이기도 하다. 앨범중에 '쿠바의 에디뜨 피아프'라 불리기도하는 오마라 포르투온도(Omara Portuondo)의 'El Amor De Mi Bohio'는 재즈에 맘보가 가미된 Afro Cuban Jazz의 대표적인 곡으로 '다혈질적이며 강렬한' 어구로 총칭되는 일반의 라틴음악과는 정 반대의 '온순하면서도 유쾌한 경쾌함'과 라틴인들의 서정적인 사랑에 대한 정서를 느끼게 하는 곡이다. 리뷰 제품은 특별히 편성이 크거나 저, 고음 역대의 특별한 피크가 없는 다소 평범한 음역의 연주를 연주하기에 별다른 부족함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앞서 느꼈던 깊이있는 저음에 대한 아쉬움은 계속 되었다.

다음으로는, 조수미의 '하바네라'를 플레이해 보았다. 이곡은 조수미의 하이 소프라노 보컬과 중간중간의 박력있게 튀어나오는 코어, 그리고 반주의 오케스트라 편성이 전 음역에 걸친 스피커 연주의 심도와 각 음역별 충실도등을 알아보기에 더없이 좋은 곡이라 생각되는 곳이다. LS 2400은 이번 곡의 연주에 있어 특별히 맛있다, 맛없다(?)라고 표현할 만한 느낌을 전해주지는 못했다. 가격대로 따졌을때 '이정도면 만족해'라고 할 수도 있지만 , 각 음역별로 조금씩 부족한 선명도와 코어 부분에서 드러나는 서브우퍼의 아쉬운 울림은 며칠전 밤새 숙취를 풀러 들어간 해장국집의 갓 끓이기 시작한 선국(<->진국)을 뜨는 기분이랄까?

이후 다양한 장르의 팝과 가요, 그리고 영화와 게임등의 플레이를 통해 청취한 LS 2400이 소리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1W에 불과한 위성 스피커는 비슷한 가격대의 조악한 중, 고음 출력과는 달리 한층 맑은 음색을 들려주는 것은 분명했다. 다만, 낮은 음량에서는 효과가 작은 듯 하고, 음량이 올라가면 쉽게 퍼져 버리는 서브 우퍼는 독특한 구조와 고급스런 디자인에 걸맞는 성능을 내어주지 못해 내내 아쉬운 부분이었다.

보급형 용도에 걸맞는 2.1채널 스피커

이렇게 알아본 LS 2400은 3만원초반의 보급형 2.1채널 스피커로서는 비교적 만족스러운 소리를 들려주는 스피커였다. 가격을 뒤로하고, 욕심을 내어본 음질 테스트 부분의 평가가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았는지도 모르겠지만, 분명 같은 가격대의 제품들하고 비교한다면, 음역별로 결코 조악한 소리를 들려주는 제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필자가 집에서 서브 PC로 사용하는 8만원대의 4.1채널 스피커는 서브 우퍼가 별도로 있음에도, 저역 응답 주파수가 120Hz에서 시작되어, MDF 인클로저를 사용한 제품임에도 서브 우퍼라 칭하기 어려운 소리를 내어주는 제품이다. 아울러, 위성 스피커는 리뷰 제품보다 큰 출력의 2" 유닛을 사용하지만, 고음역의 조악한 연주는 이내 필자가 메인 시스템에서 그 제품을 해체한 주된 이유이기도 했다. 필자가 경험한 해당 가격대 이하의 보급형 제품들은 대부분 그런 소리들을 들려주었던 것에 비한다면, 이 제품은 분명 가격대 음질비(?)가 높은 제품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서브 우퍼는 외부적으로 보았을 때 고급스러움을 느낄지는 몰라도, 일반의 큐브형 구성과는 다른 독특한 디자인의 채용으로 인한 성능상의 손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우퍼 윗면의 홀을 통해 흘러나오는 풍부함이 실리지 못한 저음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하튼, 이 제품은 고음질의 스피커가 필요치 않은, 가끔 PC를 통해서 MP3를 듣거나 게임을 즐기는 유저에게 적당한 제품이라는 결론을 내리며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