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하지만 쉽게 쓸 수 있는 제품도 있어야 한다???

카메라 리뷰이지만, 차 이야기로 시작을 해 보자. 필자가 차 이야기를 하면 물 건너 나라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되는데, 이번 이야기도 물 건너 있는 섬나라 차 이야기다. ('물 건너 섬나라'라고 해서 제주도 또는 울릉도라고 생각하지 마시기를... -_-)

물 건너 섬나라에는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가 여럿 있는데, 그 가운데 경영을 잘못해서 프랑스 자동차 회사로 팔려가버린 닛산이라는 회사가 있다. 그 회사가 만들었던 차 가운데 SKYLINE GT-R이라는 스포츠카가 있다. 이번 이야기의 또다른 주인공은 우리나라의 재벌기업 못지 않게 발이 넓은 미쯔비시 그룹의 자동차 회사인 미쯔비시자동차에서 만들었던 스포츠카인 GTO다.

오늘 잡담의 두 주인공 GT-R과 GTO. PlayStation용 게임인 그란투리스모2에서 한 샷

두 차 모두 스포츠카라는 점, 사륜구동인 점, 일본에서 판매되는 승용차의 한계출력인 280마력을 꽉 채우는 출력의 엔진을 장착했다는 점 등이 동일하다. 하지만 두 차의 성격은 판이하게 다른데, SKYLINE GT-R의 설계철학은 '이기기 위한 차'이고, GTO는 '편하게 타고 다닐 수 있는 스포츠카'다.

스포츠카에 대한 정의는 빠르고 재미있게 탈 수 있는 차이기 때문에 '이기기 위한' 드라이빙을 위한 SKYLINE GT-R의 철학이 '편하게 타고 다니는' GTO의 철학에 비해 스포츠카의 정의에 좀 더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GTO의 성격, 즉 편하게 몰고 다닐 수 있는 스포츠카도 필요하다. 스포츠카를 소유한다고 모두 프로 드라이버 뺨치는 운전 능력의 소유자라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포츠카인 티x론이나 투xx니 운전하는 드라이버라고 모두 '드리프트'를 할 수 있는것은 아닌 것 처럼...)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강력한 성능을 제공하는 제품은 그 성능에 비례하여 복잡한 사용법으로 사용자의 머리에 상당한 정신적 부담을 안겨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모든 제품이 그러하다면 성능 좋은 제품을 쓰기 위해서는 그 반대 급부로 머리 터지게 제품 사용법을 공부해야 할 것이다. 공부 싫어하거나 귀찮은 것 싫어하는 사람, 복잡한 것은 딱 질색인 사람은 평생 성능 좋은 제품을 사용해보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이러한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성능을 제공하지만 쉽게 쓸 수 있는 제품도 있어야 한다. GTO처럼.

이번 리뷰의 주인공인 Kodak LS443은 앞에서 말한 두 스포츠카 가운데 GT-R이 아니라 GTO 같은 성격의 카메라다. 400만 픽셀의 CCD를 장착했지만 자동카메라처럼 쉽게 찍고, 쉽게 인쇄나 인화까지 할 수 있는 제품이다.

Kodak EasyShare LS443 Digital Camera
(그림을 클릭하시면 큰 그림을 보실 수 있습니다.)

스펙을 보면 이전에 리뷰를 했던 DX4330과 큰 차이점은 발견하기 힘들다. 자동이라는 단어를 LS443의 스펙에서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만큼 사용자는 셔터를 누르는 것에만 신경을 쓰면 된다는 의미가 된다.

렌즈는 6군 7매로 구성하는 렌즈의 수는 DX4330과 동일하다. 하지만 비구면 렌즈가 2장에서 4장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빛의 굴절의 성질에 의해 발생하는 수차나 색수차에 대해서 좀 더 낳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한가지 의아한 점은 감도를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쉽게 맞추기 힘든 감도를 수동으로 조작하는 것 대신 초점거리를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하여 초보적인 수준의 수동 감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전 리뷰했던 DX4330의 경우 전원에 관련해서 좋지 못한 평가를 얻었던 점을 생각한다면 LS443의 충전식 전용 Li-ion 배터리는 상당히 큰 발전이라고 생각된다. 배터리에 대한 평가는 잠시 뒤에 내리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