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각(復刻)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카셋트 테이프 한두 개쯤 소유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카세트 테이프는 아날로그 음향 저장 미디어 가운데 가장 널리 사용되었던 미디어다. 크기가 작고 간단하며, 저렴한 가격에 높은 성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얼마 전만 하더라도 널리 사용되었다.

하지만 디지털 음향 저장 미디어의 대표격인 CD의 엄청난 공세--CD 레코더 가격의 폭락, CD-R 및 CD-RW 미디어 가격의 폭락, CD 플레이어의 경박단소화의 급격한 진전--는 카세트 테이프를 '구형' 미디어로 전락시키면서 현역이 아닌 방 한구석에서 먼지만 뒤집어 쓰는 신세가 되도록 했다.

하지만 카셋트 테이프에 녹음된 음악이 그리워지는 경우도 있고,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한 음악이나 소리를 MP3으로 압축하여 PC에서 듣고 싶은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히 CD를 구입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테이프에 녹음된 내용이 CD로 나올 수 없다면? 그때는 카세트 테이프를 소스로 PC를 사용하여 복각을 해야 한다.

"복각을 해야 한다."라고 쉽게 썼지만, 복각이라는 것이 쉬운 작업은 아니다. PC의 사운드 카드와 카세트 데크를 연결이라는 어려운 과정--원리를 알면 쉽지만, 원리를 모르면 상당히 어렵다--을 거쳐야 하며, 녹음 소프트웨어를 실행시키고, 데크를 동작시켜야 하며, 녹음이 끝난 뒤 일정 수준의 편집, MP3으로의 압축 과정을 거쳐야 카세트 테이프를 MP3 파일로의 복각이 완료된다. 사람에 따라서는 편집 과정을 생략하기도 하고, CD로 복각할 경우에는 MP3으로의 압축 과정이 생략되기도 하지만, 어쨌든 복각의 과정은 어렵고 복잡하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상당히 줄여주는 제품이 이번 리뷰의 주인공이다. PC에 카세트 데크를 장착하여 카세트 테이프의 복각 작업을 쉽게 도와주는 Plus Deck이 이번 리뷰의 주인공이다.

스펙에서 Plus Deck의 특징을 잠시 보고 넘어가도록 하자. 먼저 주파수 응답 대역은 큰 무리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MP3 인코딩 소프트웨어의 경우 15KHz가 넘는 주파수 대역은 상당한 양이 양자화 과정에서 소실되어 버리기 때문에 18KHz까지의 주파수 대역폭을 지원하는 Plus Deck의 능력은 MP3 인코딩에서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다.

S/N Rate는 Dolby Noise Reduction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원가가 상승되더라도 Dolby Noise Reduction 회로를 라이센싱하여 S/N Rate를 70db 이상으로 끌어올렸으면 하는 점이다.

스펙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크기' 부분이다. 가로와 세로는 PC의 5.25인치 베이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다른 디바이스와 동일하지만, 길이가 다른 5.25인치 디바이스에 비해 길다. 이는 크기가 작은 케이스를 사용하는 PC에는 설치에 약간의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