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렌즈란???

"좋은 렌즈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 필자도 이에 대해 많이 고민한 적이 있다. (예전에 사진에 관심이 있을 때 수동 SLR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꽤 심각하게 생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다. 필름 값 꽤 탕진한 기억이... -_-) 하지만 전문적인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명쾌한 정답은 내리지 못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고민 가운데 도출된 중간 정리같은 것이 있는데, 바로 좋은 렌즈를 위한 필요조건들이다. 이것에 대해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밝아야 한다 -- 빛이 렌즈를 통과하면서 전반적으로 어두워지는 현상이 있다. 빛은 주파수를 가진 파장인데, 파장에는 진폭이 있다. 렌즈를 통과하면 이 진폭이 작아지기 때문에 어두워지는 것이다. 벽을 통과한 전파가 진폭이 작아지면 전파의 힘이 줄어드는 것과 동일한 원리다.
렌즈에 의해 빛이 많이 어두워지면 상대적으로 사진이 어둡게 나오는 현상이 발생한다. 야외에서의 촬영은 대부분 태양 아래서 이루어지는데, 태양은 엄청난 밝기의 빛을 발산하므로 어두운 렌즈를 사용하더라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흐린날, 야간, 실내--아주 밝은 조명이 아닌 경우 실내는 매우 어두운 편에 속한다--에서는 흐린 렌즈로 촬영을 할 경우 밝고 화사한 사진을 얻기 힘든 문제가 발생한다. (촬영에 '애로사항이 꽃핀다"라고 표현하면 딱 맞을 듯. -_-)
모든 렌즈는 F값을 가지고 있는데, 이 F값이 렌즈의 밝기를 이야기한다. F값과 렌즈의 밝기는 반비례하므로(정확한 반비례 관계는 아니지만, 대략 반비례 관계가 성립한다) F값이 낮은 렌즈가 좋은 렌즈에 근접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조건 F값이 낮다고 좋은 렌즈는 아니다라는 것이 또 일반적인 중론이다. 더 깊은 내용은 별도의 정리가 필요한데... 더 이상은 자신이 없는지라...)

2. 왜곡이 적다 -- 렌즈를 통과한 영상은 일반적으로 렌즈의 중앙부는 바르게 보이지만, 렌즈의 가장자리 부분을 통과한 부분은 영상이 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왜곡'이라고 한다. 이 왜곡현상을 극적으로 활용한 예가 있는데, 안경점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모눈종이 위에 두 개의 렌즈를 올려놓고 비교를 하는 것인데, 한 렌즈는 테두리 부분의 모눈이 휘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다른 렌즈는 렌즈의 중앙이나 테두리 부분 모두 모눈이 휘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앞의 렌즈는 왜곡이 심한 렌즈이고, 뒤의 렌즈는 왜곡이 적거나 거의 없는 렌즈다.
어안렌즈와 같은 일부 렌즈의 경우는 왜곡을 극대화시켜서 극적인 효과를 얻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촬영에 사용되는 렌즈는 사진의 전체가 우리 눈에 보이는 것과 거의 동일하여야 하기 때문에 왜곡이 최소화되어야 한다. 그렇게 때문에 왜곡이 적은 렌즈가 좋은 렌즈에 근접한다고 할 수 있다.

3. 색수차가 적다 -- 렌즈는 빛의 굴절을 이용하는데, 빛은 여러 길이의 파장이 모인 파장의 집합체이다. 이런 빛이 렌즈를 통과할 때 각 파장에 따라 굴절의 정도가 틀려지는 특징이 있다. 이에 의해 실제 필름(디지털의 경우 CCD)에 상이 맺힐 때에는 각 색상이 약간씩 다른 위치에 맺히는 특성이 있다. 이를 색수차라고 하는데, 색수차가 적을수록 좋은 렌즈라고 한다.

4. 수차가 적어야 한다. --  빛이 굴절하는 성질은 렌즈를 통과한 빛이 정확히 한 점에서 모이지 못하도록 방해를 한다. 이러한 빛의 성질에 의해 광선이 초점면에 정확히 집속되지 않는 현상을 수차라고 한다. 수차의 발생 정도가 낮을수록 좋은 렌즈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