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환성 문제

호환성 테스트

호환성 문제는 필자 역시 전혀 예견하지 못했던 문제였다. 이는 이 제품의 특성(36칩)으로 인해서 나타나는 문제로써, 사용가능한 메인보드가 극히 제한된다. 다만, 이것을 무작정 단점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이, 과연 1GB 모듈을 사용할 사용자가 몇이나 있겠으며 더군다나, 이 제품의 타겟 자체가 일반 사용자층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상 계층이 서버인만큼, 일반 사용자용 메인보드에서의 호환성 문제를 논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 되기는 하지만, 극히 일부에서 고용량 모듈을 필요로 하는 사용자들을 위해서 이 부분을 논해보도록 하겠다.

우선, 일반 사용자용 메인보드에 사용되는 칩셋 중에서 레지스터드 메모리를 지원하는 칩셋은 극히 드물다. 레지스터드 메모리라는 것이 그간 '서버용'으로 알려져 왔던만큼 서버 쪽에서만 이를 지원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칩셋의 경우 고용량 구성을 위해서 레지스터드 메모리를 필요로 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AMD의 AMD760 칩셋과 VIA의 KT266/KT266A 칩셋이다.

이들 칩셋은 모두 4개까지의 모듈을 지원하지만, 2개(AMD760) 또는 3개(VIA KT266/266A)의 모듈을 사용하는 경우에 한해서 언버퍼드 메모리의 사용을 할 수 있다고 하였고, 4개의 모듈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필히 레지스터드 메모리를 사용하도록 규정해 놓았다. 이것은 고속 동작에서 다수의 모듈을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신호왜곡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이었다. 다만, KT 시리즈의 경우 유감스럽게도 KT266/266A에서만 레지스터드가 지원된 후 KT333/400에서는 레지스터드 지원이 취소되었다. 고용량 언버퍼드 모듈들이 속속 발표되었기 때문에 굳이 레지스터드를 사용할 필요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국내에는 512MB까지만 출시되어 있지만, 해외의 경우 좀 비싸기는 해도 1GB 용량의 언버퍼드 DDR SDRAM 모듈이 판매되고 있다.)

호환성 테스트에는 삼성전자의 PC2100 모듈과 크루셜의 256MB Registered ECC PC2100 DDR SDRAM 모듈이 같이 사용되었다. 각 메인보드와 칩셋, 그리고 메모리 인식결과는 다음과 같다.

매우 흥미로운 상황이다. KT266A 칩셋의 경우 크루셜사의 레지스터드 메모리는 인식하지만, 삼성전자의 1GB 모듈은 인식하지 못했다. KT333/400은 레지스터드 메모리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다. 한편, AMD 칩셋의 경우 모두 1GB의 모듈을 정상적으로 인식하고 정상적으로 동작했으며, AMD760MP 칩셋을 사용한 760MP의 경우는 일반 언버퍼드 메모리를 인식하지 못하였다.

왜 문제가 발생하나?

위에 언급된 모든 칩셋들은 256Mbit 테크놀러지를 지원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일반적인 언버퍼드 메모리라면 양면 512MB 모듈이 현재 판매되고 있고, 이들 제품군은 양면 512MB 모듈은 당연히 사용할 수 있다. 1GB 모듈에 있는 256Mbit 칩의 호환성 문제는 아니다.(또한, 고용량 칩의 인식이 되지 않아서 나타나는 문제는 '인식불가'가 아니라 '용량의 잘못된 인식'이다. 단면 256MB SDRAM을 BX 칩셋 메인보드에 장착했을 때 128MB밖에 인식하지 못해던 것을 상기해보자) 그렇다면, 이것은 메모리 모듈에 장착되어 있는 칩의 개수 때문에 나타난 문제라고 생각해야 한다.

VIA 칩셋 제품군의 매뉴얼을 읽다가 보면 다음과 같은 문구를 발견할 수 있다.

"1GB 모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512Mbit Technology가 적용된걸 써라"

뒤집어 말하자면, 1GB 모듈을 사용할 때에도 사용되는 칩의 개수가 18개(또는 16개)인 것을 사용하라는 이야기이다. 하나의 모듈에서 최대 18개까지의 칩만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36개의 칩을 사용한 1GB 모듈은 인식이 되지 않았다. 한편, AMD 칩셋들은 제대로 인식하고 동작하였다.

호환성이 나쁘다고 보아야할까?

우선 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대상 시스템은 어떤 것일까? 일단,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KT266/KT266A는 탈락했다. 그래서 일반 사용자용 칩셋으로는 AMD760 칩셋만이 유일하게 살아남게 되었다. 그 외에, 서버용으로 보자면 거의 모든 서버용 제품군이 이 제품을 수용할 수 있다. AMD760MP 칩셋이나 AMD760MPX 칩셋을 사용한 애슬론 기반 듀얼 프로세서용 메인보드에서는 이 제품을 사용하여 모듈당 1GB, 최대 4GB 구성이 가능하다. DDR 메모리 기반의 Xeon 프로세서용 서버용 보드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일반 사용자용 칩셋 중 760 칩셋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물론 애매하긴 하다. 그런데, 760 칩셋마저도 이제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KT266 계열은 단종되었으니 지원한다 아니다 말하기도 뭐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호환성이 나쁘다고 단정짓는 것도 매우 찜찜한 일이다. 이 제품은 어디까지나 서버 및 웍스테이션용으로 출시된 제품이기 때문에, KT333/400 등에서 사용할 수 없는 이유로 하여 호환성 문제를 들먹이는 것은 마치 F1 레이싱카가 오프로드를 달리지 못한다고 하여 주파성능이 떨어진다고 폄하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비유가 과연 적절한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