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필자는 애당초 해외에서 오디지2 발표관련 루머가 들려왔을 때 그리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변화가 빠르고 하루가 달리 신기술이 발표되는 컴퓨터 시장이지만, 개중에는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이벤트 성격의 마이너 업그레이드 제품 출시가 많았던 탓에 Creative의 오디지2 역시 그러한 제품이 아닐까하는 기우를 했던 것이다.

그러나, 막상 제품을 받아들고 여러 가지 테스트를 통해 느낀 점이라면, 1년전 오디지가 받았던 스포트 라이트 이상의 가치를 부여할 만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일단, DVD-Audio 지원과 더불어 보다 충실해진 PC 오디오로서의 오디지2는 괜찮은 성능의 스피커와 연결하여 전문 오디오에서 들려주던 음질 그 이상의 사운드 품질을 PC에서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24비트/196kHz의 스펙 특성을 갖는 오디지2는 6.1채널의 DVD-Audio나 Dolby Digital EX 환경의 영화감상에도 좋을테지만, 그 이하의, 혹은 순수한 2채널 오디오로서도 충분히 매력있는 사운드를 들려주며, 기존의 PC 사운드 카드가 갖던 화이트 노이즈 같은 기본적인 문제들은 귀를 기울여 일부러 찾아내려해도 나타나지 않는다. 넓은 대역폭으로 인한 풍부한 음장감과 깊은 소리는 오디지2가 하이 파이 PC 오디오로서의 기능은 물론, 다양한 규격의 다채널 사운드 재생에 이르는 A/V용 디코더로서의 역할도 훌륭한 팔방미인이라 이야기하고 싶다.

또, 게임에서의 EAX Enhanced HD 지원은 보다 확장된 현실감을 사용자에게 느끼게 해주며, DVD-Audio 플레이어를 비롯한 다양하고도 강력한 유틸리티의 지원은 오디지2의 성능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아울러, 전문 레코딩 장비로서 오디지2는 24비트/96kHz의 Pure Direct Recording 기능과 전작부터 지원된 ASIO(Audio Stream Input/Output) 드라이버와 2GB의 최대 메모리 확장이 가능한 2.1버전의 사운드 폰트를 통해 PC를 이용한 작곡에도 강력한 성능을 제공하게 된다.

아울러, 오디지2의 SB1394는 별도의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DV 편집이나, 다양한 IEEE1394 기반의 이동형 저장장치 연결, 혹은 오디지끼리의 연결을 통한 간이 LAN의 구축에도 유용하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오디지2이지만, 굳이 단점을 들추어본다면, 우선 개인용 사운드 카드로서는 조금 비싸다 싶은 가격일 것이다. 신제품의 출시와 함께 기존 오디지1의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필자 주변의 지인 몇 명은 저렴한 오디지1을 오히려 기다리는 판인데, 강력하지만 조금은 대중적인 가격을 책정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울러, DVD-Audio 플레이어에 DVD-Video 기능까지 통합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데, 일반 DVD-Video의 재생이야 별도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추후 출시될 비쥬얼 컨텐츠가 추가된 DVD-Audio를 100% 활용할 수 없다는 단점과 함께, 별도의 플레이어를 사용할 경우 오디지2 플래티넘에 포함된 리모트 컨트롤을 통한 DVD-Video 플레이어의 조정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쨋거나 오디지2는 음질과 기능, 편이성을 모두 만족시킨 새로운 규격의 사운드 카드라는 점에서 분명 매력적이며, 며칠 후면 필자의 시스템에서 해제되어야할 이 제품을 손쉽게 놓아 줄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 참고로, 이전 사블시리즈와 오디지2의 사양비교를 보고 싶은 독자는 지금 이글을 눌러, 확인해 볼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