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알루미늄 케이스를 튜닝해보자 (3부)
- 수냉 설치로 마무리 하자~ - 

유필진/yoopj1@snu.ac.kr

 
수냉 설치로 마무리 하자~

 이제는 최종적인 마무리 단계로써 수냉 설치만이 남았다.
 수냉 장치의 설치에 앞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열이 CPU에서 발생하길래, 전자제품과 상극이라 할 수 있는 물까지 동원하여 컴퓨터를 냉각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CPU 코어에 팬을 이용하는 적극적인 냉각방식으로써의 공냉식 쿨러가 도입된 것은 펜티엄 CPU때 부터이다. 이 당시 10W 정도 수준에 머물던 CPU의 발열량은 현재 AMD의 고클럭 애슬론 CPU의 경우 70W 이상의 고발열로 바뀌게 되었다. 이로 인해 냉각용 방열판의 크기는 공룡처럼 거대해지고 더욱더 강력한 팬을 사용하고는 있으나, 100W 발열량 CPU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는 공냉을 통한 냉각법이 거의 한계에 도달하였다고 할 수 있다. (공정 기술의 향상을 통해 발열량이 점차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이로 인해 점차 수냉의 방법이 컴퓨터에도 도입되기 시작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작년 즈음까지는 극소수 개개인에 의한 창작 및 수입 제품에 의해서 수냉 사용이 발표되었지만, 이후 속속 국내 수냉제품 개발업체들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상당히 폭넓은 사용층을 확보하게 되었다.

국내 수냉관련 세트 제조사 Link >> Maxclock homepage
Crossover Club homepage
Feeling PC homepage
정직한컴퓨터 homepage

 다시 수냉 설치와 관련된 내용으로 돌아가 수냉의 작용 원리를 알아보면, 이것이 자동차의 엔진 냉각 원리와 동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 그림에서 수냉의 전체적인 원리를 표현하고 있다. (필자의 실력으로는 도저히 이보다 잘 그릴 수 없을거 같아서 무단도용하고 말았다...)

▲ 수냉의 원리 (출처 : www.overclockers.co.kr의 남기곤님께서 제작)

 워터펌프에 의해서 물이 순환하는 상태에서 CPU와 접촉한 워터재킷 부분을 지나는 물은 CPU로부터 열을 흡수하여 가열되게 된다. 이 가열된 상태의 물은 다시 라디에이터를 통과하면서 방열핀을 통해 주위의 공기로 가지고 있던 열을 방출하게 되고, 다시 CPU 쪽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물을 이용한 CPU의 냉각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수냉의 장점이라면 냉매로 물을 사용함으로써, 그것이 가지는 엄청난 비열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물은 상온의 사용조건 하에서 액체 상태 중 가장 큰 비열을 가짐으로써 (수은은 제외), 급격한 CPU 온도의 상승에도 큰 온도 편차 없이 효율적으로 냉각을 유지해 준다. 물론 공냉에 비해서 CPU의 온도 역시 훨씬 낮은 온도에서 유지시킬 수 있다.
 수냉의 단점으로는 복잡한 장치와 더불어 언제나 누수의 위험을 안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라디에이터나 쟈켓 등이 완벽하게 누수처리가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각 연결부분은 누수에 대한 취약성을 언제나 안고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사용자의 세심한 설치와 관리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수냉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우선 워터자켓이 필요하다. CPU 코어와 직접 접촉하면서 CPU의 발열을 흡수해주어야 하는 부분이므로 구조나 재질, 고정 방식 등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시판 제품들은 순동이나 구리와 알루미늄을 혼성하는 재료를 이용하여 제작되고 있으며, 대략 300~600g의 무게로 상당히 육중하다. 고정 방식은 소켓 주변의 4홀을 이용한 고정 방식이나, 스프링을 이용한 압착 걸쇠법 그리고 일반적인 소켓 걸쇠법 등을 이용하여 다양하게 제작되고 있다.
 본 리뷰에서 필자는 필링피씨의 필링 워터쟈켓을 사용하였다.

 
 ▲ 사용된 워터자켓 : 필링피씨의 필링 워터자켓 (우측 사진 출처 : 필링피씨 홈페이지)

 쟈켓의 크기가 소켓 크기 정도로 작아 소형이지만, 내부의 독특한 방열핀 형태의 수로 설계로 소형의 크기를 보충해주고 있으며, 고정방식은 소켓 걸쇠 방식을 사용해 탈부착이 편리한 제품이다.
 라디에이터는 맥스클럭의 Max-mono 라디에이터를 사용하였다.

 120mm 팬을 사용하는 크기로 제작되어, 처음으로 컴퓨터 내부에도 설치할 수 있는 라디에이터로 제작되어 호평을 받은 제품이다. 3열의 동관 수로로 제작되어 있으며 2mm 간격으로 방열핀이 설치되어 있고 알루미늄 덕트 구조의 설계에 내부 수로의 길이는 약 1.7m 정도이다.
 워터 펌프로는 2부에서도 소개되었듯이 정직한컴퓨터의 다프네 7W 펌프를 사용하였다.

▲ 사용된 워터펌프 : 정직한컴퓨터의 다프네 7W

 7W의 소형임에도 분당 10L에 이르는 펌핑 능력을 가지며 발열도 적은 펌프이다. 펌프의 경우에는 펌핑 용량과 제작사에 따라서 싸게는 1만원 이하에서 비싸게는 10만원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들이 있다. 컴퓨터에 사용될 수냉용 자켓이나 라디에이터가 최근에 개발된데 반해서, 수중 펌프는 관상용 수족관 등에서 예전부터 주로 사용되었왔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소형 펌프들을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자신이 수냉을 적용하는데 있어서 수냉 회로의 최대 고저차가 1m를 넘을 정도로 크지 않다면 소출력의 펌프로도 얼마든지 충분한 냉각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나치게 큰 출력의 펌프를 사용할 경우, 펌프내 모터의 회전으로 인한 자장 발생 효과로 인해, 본체를 모니터 가까이에 사용할 경우 모니터 화면에 상당한 울렁거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또한 자체적인 발열이 너무 심한 펌프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온도를 더 낮추기 위해서 사용한 수냉임에 불구하고 펌프의 발열로 인해 도리어 수온이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와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워터펌프에 있어서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펌프의 구동 전원이다. 컴퓨터에 사용되는 모든 전원이 파워서플라이를 통해서 12V나 5V로 입력되는데 반해서, 워터펌프는 일반 가정의 220V 교류를 사용한다. 따라서 외부를 통해 따로 전원을 공급해 주어야 하는데, 이 경우 컴퓨터 전원의 작동과 워터 펌프의 스위치 작동을 따로 조작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따른다. 만에 하나 주의하지 못해 펌프의 전원을 켜지 않고 컴퓨터를 사용할 경우에는 물이 순환되지 못해서 CPU가 과열되거나 타 버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컴퓨터와 펌프의 파워 공급을 동시에 제어할 필요가 있는데, 이 경우 릴레이라는 부품을 사용하여 제어가 가능하다. 본 시스템의 경우에는 필자가 학교에서 ftp 서버로 구동시킬 목적으로 제작되어, 전원을 차단시킬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굳이 릴레이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개인 사용자들의 경우에는 꼭 필요한 기능일 것이므로 overclockers 나 crossover club 싸이트의 리뷰 기사 등을 참고하여 제작하거나 구입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자켓, 라디에이터, 펌프에 이어 다음과 같은 재료와 도구들이 수냉에 필요하다.

▲ 수냉에 필요한 각종 재료와 도구들
1. 라디에이터용 120mm 냉각팬 (좌상)    2. 튜브 연결용 원터치 휘팅들 (우상)
3. 배관용 실리콘 튜브 (좌중)    4. 튜브 커팅용 칼 (우중)
5. 방수용 테프론 테잎 (좌하)    6. 방수용 무초산 실리콘 (우하)

 120mm 팬은 산요사의 120mm, 38T 제품을 사용하였으며, 분당 102 cfm (약 2.9 L/min)의 풍량을 가진다. 팬을 라디에이터에 부착할 때에는 팬이 라디에이터를 통해 외부의 공기를 흡입할 수 있는 구조로 설치하였다.
 라디에이터의 동관에 원터치 휘팅을 사용하려면 동관의 굵기가 다소 얇아서 휘팅이 꼭 끼워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방수용 테프론 테잎을 동관 주위에 충분히 감은 후에 휘팅을 끼워주면 확실하게 고정이 되게 되며 누수를 막을 수 있다. 흔히들 제조사에서는 연질의 생고무 휘팅을 제공하여 연결해 쓸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생고무의 경우 장시간 물에 노출시 경화가 진행되어 나중에는 가벼운 충격에도 찢어질 수 있는 위험부담을 가지고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 라디에이터에 휘팅을 고정하는 방법 (좌)과 온도계를 위쪽에 삽입한 T자형 휘팅 (우)

 또한 수온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기 위해서 T자형 휘팅을 사용 온도계의 박막센서를 휘팅에 넣은 후에 이를 실리콘으로 막고서 굳힘으로써 수온을 측정할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이 과정을 마친 후에 처음에 계획했던 케이스 전면팬 부분에 라디에이터를 장착하였다.

▲ 라디에이터가 장차된 모습 (투명휘팅도 사용해 봤다)

 그 다음에는 워터자켓을 CPU 위에 장착하였다. 다음은 장착을 마친 상태의 모습이다. 자켓이 상당히 소형이다. 장착 후에도 소켓의 테두리 부분이 모두 보일 정도이다.

▲ 워터자켓 장착을 마친 모습

 그 다음으로 쟈켓과 물통, 라디에이터 간에 실리콘 튜브를 연결하면 모든 준비가 마쳐지게 된다. 그렇지만 한가지 더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본 시스템의 경우에는 물통이 케이스의 상단에 위치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수냉 회로내의 물을 빼내야 할 경우, 아래편에서 휘팅의 연결을 해제시킬 때 상당한 수압으로 물이 아래로 쏟아져 내려올 위험 가능성이 다분히 존재한다. 따라서 이에 대비하여 물을 바깥쪽으로 빼낼 수 있도록 케이스 후면에 다음과 같이 배출용으로 휘팅을 끼워서 튜브를 장착하였다. (사실은 누수 테스트 후에 물을 한번 빼다가 무지하게 고생을 하였다. 수건으로 아무리 틀어막아도 콸콸 쏟아져 내린다...)

▲ 외부 배출용 배관 ('모든 것을 케이스 안으로'라는 목표를 무너뜨린 놈이다...)

 이렇게 하면 케이스 바깥 부분에서 휘팅의 연결을 해제하고 아래편에서 바가지 등을 이용하여 물을 받음으로써 내부에서 연결 해제시 발생할 수 있는 물바다 사태의 가능성을 없앨 수 있다. 또한 차후에 수냉용 외부 유닛을 제작할 경우 바로 연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미관상 깔끔한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처음에 전혀 예측을 못했던 부분이라서 밸브형 휘팅을 준비해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했지만 차후에는 밸브를 이용하여 개선할 예정이다. 이제는 각 부분별로 실리콘 튜브를 연결하고 마무리를 하였다.
 그리하여 다음과 같이 수냉 세트의 적용이 끝났다.

▲ 수냉 세트 적용이 끝난 모습 (붉은 선은 냉각수의 순환 경로)

 물통안의 펌프에서 물을 배출하면 자켓으로 들어가서 가열이 된 후, 자켓을 나와 잠시 바깥쪽을 돈 다음 다시 내부 라디에이터를 거치면서 냉각이 되고, 다시 물통으로 들어가서 순환이 이루어지는 구조를 하고 있다.
 수냉을 마친 후에는 역시나 서둘러서 컴퓨터의 전원을 켜서는 안되며, 그 전에 충분한 시간으로 물을 순환시키면서 누수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 2시간 동안 예비순환을 시켜서 누수가 없음을 확인하였다.